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제 사후, 간신 조고는 승상 이사와 짜고 진시황의 어리석은 아들 호해를 옹립하고자 장남인 부소, 명장인 몽염에게 자결을 명하는 시황제의 유서를 만들어 둘을 제거한 뒤 그를 황제에 옹립시킨다. 그리고는 자신과 결탁했던 승상 이사를 비롯한 자신에게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조정 중신들을 호해를 꼬드겨 하나하나 죽이고 승상의 자리에 오르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이 황제가 될 속셈을 품고 조정 신료들이 자신을 따를지 살피기 위해 어느날 사슴을 가져와 호해 앞에 바치면서 말을 바친다고 말했다. 영문을 몰랐던 호해는 웃으면서 "승상이 잘못 아시는구려, 사슴더러 말이라 한단 말이오?" 라고 어이없어 했으나 조고는 이 과정에서 뒤돌아 조정 신료들의 반응을 살폈다. 사실 이게 말이 안되는 건 그도 알고 있었으나, 자신의 주장에 토를 달며 걸림돌이 될 거 같은 신료들을 파악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생각했던데로 신료들은 크게 세가지로 나뉘었는데, 말이라고 하는 그의 말을 수긍하는 신료들,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말하는 신료들, 아예 확답을 피하고 침묵했던 부류였다. 그리고 조고는 사슴이라 말한 신료들을 하나하나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그들에게 오만 죄를 뒤집어 씌워 숙청 겸 본보기로 삼았다. 그렇게 피바람이 한바탕 몰아친 뒤 중신들 중 조고의 말에 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조고는 호해 황제를 죽게 만든 뒤 직접 황제에 올랐으나 때마침 일어난 지진에 겁먹고 (과거 자결을 시켰던) 부소의 아들 자영을 후계자로 임명하나, 그가 이유 불명으로 양위를 거부하자 몸소 집에 찾아갔다가 자영의 부하 한담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