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거의 3개월
1년 반동안 주말에만 겨우 봐왔으니 만날 만났다고 하면 3개월 꼬박 본거랑 맞먹네.
나도 너도 최선을 다해 사랑했던 것 같은데, 내 말 한마디에 넌 잠수를 탔고
이별을 고한 당신에게 나는 내 탓만 했어.
다시 네게 연락하는 게 불편하다는 네 한 마디에 다시 움츠러드는 내 손길이
갈 곳을 몰라 결국 우울증약으로 향하네. 약기운에 헤롱헤롱해서 괜찮은 줄 알았는데
두 달만에 본 네 모습은 너무 괜찮아 보입니다. 나는 이제 괜찮지가 않네.
잘 듣던 약도 거짓말처럼 안듣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네.
내가 바보같고 친구를 통해서라도 네 생각을 조금이나마 알고 싶고
쿨한 사랑은 없다고 생각해서 찌질하더라도
다시 연락하자니 바보같이 네가 했던 말들이 너무 가슴을 후벼파서 도저히 네게
닿을 수가 없네
괜히 네가 다시 만나는 사람은 없을까
너는 나를 이제 어떻게 생각할까
헤어지는 마당에 내게 했던 알 수 없는 의미의 말들은 무슨 뜻이였을까
괜히 의미를 부여하는 것만 같고 살면서 갖은 고초에도 단단히 잘 버티던
내가 네 행동 네 말투 하나하나에 신경이 곤두서고 기다리게 되고 그립고 그러네.
남들은 헤어지면 금방 잊는다는데, 나도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마치 마지막 연애가 끝난 것 처럼.
슬픈 사랑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끝난 후 크레딧이 올라갈 때, 너무 슬퍼 눈물이 나 일어날 수 없던 것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어제 엄마가 연락을 하셔서는 '여자친구랑 어떻게 헤어졌냐, 왜 헤어졌냐
혹시 내가 부족해서 가진게 없어서 헤어진거냐 어미가 부족해서 미안하다 얘기해줄 수 없느냐'라고 하시는 걸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네가 잘못한 것도,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아마도 네가 우리 집에서
엄마가 해주신 밥도 같이 먹고 밝은 모습에 내심 기분도 좋으셨을거야. 내가 살면서 이렇게 집에서 말이 많고 밝은 모습을
처음 보여주어서 더 기대하고 고마우셨을거야. 근데 갑자기 헤어지고 아들이 우울증에 지금 하던 것들도 다 그만둘까라는
마음을 보였던 게 엄마 입장에서는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
그 상황에서 괜히 괜찮은 척 식사는 하셨나. 오늘 일은 안 힘드셨나 묻는 데 말라버린 눈물샘이 시큰하더라.
웃기게 울고싶은데 눈물이 안났어. 그래서 어제는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안눕고 그 좁은 바닥에 등이 굽은 새우처럼
누워서 몇 시간동안 이것 저것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어. 눈을 뜨니 새벽 3시 다시 침대에 올라와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잠은 오지 않아 네 카톡 인스타 하나씩 훑어 보고 괜히 내 다짐 새로 잡다가 또 네 사진에 무너지고
네게는 지웠다고 한 커플 사진들 보면서 혼자 미친 사람처럼 불꺼진 방안에서 새벽에 스마트폰만 보다가 해가 뜨는 걸 보고
겨우 잠이 들었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괜찮지가 않다.
어제 보았던 '오피스 누나'라는 이야기에서 안책임님 처럼 당당한 네 모습과 손책임님 같은 순수한 내 모습이 오버랩 되어서였을까
언젠가 괜찮아 질거다, 이별을 즐겨라는 사람들의 말은 다 거짓말 인 것 같아.
보고싶다. 가슴 사무치도록
심장이 너무 아프고 아파서 차라리 내 심장을 뜯어서 네게 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