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평소에 던게를 자주 이용하는 던저씨...지만 그 이외에 컴퓨터 게시판 이라던지 책 게시판 눈팅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책 게시판 글은 리젠률이 적지만 볼때마다 정화되고 뭔가 디씨에 식물갤러리 같은 느낌이 나는것 같아요. 모두 책 게시판에 한번씩 놀러오세요!
──────────────────────────────────────────────────────────────────
일기체라 반말인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이야기를 말하고싶었다
정말 이 이야기를 누군가한테 말하고싶었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이니까, 내가 진짜 겪은 일이니까, 하지만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 누구도 엄마도 친구도 학교 선생님 마저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 일을 조금 꾸며서 소설처럼 지인한테 들려줬었는데, 지인의 반응이 무척 좋았고 영화로 만들어도 좋다는 극찬을 듣고
한번 그 이후부터 소설을 써보고 시나리오도 써봤다
네이버 웹 소설에 연재한건 별점이 달리긴 했지만 덧글 하나 없이 버림받았고, 시나리오 공모전에 제출한건 당연히 퇴짜를 맞았다.
하긴 나같은 사람이 뭔 글을 쓰겠다고..
사실 중학 시절 글 쓰는 취미가 있었지만 그 일을 겪은 후 글 쓰기를 포기했다
그리고 10년만에 다시 글을 쓴거기에 그때의 기억이 악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지..
결국 2년동안이나 소설은 늘 퇴짜를 맞았고 이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까지는 자그마치 12년이라는 시간이나 걸렸다
이후 결말을 보고 실망할 독자님들을 위해 미리 말하자면
이 이야기에는 결말이 없다.
개개인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지도 모르는 열린 결말 이라고 칭할수도 있겠지만
그저 12년간 결말을 생각하지 못한 내 변명이다.
[병신백일장] 주제에 이도저도 아닌 글이 있길래 참가해 보는데 솔직히 다 읽어줄 사람은 한명도 없겠지..
그럼 내 이야기를 해보자 한다
앞서 말하지만 이 이야기에 등장인물은 모두 실존 인물이다. 딱 한명만 빼고
아 물론 모두 가명이다
친구들을 팔아 소설을 쓰는것 같아 죄책감은 없지않아 있으나 그렇게까지 하면서도 이 이야기를 남들에게 알리고싶었던 나를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때는 정확히 12년 하고도 2개월 전인 내가 중학시절 수학여행을 갈 때다
수학 여행지에 제주도가 있어서 혹시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주도를 갈 수 있지 않을까 정말 학수고대 했던 나였지만 결국 과반수로 제주도가 아닌 강원도 어딘가에 가게 됐다.
수학여행지에 도착하고 캠핑준비 팀과 숙소 정리 팀을 나눴는데 나는 숙소 정리 팀이였다.
숙소 정리 팀에는
담임선생님, 오윤하, 안장미, 박연희, 이경석, 김선규, 서다연, 민재희, 강민우 그리고 나랑 가장 절친했던 친구 김진국
이 있었는데
사족을 붙여서 말하자면 진국이는 나랑 가장 절친했던 친구였다.
스타 종족도 같았고 같이 월드컵 4강신화를 거리응원하며 직접 보면서 사내끼리 껴안아 울어보기도 했고
서로 판타지소설에 빠져서 읽다보니 더이상 재밌는 판타지 소설을 구할수 없을 경지에까지 이르러 서로 자작 소설까지 써서 공유하기까지 했으니까.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를 같은 학교를 나와 서로 만나면 쌍욕부터 하는 사이지만 사실 둘도없는 친구였고
가끔은 내가 게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할정도로 친했던 친구였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렇게 캠핑 준비팀이 캠핑을 준비하러 가고 있었다
현실에서의 기억은 여기가 끝이다
어떻게든 찾아내보려고 했는데 이미 충격에 기억을 지워버린 뒤라 최대한 기억해내도 여기까지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엄청난 몸에 근육통과 피로를 견디며 나는 눈을 떳다, 눈을 뜨자마자 진국이가 나를 깨우고 있는게 보였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담임선생님, 오윤하, 안장비, 박연희, 이경석, 김선규, 서다연, 민재희, 강민우가 각각 쓰러져 있었고
진국이가 다급하게 나를 깨우고 있었다.
