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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미국측 태도변화의 이유 (feat.강경화 장관)
게시물ID : sisa_11183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라우룽
추천 : 19
조회수 : 146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10/23 1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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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리스트 신고에 대한 미국 측의 태도 변화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에서 중요한 변화가 감지된다. ‘신고-검증-폐기’라는 전통적 해법에서 탈피해, 신고 리스트는 뒤로 미루고 핵시설에 대한 폐기와 검증을 먼저 진행하는 새로운 협상 전략으로의 전환이다.



(기사샹략) 


...그런데 중요한 것은 최근 폼페이오 장관을 중심으로 한 국무부 협상팀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핵무기나 물질의 신고 리스트 제출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전통적인 핵협상 방식에서 이탈한 것이다. 신고 리스트는 뒤로 미루고 핵시설에 대한 폐기와 검증을 먼저 진행하는 새로운 협상 전략으로의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그 시작은 9월19일 남북 정상회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전 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핵·미사일의 신고 목록 제출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김 위원장을 설득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나름의 어려운 처지’를 얘기하며 완강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 핵 능력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서로 다른 정보와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북한이 신고한다고 해서 과연 미국이 믿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과거처럼 서로의 차이점을 검증하겠다고 하다가 충돌이 생겨서 비핵화 과정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협상이 파탄날 수 있다는 우려를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는 것이다.

사실 1992년 IAEA 특별사찰을 둘러싼 논란이나 2008년 6자회담이 완전 중단된 것 역시 김 위원장 말대로 신고 이후 검증을 둘러싼 충돌 때문이었다. 그 핵심 이유는 바로 불신이다. 그동안 리비아나 우크라이나 사례처럼 ‘신고-검증-폐기’라는 전통적인 해법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불신이 깊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처럼 불신이 누적돼 있는 경우 전통적인 해법은 성공하기 어렵다. 지난 9월18~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문 대통령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동시에 김 위원장은 신고와 검증이라는 지금까지의 방식에 대한 고충을 문 대통령에게 납득시키는 과정이었다.



‘신고-검증-폐기’라는 전통적인 해법에 대한 문제의식은 우리 정부 안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있었다. 그는 지난 5월11일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워싱턴 방문 때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북한에 적용할 비핵화 방식에 대해 토론했다. 볼턴 보좌관이 강조하는 리비아 사례도 있지만 카자흐스탄처럼 경제 지원 및 체제 보장의 대가로 핵 폐기에 응한 경우도 있다는 점을 강 장관이 제기한 것이다. 지난 평양 남북 정상회담 후 새로운 비핵화 해법과 관련한 포문을 연 것도 강 장관이었다. 그는 9월21일 KBS와 인터뷰에서 “전통적 비핵화 과정과 순서가 달라질 수 있다. 사찰 등 검증 프로세스가 필요하지만 반드시 그게 초반에 나와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며칠 후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과 비슷한 발언을 이어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9월2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특정한 시설과 무기 시스템에 대한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눈여겨볼 것은 폼페이오 3차 방북 당시 쟁점이 됐던 핵 리스트 신고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런 교감 이후 9월24일 문 대통령 방미 기간에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한 새로운 해법을 두고 한·미 간 본격적인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해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나쁘지 않다. 미국 내 관료, 언론,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신고-사찰-폐기’를 고집하다가는 북한과의 협상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결국 그 책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져야 한다. 그보다는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엔진시험장 그리고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등 북한 핵의 주요 시설을 하나씩 폐기하고 검증하는 과정에 들어가면 그 자체가 성과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할 말’이 생긴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북·미 사이 신뢰가 쌓이면 그때 가서 핵 리스트를 받고 전면적인 폐기 과정에 들어갈 수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한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해법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다.


