우리집에 드나드는 길냥이들입니다
까만놈은 몸집이 작아서 초딩이, 노란놈은 노래서 노랑이(...)라고 이름붙이고
10월 초부터 약 50여일간 밥을 줬습니다.
이건 초딩이 단독샷
요건 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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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몇 번인가 주고 나니 애정이 생겨서
집 바깥 한 구석에 상자를 놓고 폭신한걸 깔아줬고
바로 그날부터 두 마리 다 상자에 들어가 지내더군요
이렇게요
처음엔 그렇게 잘 지내는가 했습니다만
어느 날부터 덩치 큰 동네 일진 고양이들이 와서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더군요.
하루에도 몇 번씩 그잉야아아야아아아앙!!! 하면서 쫓아가는 일진놈과 혼비백산 도망가는 초딩이 노랑이의 추격전이 반복되었습니다...
이게 그 동네 일진놈 ㅡㅡ 안광이 무시무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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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날이 계속되니 어느 날부턴가 초딩이는 우리집에 안 오기 시작하고
노랑이는 번번히 쫓기면서도 밥을 얻어먹겠다는 일념이었는지 꿋꿋히 드나들긴 하는데 잠은 다른 곳에서 자는 듯했고
불안한 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없던 습관이 생겼더군요
그리고 제가 몇 번인가 고딩놈들을 쫓아내는 모습을 봐서인지
전보다 저한테 의존한달까... 뭐 그런 느낌이었음
"나 오늘 아빠랑 같이 자면 안돼...?"
라는 환청이 들려오는 듯한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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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못한 저는 아예 뒷문을 열어놓고 집 안쪽에 상자를 놔줬습니다
이렇게요
밖에선 불안해보이던 노랑이도
집 안에 들여놓으니 편한하게 정자세 식빵도 굽고, 긴장을 놓은 채 늘어지게 잠도 자는 등 훨씬 편안해보였습니다
이렇게요
결국 우리집 뒷문은 그 이후로 24시간 개방상태가 되었고
초딩이는 종종 밥만 얻어먹고 가고
노랑이는 낮에는 들어와서 잠을 자고, 새벽에 놀러나가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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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고민입니다만
이제 곧 겨울이고
날이 더 추워지기 시작하면 도저히 뒷문을 열어둘 수가 없습니다.
바깥에서 일진놈들한테 쫓기며 고생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예 집에 들이는 편이 나을 것 같지만
과연 길고양이 생활에 익숙한 녀석들이 그걸 반길까 하는 걱정이 드네요.
뒷문을 닫고 집 안에 가뒀을 때 심하게 겁을 집어먹고 도망쳐서 다신 안오거나 하면 매우 가슴이 아플 것 같음...
개라면 집에서 몇마리고 키워와서 다룰줄 알지만, 고양이는 워낙에 처음이라서요
길고양이 구조해서 키워보신 경험 있는 분들의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