하지만 배경이 산이 아니였다
원래 있던곳이 아니였다
구체적으로 그때의 배경을 묘사해보자면
없었다
배경이 없었다 온통 흰 공간이였다
3차원이 아니라 2차원에 가까웠다
상하좌우의 구분이 되지않고 그냥 우리들만 쓰러져있었다
나랑 진국이가 일어나 쓰러져있는 모두를 깨우고 상의하다가 그 기괴한 공간을 걷기로 했다
한참을 걸었는데 위에서 어떤 카드가 떨어졌다
카드를 펼쳐 보았는데 그 카드에는
『One Card』
라고 적혀있었고 카드를 줍자마자 그 기괴한 공간에 모순된 문 한짝이 생겼다
모두 문 너머로 이동했다
그 문 너머로 이동하자 방금 전까지 있었던 곳과는 전혀 다른 배경이였다
내리막길인 절벽이였고
뒤에서는 큰 바위가 아주 천천히 굴러오고 있었다
뛰지 않으면 모두 큰 바위에 깔릴지도 모르는 상황이였다
그때 담임선생님께서 책임감 있게 뒤에서 모두에게 상황을 알려주며 반장인 연희가 앞장서서 내려가기로 했다
한참 내려갔는데 무언가가 짖눌리는 소리와 함께 담임선생님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절벽 밑으로 바위가 떨어지는게 보였다
그리고 연희의 머리 옆으로 화살 한개가 꽂혔다
연희가 떨리는 손을 붙잡으며 화살을 뽑았는데, 카드 한장이 꼽혀있었다
카드의 내용은
『Two Card : 피터팬은 어른이 되면 안돼』
그리고 눈앞에 아까 본 문 하나가 생겨있었다
담임선생님을 제외한 모두가 문 너머로 이동했다
문 너머에는 그저 거울로 뒤덮인 거울 방이였다
속이 매스꺼웠고 어지러웠지만 별로 위협적인 배경은 아니였기에 그러려니 하고 모두 걷고있었다
그때 갑자기 윤하가 거울을 쳐다보며 비명을 질렀다
그 거울에는 그저 윤하가 비춰지고 있기만 했을 뿐이였는데 윤하는 거울을 보고 오열하며 비명을 질렀고
결국 자해를 하다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그리고 위에서 또 카드 한장이 떠러지더라
『Three Card : 너는 너를 믿어?』
윤하의 평소 행실과 카드의 내용 만으로 추측해 보았을 때
윤하는 평소에 자존감이 전혀 없고 여자애들 사이에 괴롭힘을 당하고있던 아이였는데
아마 자존감이 전혀 없어 거울속에 비춰진 자신이 자신을 욕하고 있는게 아니였을까? 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렇게 윤하를 뒤로한채 우리는 문 너머로 이동했다
문 너머에 있는건 평화로운 꽃밭이였다. 그 꽃밭을 모두 불안하게 걷고있었는데 갑자기 모든 꽃들이 전부 장미로 바뀌고 말았다.
그리고 어느새 장미의 가시때문에 걷기 힘들정도로 장미로 가득차고 말았다.
그리고 장미의 가시에 꽂혀있는 카드 한장을 발견했는데
『Four Card : 가장 아름다운 장미를 꺾어』
그 카드를 보자마자 우리는 장미를 쳐다봤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장미는 평소에 자기 꾸미는걸 정말 좋아했고 수업시간에도 거울만 봤던 아이다
장미는 모두의 시선에 불안해 하다가 난 싫다며 절규하며 도망가다가
결국 장미의 가시들에 쓸려 얼마 가지못해 쓰러졌다
그러자 모든 장미들이 사라지고 문 하나가 생겼다
저 멀리 피로 뒤덮인 장미가 보였지만 우리는 무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문 너머로 이동했는데 문 너머에는 거인국의 배경처럼 어마어마하게 큰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었다.
