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시게는 저에게 집 근처 공원 같은 곳입니다.
개인적인 이유로 자주 들릴 수는 없지만,
쉬는 날이나 여유가 있을 때 산책하고 둘러보는 그런 재미가 있는 곳이었죠.
이 오유 시게라는 공원은 특정 시기 때마다 재미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이명박근혜 시절
오유 시게는 패러디와 희화가 넘치는 무대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베오베의 유머나 보다가, 어느 순간 시게로부터 각종 패러디들이 올라왔죠.
한 창 어두운 시기에도 공감이 가고 치유가 되는 유머들이 있었던 기억 때문인지,
나중에 시사게가 분리 된 이후에도 베오베가 아닌 시사게를 찾게 되더군요.
세월호 사고 이후
오유 시게는 거대한 추모장 같았습니다.
추모 그림뿐 아니라 음악도 있었습니다.
세월호 리본도 저는 이곳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어쨌든 이곳에서는 함께 울고 아픔을 아는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다만 선비 게시판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백정 이상으로 역정을 내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알밥(요원)과 벌레들이 나타났을 때죠.
이 때부터 오유가 과격해진 감이 있습니다.
허나….
‘저렇게 화내면 경고 먹을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제 손은 이미 추천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불이익을 당할 줄 알면서도 불의에 분노하는 분들은 용기 있는 분들이죠.
그분들은 수시로 닉이 바뀌는 불편을 겪은 걸로 압니다.
촛불 시위 때
이 때는 축제 기획소이자 야시장 같았습니다.
정말, 글로만으로 표현하지 못할 동질감과 떠들썩함이 있었습니다.
화끈하셨던 분들은 더욱 화끈해져서 전국 각지에서 촛불에 지원하고 참여한다는 게시글을 올리셨습니다.
사비를 들여 거대한 조형물까지 제작해서 오시는 분도 있었는데.
조형물 사진을 보고 “쩐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길어졌군요.
문 대통령 이후와, 지금에 대해서는 좀 나중에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