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에 오유가 '망했다'라고 표현할만한 시점은
작년 12월.
베스트랑 베오베에 유머만 올라올 때라고 봅니다.
누구 기준에서는 저도 예전 시게사람이겠지만.
대다수 유저들과 마찬가지로
오유 생활은 베오베나 베스트 훑어보는걸로 시작했습니다.
시게의 화력이 압도적이긴 했지만
덕분에 그때 그때 이슈가 되는 정치적 사안들을 챙겨볼수 있으니 좋았고,
또 그게 오유의 성격이라고 생각했죠.
당시의 베오베는 그야말로 광장이었습니다.
각 게시판에서 추천받아온 양질의 자료들이 베오베에 모여들고
어느 게시판 유저라고 구분 지을거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게시물을 보고 추천하고 댓글을 달았죠.
그러다 점점'시게'와 다른 게시판간의 분쟁이 본격화 되더니
시게 분리이야기가 나오게 됐습니다.
당시의 운영자는 중간 방안으로
시게만 베스트 상한제를 두었고
베오베에서 특정게시판을 블라인드할수 있게 처리도 했죠.
시게분리를 말하는 분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게만 동떨어져서 따로 놀고
시게를 제외한 다른 게시판들만의 베오베였겠죠.
그러다 결국 시게가 분리되었다는 소식이 들었는데.
어떻게 보면 모든 게시판이 공평하게 페널티를 받고
어떻게 보면 커뮤니티의 활동력 자체를 망하게 만들어버린...
유게 글만 베오베에 올라오게 된겁니다.
기존의 광장이 사라지고 유머 베스트만 올라오고
각 게시판에 일일이 들어가야 하게 됐죠.
시게의 '화력'이란게 시게분리를 외치는 분들에겐 안좋은 이미지지만,
결국 베오베라는 광장을 돌아가게하는 건
그 '화력'이 포함된 다수의 유저들이었습니다.
과거 오유의 매력을 잃어버린 '유머'뿐인 베오베를 오래 붙들긴했지만,
사실 유머 자료들이 여러 커뮤를 돌고 도는데다
오래된 자료, 혹은 센스없는 자료들만 줄창 베오베에 올라오는데
이거 오유를 계속 해야하나 고민이 되더군요.
주변 실친들은 전부다 오유 이제 시끄러운건 끝났는데 재미가 없어졌다며 다른 커뮤로 떠났고,
그제사 저도 오유를 즐겨찾기에서 지우게됐습니다.
자꾸 지금의 관리자 차단 남발을 가지고
과거의 평화로운 오유로 돌아간다고 말씀하시는데,
이미 오유는 저때를 기점으로 망했고
예전의 그 '화력'이 없어진 이상.
오유는 예전같은 생명력을 되찾지 못합니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그 수많은 헤비 업로더들도 오유의 중요한 구성원이었으니까요.
자꾸 시게사람이 문제니, 극문이 문제니 하는데
커뮤 순위 저 아래의 소소한 커뮤롤 만든게 과연 누군지 생각해보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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