그 탁자의 중간끔 갔을때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올법한 시계 토끼를 발견했다
하지만 너무 빨라서 잡는건 포기했고 우리는 계속 걸었다
탁자의 끝에는 아주 작은 문과 카드, 쪽지 그리고 아주 작은 유리병이 있었다
쪽지의 내용은 그 유리병속 음료를 마시면 몸이 작아지까 마셔서 저 작은 문으로 빠져나가라는 내용
하지만 카드에는
『Five Card : 앨리스는 거짓말쟁이』
라고 적혀있었다
이때 정말 충격적이였는데 담임선생님과 떨어지고 혼자 책임감있게 모두를 위로하고 이끌었던 반장 연희가
몹시 동요하며 나는 빠져나가겠다며 딱봐도 트릭으로 보이는 작은 병에 든 음료를 마시고 쓰러졌다
모두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뒤 작은 문이 점점 커지면서 큰 문 하나가 생겼다
모두 문 너머에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 신전을 연상케 하는 미술관이였고, 아름다운 미술 작품들을 넋놓고 감상했는데
그 끝에는 카드가 있었다
『Six Card : 가엾은 헤라 제우스는 네 곁에 없는데』
그당시 베스트셀러가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였기에 이게 뭘 뜻하는지 모두 직감했다
그당시 반 공식 커플은 선규와 다연이였고
선규 친구인 경석이의 증언으로 선규가 바람폈다는게 확인되서 선규가 궁지로 몰렸다
그러다 결국 선규가 다연이의 목을 졸랐다
그리고 문 하나가 생겼다
하지만 모두 선규를 욕하지 않았다
자기가 안죽었으니까
나도 그랬다
내가 안죽었으니까
다음방으로 갈수 있으니까
그리고 문 너머로 이동했다
문 너머에는 천둥번개와 강한 비가 내리는 돛단배 위에였다
그리고 돛대에 카드 한장이 꽂혀있었다
『Seven Card : 후쿠선장은 시계바다 아래로』
평소 경석이는 일진이였다
주로 나와 진국이같이 평범한 애들을 상대로 괴롭혔고
수학여행 오기 전 진국이가 차고있던 시계를 뺏었었다.
진국이가 그걸 알고 너가 시계를 차고있지 않냐며 몰아세웠고
결국 바다 밑으로 떨어뜨렸다
그러자 역시 문이 생겼고 우리는 문 너머로 이동했다
문 너머에는 엄청 어두컴컴했고 엄청 큰 반원인 통로 바깥에 빛이 보였다
그리고 그 밑에 카드가 떨어져 있었다
『Eight Card : 피를 뒤집어 쓴 쥐』
그리고 바깥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고양이가 자고있었고
선규의 손에는 알수없는 방울 하나가 들려있었다
이때까지 직접적인 살인을 한 사람은 선규밖에 없었다
모두 눈빛을 주고받다가 방울과 함께 선규를 구멍 밖으로 밀었다
그러자 구멍이 바로 문으로 변했다
모두 문 너머로 이동했다
문 너머로 가자마자 재희가 그동안 참았었는지 터뜨렸다
재희는 평소에 털털하고 축구를 남자애들보다 더 잘할정도였고
여자보단 남자에 가까운 아이였다
그런데 그렇게 슬프게 눈물을 흘렸었다
그건 아마 이때 배경이 담임선생님과 헤어진 배경과 똑같았기에 그렇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역시 절벽을 살펴보았는데 화살이 박혀있었고 그 촉에 카드가 꽂혀있었다
『Nine Card : 팅커벨은 이제 필요 없는데』
그때 남은 인원은
민재희,강민우,나,김진국 이렇게 4명이였는데
여자는 민재희 뿐이였다
바로 직감했다
진국이가 재희에게 다가갔고 재희는 울며 뒷걸음질 쳤다
그때 갑자기 민우가 욕을하며 소리를 질렀다
민우는 평소 욕하나 안하는 착한 아이였고 자기가 청소당번이 아닌데도,
친구를 기다리는게 아닌데도, 그냥 자발적으로 남아서 청소를 하는 눈살 찌푸려지는 아이였다
그런 민우가 처음으로 욕을하며 울부짖었다
진국이가 나보고 민우를 잡고있으라길래 내가 민우를 말리러 갔었는데
재희가 그걸보더니 스스로 절벽 밑으로 떨어졌다
민우가 오열했다
민우의 오열이 지금까지도 생각난다
그때 느껴본 소름이 아마 살면서 느껴본것 중에 가장 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문이 열렸고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않고 문 너머로 이동했다
문 너머에는 비가내리고 어두컴컴한 배경이였고
앞에 큰 교회가 있었고 교회의 종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닫혀있는 관 한짝과 열려있는 관 한짝이 있었고
그 앞에는 카드와 칼이 한자루 놓여있었다
카드의 내용은
『Ten Card : 줄리엣을 잃은 로미오』