폼페이오 4차 방북, 3차 때와 달라진 점

‘우리는 다른 해법을 원한다(We want to take a different approach).’ 10월4일자 <워싱턴포스트>는 강경화 장관 인터뷰를 크게 실었다. 이 인터뷰는 9월28일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서 했다. 문 대통령 방미를 수행하는 강 장관이 미국 측과 충분한 교감하에 진행한 인터뷰라 할 수 있다. 미국 측으로서는 자신들이 나설 경우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내부의 반발을 우려해 한국 측의 제안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띤 것이다. 강 장관은 이 인터뷰에서 기존 ‘신고-검증-폐기’라는 전통적 방식이 아니라 구체적인 핵시설의 폐쇄와 검증, 상응 조치를 통한 새로운 비핵화 방식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4차 방북이 3차 때와 결정적으로 달라진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물론 미국은 ‘핵 리스트 신고 후 종전선언’이라는 기존 입장을 공식적으로 폐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이 먼저 제시한 영변 핵시설의 폐기 조치에 대한 미국 측 요구대로 검증이 가능해지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에 합의할 수 있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핵 신고 리스트에 집착하며 시간을 낭비하느니 북한이 먼저 폐기하겠다고 제시한 것들을 검증하고 기정사실화해 나가겠다는 실용적인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영변 핵시설의 경우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시설이 많다는 점에서 미국 측이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기사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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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의 폼페이오 4차 방북과 북미 핵협상 관련 심층분석보도입니다. 전문 모두가 읽어볼 만 하지만, 특히 북핵문제에 접근하는 미국의 태도변화에 관련된 강경화 장관의 역할 이야기가 눈에 띄네요. 그렇지요. 전통적인 '북한내 현존 핵무기에 대한 리스트 신고 - 사찰 - (미국에 의한) 반출 폐기'의 프로세스는 평화협상 당사자로서 북한의 입장을 지나치게 패전국화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http://todayhumor.com/?sisa_1115878 ) 또한 무엇보다 리스트 신고 이후에도 리스트의 신뢰성에 대한 진실게임 논란이 벌어지며 북미관계 자체를 어그러뜨리고 모든 것을 2016년 이전의 절망적인 상황으로 되돌이켜버릴 위험성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핵무기 리스트'보다는 북미가 함께 '핵시설'에 대해서, 즉 풍계리나 동창리, 영변의 핵시설들을 폐기-검증하며 상호 가시적인 성과를 챙기고 점진적으로 제재를 완화해나갈 때, 오히려 신뢰와 명분과 실익을 동시에 도모하며 획기적인 관계개선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기사는 이 중요한 프레임 전환의 중심에 '강경화 장관'의 역할이 있었다고 주목합니다. 강경화 장관이 볼턴과의 토론, 폼페이오 설득, 미국 주요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으로 하여금 '핵무기 리스트'보다 '핵시설 폐기'에 먼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남-북-미가 조만간 한반도와 세계역사를 다시 쓰는 대전환을 끝내 성취해낸다면 그 중심에 강경화 장관이 있을 것이며, 그 비중 역시 반드시 주목받아야 할 크기일 거라고 예상합니다.


게다가 오늘 뉴스공장에 출연하신 김동석 미국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님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미 트럼프 진영에서는 이번 중간선거에서의 소기의 성과를 낙관하며 '그 다음'을 노리고 있다고 하죠. 즉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이 패해 절대의석수에서는 밀릴지언정, 사실은 상원을 비롯해 공화당 자체를 '트럼프당'화시키는 데는 이미 충분한 성공을 점치고 있고, 따라서 트럼프는 중간선거 이후와 대선을 진정한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그렇다면, 중간선거 이전에 '핵리스트'나 '2차 북미정상회담' 등의 테마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어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미국의 북핵해법에 대한 시각이 전환된 것만해도 큰 성과니까요. 또한 이로 인해 물밑에서 '핵시설 폐기-검증'의 거래만으로도 충분히 상호신뢰관계가 구축될 수 있다면, 트럼프가 진정으로 원하는 트로피이자 비핵화의 궁극으로서 '핵리스트 확보-검증-폐기'는 사실 재선에 촛점을 두고 터뜨려지도록 더 무르익히는 것이 남-북-미 모두에게 더 큰 기대이익이 되겠지요.  


특히 전에도 사족으로 올린 글이지만, ( http://todayhumor.com/?sisa_1112675 ) 트럼프는 자신의 또하나의 야망 중 하나인 '이방카 띄우기'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이지요. 따라서 적어도 중간선거 이전에는 북핵문제 막후에서 활약하는 강경화와 김여정 라인에 슬쩍 이방카를 끼워넣어 부각시키는 정도에서 만족하며, 강경화 장관이 제시하는 새로운 비핵화 프로세스에 조용히 따라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출처 http://m.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2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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