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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술렁술렁.
게시물ID : readers_146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늘빛푸른
추천 : 6
조회수 : 34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08/11 21: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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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 책써버렷...!! 책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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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이 약하다

이와 앙상블을 이뤄, 술버릇은 지랄맞다.

한번은 건대입구에서 술을 진탕 마시고 내 자신을 잃었다가 깨어보니

종각역 역내안에서 무슨 은혜를 그리 갚으려는 건지

기둥에 하염없이 머리를 박고 있는 나를 발견할 정도로

그당시 술버릇은 좀 심각했다.

필자가 벌인 여러가지 술버릇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하나를 꺼내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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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약하지만 술은 누구보다 좋아하던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친구들과 곱쏘! (하악하악 곱창)를 정신없이 먹고 난 후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실없는 농담따먹기를 하면서 서로 꽤나 취한 셋은 서로의 어깨를 마주잡고

기차놀이(그거 아니야.)를 한 채 돌아다녔다.

그때, 마침 눈에 띈 것은 해머.

우리 셋은 서로의 눈빛을 읽으며, 천천히 해머로 다가갔다.

첫째로, 친구 A가 동전을 넣고는, 해머를 잡았다.

여타 사람들이 그렇듯, 오락실의 해머에는 마력이 있다.

뭔가 들고 나면 힘이 솟는, 뭐든 할 수 있을거 같은, 금강역사의 힘이 불쑥불쑥 솟은 그런거 말이다.

임마는 평소에 비실비실한데도, 술기운인지, 해머의 마력인지, 그 꽤나 무거운 해머를 번쩍 들고는, 내리꽂았다. 

지 발등에.

병신..........

차 없는 거리에서 혼자 굴렁쇠마냥 굴러다니는 친구 A를 아는 체 할 만큼 우리의 우정은 깊지 못했고, 

결국 나와 친구 B는 가위 바위 보를 하여 이긴 사람이 먼저 해머를 치기로 했다.

이긴 사람은 B.

자신만만하게 걸어나와서, A가 아직 내려치지 않은 해머를 들고(아니 정확히는 이상한데다 내려찍은)

기마자세를 취하곤, 해머를 공중으로 치켜들었다.

순간의 정적.

하지만 해머는 내려올 줄 몰랐다.

한 1분쯤 되었을까, 슬슬 인내심이 바닥난 내가 몇번 건드렸더니

기 모으는 중이니까 방해하지 말랜다.

내 친구들은 하나같이 병신들밖에 없는 모양이다.

그렇게 일각이 여삼추같았던 기 모으기가 끝나고 힘차게 내려쳐 진 해머,

스코어는 600이었다.

(참고로 발로 꾹 눌러도 스코어가 700은 나오더라.) 

내가 이 인간들 데리고 뭘 하나 하면서 한숨을 쉬고는

"야, 나 X나세, 쩔지, 봤냐."라며 신종 보이스피싱 개뼉다구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는

B에게서 강탈하듯 해머를 빼앗고, 자세를 잡았다.

자고로 힘은 체중에서 나오는 법이다. 

약 150근에 달하는 나의 체중을 한 곳에 모아, 단번에 모든 힘을 발산한다.

준비는 끝났고, 타석에 출타하는 류뚱처럼 나의 모습은 관중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어깨에 놓인 해머를 온몸의 체중을 실어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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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 보니 병원이었다.

희미한 아침햇살 빛나는 끝이 없는 바닷가~♪... 아니아니, 햇빛이 드는 때 눈을 떴고,

난 일어나자마자 어머니의 해머링에 보톡스맞은것처럼 빵빵한 볼살을 난타당했다.

목격자 진술(친구A,B)을 들어보니, 

나의 안면이 마치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이카루스처럼

해머기계에 작렬했고

이제껏 볼 수 없었던 PO해머WER의 등장에 

사람들은 열광하며(?) 구급차를 부른 것이다.

이후로 나는 술을 자제하며 마실 수 있게(물론 어머니께 난타당하며 강제로 지니게 된) 되었지만

이마에 남겨진 그때의 흉터를 매만지며 회고한 나의 지난 술버릇은

참 병신같았고, 병신같았으며, 병신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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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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