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삼국지12>에서의 조조
진(晉)나라 시대에 쓰여진 <박물지>라는 책을 보면 조조에 관련하여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흉년이 들자 조조가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흉년을 넘기는 방법을 일러준 것인데요.
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콩 중에서 크기가 가장 고른 것을 고른다.
2. 광이 날때까지 콩을 문지른다.
콩을 문지름으로서 콩에 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3. 콩을 먹기전 하루전날을 굶는다.
4. 콩을 먹을 때 차가운 물과 함께 먹는다.
5. 먹은 후에는 이후로도 음식 중에 짜거나 신 음식을 먹어서는 안된다.
음식을 먹지못해 무기력할테지만 수일 후에는 체력이 회복되고 식욕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먹은 콩이 배설되기 전에 배고프다고 다른 음식 먹었다가는 그 음식물이 창자에 막혀 머지않아 죽을 것이다.
보시다시피 이게 뭔 개소리인가 싶으실 겁니다.
조조는 이 말도 안되는 방법을 흉년으로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굶주림을 이기는 방법이랍시고 포고문을 내렸었는데요.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이때 조조가 이 방법이 좌자(左慈)가 만든 비법이라고 선전했었다라는 겁니다.
좌자.
<삼국지연의>에서는 조조를 희롱하는 도술사로 나오지요.
사실은 이 좌자도 당시 조조가 초빙한 도사 및 방사 무리들 중 한사람이었습니다.
좌자로 말할 것 같으면 당시 민중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던 도가사상을 사상기반으로 하는
도사로서 뭇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명성이 자자한데다 추앙받고 있었는데요.
여기서 조조는 민중사이에서 이름높은 좌자의 명성을 빌어 쓰기로 합니다.
딱봐도 되도않은 개소리에 지나지 않던 방법이란 것도 다름아닌 도술에 용하다는 좌자가 고안해냈다는
소문만 얹어주면 대번에 효험있는 비법으로 둔갑해버리는 효과를 노렸던 것이지요.
게다가 콩을 먹기전에 문질러서 기를 불어넣는다는 주술적인 행위나 콩을 먹고도 다른 음식을 먹으면
창자가 막혀 죽는다는 식으로 미리 겁을 주어 행여나 이 방법이 효과없을때 생길
비난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장치까지 마련했으니 실로 철두철미하다 하겠는데요.
그래야 나중에 혹시나 사람이 아사하더라도 이 사람은 몰래 콩 말고 다른 음식을 먹어서
죽은거다라는 식으로 발뺌도 할 수 있고 비난도 피할 수 있었겠죠.
한마디로 사회에서 저명한 인사의 네임드를 앞세워 민중을 속여먹은 조조였습니다.
역게가 공지글로 여러모로 어수선한데 그냥 재미삼아 읽으시라고 글 하나 투척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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