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방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정치소설인데 노무현대통령님 서거 전날 이야기를 다룬답니다. 등장인물이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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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노송이 인권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이라는 이름표를 가슴에 단 이후, 메이히로와 선거판에서 붙어 생사겨루기를 한 적 있었다. 딱 한 차례다. 1996년 제15대 총선 때였다. ‘대한민국의 정치1번지’라는 서울시 종로구에서 각자의 정치생명을 걸고 피 말리는 한 판 승부를 벌였다.
당시 대통령은 ‘대계거송(大鷄巨松)’. 제14대 대통령인 대계거송은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 출신이다. 그는 봉하노송의 정치입문을 주선했다. 이후 봉하노송의 정치적 스승으로 통했다.
대계거송에 이어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인물은 ‘후광거송(後廣巨松)’. 그는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도의 후광마을 출신이다.
1990년 초, 대계거송은 ‘민주자유당’이라는 깃발을 든 3당합당에 동참했다. 그러면서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봉하노송은 3당합당을 ‘밀실야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대계거송과 결별한 뒤 후광거송의 곁으로 다가갔다.
제15대 총선은 1996년 4월 11일 치러졌다. 이 때 봉하노송과 메이히로는 서울시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쟁자는 한 명이 더 있었다. 당시 4선의 현역 국회의원으로 종로가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이경복 의원이었다. 그는 후광거송이 이끌던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였다. 봉하노송과 이경복 의원은 같은 야권이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이 함께 출마한 것은 각자의 소속 정당인 통합민주당과 새정치국민회의가 야권 단일화에 실패한 탓이었다.
H건설 사장 출신인 메이히로. 그에겐 ‘영원한 왕회장님!’으로 모셔 온 거상(巨商)이 있었다. H그룹 정다산 회장이다.
1992년 1월, 정다산 회장은 통일국민당을 창당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메이히로는 자신이 약 30년 동안 H그룹에서 모셨던 정다산 회장과 동행하지 않았다. 그는 여당인 민주자유당으로 들어갔다. 민주자유당은 신한국당의 전신이었다.
메이히로가 왜 그랬던 것 일까. 일설에 의하면, 자신의 재산 등을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1992년 초, 당시의 대통령은 ‘용진잡송(龍進雜松)’이었다. 용진잡송은 대구시 팔공산 자락의 용진마을에서 태어났다. 임기 말의 용진잡송 정권은 메이히로의 상당한 차명재산을 파악하고 있었다. 3당합당 시 합의한 꼼수대로 정권을 대계거송에게 넘기기 위해 정다산 회장의 황색돌풍을 어떻게든 잠재우려고 애썼다. 해서 정다산 회장과 메이히로의 연결고리를 끊으려고 용을 썼던 것이다.
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 용진잡송 정권은 메이히로에게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된 차명재산을 빼앗아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단다. 그러면서 “감옥에 갈래? 아니면 우리에게 협조하고 전국구 국회의원 감투를 쓸래?”라고 압박했다는 것.
어쨌든 메이히로는 정다산 회장을 배신했다. 덕분에 숨겨 놓았을 재산을 지켰다. 덤으로 전국구 국회의원이라는 감투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