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정권교체의 도구로 써달라"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했던 말입니다.
그때는 본인을 너무 낮게 보시는거 아닌가 싶었던 말인데,
지금 돌아보니 저 말속에서 정치인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정치인은 과거처럼 타고나는 이들이 아니라 대중에게 선거로 선택받은 이들입니다.
선택의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유용성입니다.
민주화가 다급했던 군사정권 하에서 유용했던 정치인과 경제사정이 다급한 시점에서 유용한 정치인은 다릅니다.
그렇기에 선택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좋은 결정을 위해 현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시대적 과제는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적폐청산과 민생경제의 회복입니다.
적폐청산의 최일선엔 문대통령이 서있습니다.
최선봉에서 기득권 세력의 공격과 소위 진보진영의 후방교란까지 한몸으로 받아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취임이후 단 한번도 적폐청산의 끈을 놓아 본적이 없습니다.
사이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왜 단숨에 세상을 뒤집지 못하느냐고 그를 답답한 고구마라 비난합니다.
그들이 알아야 할건 일개 개인의 칼춤으로 뒤집힌 상황은 언제고 또다른 개인으로 인해 다시 뒤집힐수 있다는 역사적 진실입니다.
반면에 차근차근 구축된 시스템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지난 수십년 군부정권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했습니까.
지금 문통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민주시스템을 구축하려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확실하게 한단계씩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럴때 집권당의 당대표는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할까요?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다고 대통령에게도 거침없이 반대의견을 피력할 실세형 대표가 필요한가요?
아니면 군소리 없이 상급자를 잘 서포팅 해줄 관료형 당대표가 필요할까요?
또 다른 시대과제인 민생경제를 감안했을때 필요한 당대표는 또 누군가요?
민주투사 경력의 존경받는 후보와 경제관료 출신의 후보중 누가 더 유용한 도구인가요?
이는 도구 자체의 옳고 그름을 다투는게 아닙니다. 현재 가장 유용한 도구가 누구인가의 문제입니다.
도구의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받은 도구로 어떤 퍼포먼스가 나오든 그것도 우리의 책임입니다.
존경하는 정치인과 선택하는 정치인이 항상 같은수는 없고 같아서도 안됩니다.
오피니언 리더라 할 스피커의 선택도 마찬가집니다.
그 또한 그시점시점에 가장 적절한 사운드를 내어줄 스피커를 선택하면 될 일입니다.
그것에 너무 얽맬 필요가 없습니다. 그 사운드에 나의 생각을 억지로 끼워 맞출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각자의 선택을 놓고 다투고 있습니다.
나쁜일이 아닙니다. 분열도 아닙니다. 선거라는 것이 그러라고 있는 거니까요.
만장일치의 선택이란건 고대 화백회의에서나 가능했던 일이지 복잡다변한 현대사회에서는 불가능 입니다.
이것을 분열이라고 잘못이라고 비난하는건 정당내 민주정치를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가정내 민주주의는 부정하는 모순된 주장입니다.
그저 도구에 불과한 스피커의 사운드에 과몰입하지 마십시요. 이는 우리 모두가 주의해야 할 일입니다.
그들의 주장을 아무런 소화의 과정도 거치지 않은채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을 조롱하는 논리로 쓰지마십시요.
싸움도 룰을 지키면 스포츠가 되고 룰이 무너진 스포츠는 개싸움이 됩니다.
그들은 직접 경기에 임하는 선수도 아니고 공정한 룰집행을 담보해줄 심판도 아닙니다. 잘봐줘야 코치정도에 불과합니다.
감독은 우리들 입니다.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은 감독의 몫입니다.
우리는 주체적으로 좋은 선택을 위해 뒤끝없이 하지만 치열하게 싸워야 합니다.
더이상 누군가의 대리인으로 앙금을 남기는 싸움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이야말로 분열이고 스스로 자멸하는 행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