그 카드의 내용을 보기도 전에 민우는
칼로 자살했다
너무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여서 말릴수가 없었다
그렇게 결국 마지막 남은 나와 진국이는 민우가 죽은 뒤에 생긴 문 너머로 이동했다
헛웃음만 나왔다
문 너머에는 처음 배경과 똑같은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2차원적인 공간이였기 때문이다
시간을 알 수 없었는데 대략 이틀내지 걸었다
그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않고 이틀내지를 걸었다
공간떄문인지 아니면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은건데 이틀로 느껴진건진 모르겠는데
배고프거나 힘들거나 목이마르거나의 감각은 없던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이틀내지를 걸었는데
칼 한자루와 카드가 위에서 떨어졌다
뒤집혀진 카드를 뒤집어 봤는데
『Eleven Card』
라고만 적혀있었다
그 순간이였다
진국이가 바닥에 떨어져있던 칼로 나를 찔렀다
그 아픔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확실히 꿈은 아니였다
그렇게 마지막 남은 의식으로 흐릿하게 진국이의 팔을 타고 내려가는 피가 카드를 타고 Peterpen 이라고 써진걸 봤다
그리고 난 꿈에서 깼다
정신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수학여행을 가는 버스 안이였고, 잠시 휴게소에 들리는건지 버스가 휴게소 주차장에 주차돼있었다.
몇몇 애들은 자고있었고 내 옆에 있던 진국이는 뭘 사먹으러 갔는지 화장실을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아 꿈이구나 라고 안심하며 다시 자려했었는데 하나둘씩 버스 안으로 들어왔다
근데 내 옆자리에 진국이가 아니라 민우가 앉았다
내가 의아해하며 여기 왜 너가앉냐며 물었다
민우가 어이없어하며 우리 자리 미리 오기전에 선생님이 정해주지 않았냐며 말했다
민우가 절대 거짓말치거나 장난칠 타입이 아니였다
그래서 진국이는 어딨냐고 물었는데
걔가 누구냐고 갸우뚱 거렸다
장난치지 말라 하며 나는 진국이가 어딨냐고 반복해서 물었다
진국이는 살짝 화내는 어조로 걔가 누구냐며 너야말로 장난치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물었다
아무도 진국이 "김진국"이 누군지 몰랐다
심지어 담임선생님도 누군지 몰랐다
아직 꿈에서 덜깬줄 알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았는데, 내 주머니 속에서 뭔가 있다는게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뭔가 결벽증이 있어서 자기 전에는 절대 걸리적거리는걸 근처에 두지 않고 주머니 속은 다 비워놓고 자는 타입이다
근데 주머니 안에 뭔가가 들어있었다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서 꺼내봤다
『Twelve Card : 피터팬은 네버랜드에』
보자마자 카드를 던지고 비명을 지르며 헛구역질을 했다
결국 나는 그러다 쓰러졌다고 한다
결국 부모님이 직접 찾아와 나를 대려가셨고
며칠동안 입원해있었다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앞서 말했듯이 이 이야기에는 결말이 없다
긴 글을 읽게 했는데 이런 결말로 보답해서 정말 사죄를 표한다
아마 이 이야기는 평생 미완성으로 남지 않을까 한다
점점 나도 이 이야기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럽고 이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아니면 그냥 악몽인건지, 단순히 허구로 지어낸 이야기인건지 점점 모르겠다
허나 내가 쓰고 진국이에게 자랑한 소설이 지금까지 남아있다는 점과, 진국이랑 놀았던 기억, 그리고 주머니 속에서 만져졌던 섬뜩했던 카드의 느낌이 이 이야기의 정체성을 잡아줄지도 모르겠지
아. 여담이지만 얼마전 민우에게서 청첩장 한장을 받았다
──────────────────────────────────────────────────────────────────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