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느냐 덮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햄릿
저자를 알고 책을 알면 백독백해니라 - 나폴레옹
책게로 드루와 드루와!!!! - 황정민
언제부터인가
찌찌에 털이 난다
처음엔 면도기로 밀었다
깔끔했다
사흘 뒤 다시보니
더 굵은 털이 자라나 있었다
그 찌찌털은
진시황릉의
황제를 지키는 병마용같은 위엄
이번엔 뽑아보았다
이 털을 뽑는 내마음은
마치 첫사랑의 그녀에게
'넌 그저 친구였어'라는 말을 들을 때 처럼
혹은
숨을 소리내 쉬었단 이유로
선임에게 젖은 양말로 싸다구를 맞을 때 처럼
아프고 시렸다
물론
찌찌도 아팠다
하지만 어느날
샤워 할 때 다시보니
이번엔 두가닥이 자라나있었다
나는 이 털을 밀지도 않고 뽑지도 않으며
두번 쓰다듬는다
아무리 자르고 뽑아버려도
더 굵은 뿌리로 돌아오는
우리의 찌찌털은 얼마나 대단하고
포기를 모르는가
나도 그 찌찌털 처럼
어떤 비난과 시련에도 포기하지않는
굳센 아이가 되야지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