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게 반말쪽이 편해서 반말로 작성되었습니다.
나는 가족들과 보는 영화는 영화내용이 어떻든 그 시간 자체가 소중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관대한 관객의 입장이 되어 '아무튼 웃었다^^ 좋은 하루였어~' 하며 영화를 즐기고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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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2는 오랜만에 잡다한 리뷰를 쓰게 만들었고 리뷰를 쓰면서도 찝찝한 뒷맛이 남게 만들었다. 신과함께2 네이버 1점 평점 행진을 보고 1점이 알바일까 5점이 알바일까 의심했던 어제의 기억에 진실된 평점을 행했던 1점 평가자들에게 미안함이 느껴질 정도다.
영화를 진행하려고 영화적 연출을 핑계로 어색함을 만들었다. 영화적 허용은 관객이 이해해줘야 영화적 허용이 되는거지, 공중에 떠올랐던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싸움을 끝낼 정도로 발빠른 저승차사들이 차 타고 눈 앞을 지나가는 용역들을 놓쳐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던가, 성주단지는 이미 한참전에 부딪쳐 깨졌을텐데 집에 도착해서야 성주단지가 깨졌다며 힘들어하는 성주신 등. 등장인물이 늘어나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출연료가 모자랐는지 원작의 나머지 가택신 생략.
원일병과 박중사인가 박중위는 좀 더 이승에서의 이야기도 해볼맘직했다고 생각한다. 증인의 수단으로만 내세우고, 번갯불에 콩구어먹듯한 시간제한도 설정하고, 그래서 보는 사람은 '아니 빨리 니가 그랬다고 대답이나하고 퇴장해;' 라는 생각을 가지고 마음 급하게 재촉만하게되고. 그리고 저승차사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느라 부족해진 이승의 이야기. 영화의 중심주제가 대체 뭔가? 김수홍의 환생이야, 저승차사들 한풀이야, 현동이 도와주기야?
원작에서는 초반에 강제철거와 관련된 고충을 보여주어 현동이네의 난처함을 보여주고, 그와중에 저승차사들이 할아버지를 데려가려하고 가택신들이 필사적으로 그를 지키고, 용역이 깽판을 치느라 긴장이 고조되는데 영화에서는 저승차사들이 할애비를 도와 용역들을 손쉽게 해치워놓으니까 영화 전반에 쓸데없는 평화가 가득하다. 진짜 쓸데없이 평화롭다. 영화에 이런 평화는 필요없다 있을만한 위기가 있고 그걸 격파해서 쾌감을 느끼게 해줘야지. 그것도 개봉시기 잘잡아 다함께편하게 보러가는 국민영화 표방하고있으면... 솔직히 차사들의 이야기도 나는 '안물안궁'의 기분을 계속 느꼈다.
... 그리고 정확한 직함은 모르겠는데 대왕들 옆에서 내시마냥 거들고있는 부하들 있잖아요? 1편에서도 그랬지만 지나치게 망자를 지옥형으로 조지려고 안달난 모습으로 나와서 짜증스러움이 느껴진다. 영화 내에서도 '이것들은 망자들 조져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나? 변태새끼' 비슷한 말을 재판관이 하는걸로 관객의 기분을 대신해주지만. 대신해주는걸론 부족하다. 지나치다고 느끼면 좀 자제하던가 해야지... 판관이 무슨...
중간의 쥬라기공원은 쥬라기공원에 대한 오마주겠죠? 오마주는 무슨 이 영화에서 공룡이 튀어나오는것자체가 가당키나합니까? 김수홍이 무서워하는 것으로 공룡을 내세우고 갑자기 랩터떼가 나오더니 티라노사우루스가 그뒤를잇고 모사사우루스가 김수홍과 강림을 집어삼켜서 그다음 지옥역까지 수영해서 데려다준다니까? 시나리오작가님, 술자리에서 얘기하다가 농담으로 나온 말들 그대로 집어넣으셨죠? 망자가 생전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나타나는 구간이라는 설정자체는 좋잖아요 근데 이게 최선이 아니라는건 누구나 다 알수있지않나요?
무엇보다 기분이 더러운건, 아까도 쓸데없이 평화롭다고 했듯이 이 영화는 클라이막스가 없다는거다. 이승의 허춘삼 이야기(&차사들 옛날기억팔이), 저승의 김수홍 이야기를 오가며 몰입감을 떨어트린다. 일반적인 영화면 김수홍이 온갖 역경을 이겨내서 결말에서 환생을 하는게 클라이막스여야 하고 관객들이 거기서 감동을 받거나 안도를 하거나 해야되는데 차사들 얘기 끼워넣느라 환생조차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는 이야기가 되었다. 김수홍 환생해서 안심하고 감동한 사람 계신가요? 나는 이게 영화에 있어서 정말 큰 단점이라고 생각했다. 잔잔한 영화와 클라이막스없는 영화는 다르다...
그리고 성주신이 그 집안사정에 할애비 돈으로 펀드주식을 해서 빚을 졌다는 말도안되는 정떨어지는 설정... (후반에는 이걸 또 이용해먹어서 주식이 오르는 결말로 끝나고... 진짜 뻔하기 그지없다.) 성주신이 전생에 화가여서 길거리낙서를 끝장나게 잘한다는 진짜 쓸데없는 자투리 설정.
차사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며, 수없이 많은 인간 중 특별하지도 않을 그들의 이야기를 특별히 조명하는 모습자체가 이해가 가지않았다. 왜 강림의 아버지인 일개대장군인 강문직을 염라대왕이 자기 뒤를 이을 염라대왕에 추서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강림이 뒤졌을 시점에 강문직은 이미 염라대왕이었을테니 살아생전 죄 많이 지은 강림이 죗값을 치루라는 얘기로 굳이 차사직을 맡은건 애비인 강문직이 염라대왕이었기 때문이었겠지... 저승이 가족놀이터인가?
팬들이 아쉬워하던 진기한 이야기를 끼워넣는 원작팬에 대한 존중은 좋았다. 그리고 나가려니까 쿠키영상 있다고 일일히 말해줘서 세워놓는 친절한 영화관 직원분도 감사했습니다. 근데 이영화는 아닙니다. 그냥 저는 그랬어요 영화를 봤는데 기분이 좋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