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내 생일이었고. 토요일이었지만 남편은 출근했다 내가 일을 그만둔지 몇개월이 흘렀는지 생각해본다. 같이 벌땐 그닥 눈에 밟히지 않던 그 사람 출근길이 참 외로워보인다.
늦은시간 빈손으로 집에 들어온 남편은 연신 미안하다 하며 따라 들어온 찬바람이 가시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 그렇게 사 온 케익 하나를 두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잘밤에 아이들까지 다 생크림케익을 잔뜩 먹어버렸네. 살찌는데....거 참. 괜찮다니까..
애들 자고나면 맥주라도 한잔 하자더니 눕자마자 아이들보다 먼저 혼곤하게 잠에 빠져드는 남편을 보며 살며시 방문을 닫고 혼자 맥주를 몇캔 땄다. 약간 술이 취하니 좀 슬펐다. 뒷축을 꺽어신은 그의 운동화는 너무 낡고 고단해 보였다.
그냥 사는게 왜 이렇게 숨이찬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다. 내가 세상에 온게 바로 너희들을 만나기 위해서로구나... 늘 그렇게 밤톨같은 녀석들 뒷통수만 봐도 마음이 그득했는데 내 아들도 아닌 시엄마 아들 뒷모습에 괜시리 코가 매워지는 요즘이다. 애들을 너무 사랑하지만 담에 태어나면 자식은 안낳을라우.. 당신도 자유롭게 살아... 그렇게 무거워보이는 어깨는 담 생에선 가지지 말아요.
부모노릇하기 참 힘들다. 그치? 에휴... 어제부로 진짜 마흔이다. 만으로도 마흔이 되어버렸더니 좀 철이 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