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을 떠나보내고]
'할 일 없으면 와서 구경하고 일좀 도와줘'
작년에, 친구 선배 독립영화 일을 그렇게 도왔었다.
그런데 올 해 그 작품이 칸영화제에 초청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친구와 나는 당연히 가보기로했다. 그렇게 나의 세계여행 첫 출발지는 프랑스 칸이 되었다.
칸 영화제는 초청된 영화관계자가 아니면 애초에 입장권을 받거나 입장을 할 수가 없고 전체적으로 상당히 폐쇄적으로 운영된다.
반면에 많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지향의 영화제들도있다.
영화의 상업성 혹은 대중성과 예술성사이의 갈등은 예전부터 계속되어 온 것이다.
나는 영화인이 아니지만 꽤 많은 영화인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영화제에 가본 경험이 없고 문외한이지만 영화/드라마와 미디어를 좋아하는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여러 생각을 하게됐다.
영화 '버닝' 으로 칸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유아인씨도 만나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칸 영화제 일을 하고, 보내고 나서 나는 친구 C와 헤어져 각자 갈 길을 떠났다.
C는 해외 워킹홀리데이를, 나는 기약없는 세계여행을 -
막연히 조만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야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급하게 가고싶지도 않았다.
이제 어디로간다? '바람이 이끄는 데로' ⠀⠀⠀⠀⠀⠀⠀⠀⠀⠀⠀⠀⠀⠀⠀⠀⠀⠀⠀⠀⠀⠀⠀⠀⠀⠀
이 생각이 허상이 아닌 현실이 된 것은 내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내 인생에서 앞 길에 어떠한 사회적 제약이나 의무가 없이 내가 할 것을 완전히 자유롭게 정할 수 있었다.
그게 정말 신선하고 기뻤다.⠀⠀⠀⠀⠀⠀⠀⠀⠀⠀⠀⠀⠀⠀⠀⠀⠀⠀⠀⠀⠀⠀ ⠀
무작정 남부 프랑스를 가는 기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