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곧 5개월 되는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제가 요즘 배운 것들 중에 참고가 될만한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1. 고관절 탈구
아기가 2개월이 되었을 때, 잠깐씩 어린이집에 맡겨야 할 일이 있어서 어린이집 이용을 위한 건강검진을 받았어요.
1개월 검사때 종합병원에서 아무 문제 없다고 진단받은 아기라 별 생각 없었는데 "고관절탈구가 의심되니 의대부속병원에 소개장을 써주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고관절 탈구라는 게 어떤거냐면, 위의 그림에서 아기의 왼쪽 다리(우리가 볼 때 사진 오른쪽)뼈의 머리 부분이 골반에서 빠져있는 거에요.
위의 사진은 완전히 탈구된 상태인데, 이정도 탈구는 일본에서 신생아 천명당 3명 정도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 아기처럼 머리부분이 약간 삐져나온 정도의 "아탈구"는 그 발생 빈도가 훨씬 높아요.
고관절 탈구는 어른인 우리가 보기는 뭔가 아파보이지만 아기들은 전혀 아프지 않고, 그 상태가 심하지 않으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조기에 발견해서 보조기를 차면 대부분이 교정 가능합니다.
저희 아기는 양다리 모두가 경미하게 탈구된 상태라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표가 안났어요.
마침 제가 간 병원 선생님이 굉장히 실력이 있으시고 건강검진 받는 모든 아기들 고관절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곳이라 아주 일찍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의대부속병원으로 소개장을 받았지만, 소아정형외과 선생님이 상주하시는 게 아니라 3주 지나서야 첫 진료를 받고 바로 보조기를 착용했습니다.
이런 느낌.
보조기는 의사선생님에 따라 옷 위에 차기도 하고 맨살에 차기도 해요.
맨살에 차면 24시간 내내 절대 풀지 못하는 대신 보조기 착용 기간이 짧고 옷 위에 차면 기간이 긴편이라고 합니다.
보조기를 차고 일주일 뒤에 교정이 되었는지 확인합니다.
교정이 되었으면 그 때부터 8주간 보조기로 고정을 시켜요.
교정이 안되었으면 이 보조기로는 치료가 안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보정기를 벗고 깁스를 하거나 수술까지도 고려하게 됩니다.
저희는 다행히 일주일 후 잘 교정되었기 때문에 8주간 보조기를 착용하게 되었습니다.
그 말은, 8주간 목욕을 못한다는 것이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6월까지는 괜찮았는데 7월되니 아무리 머리를 감기고 물수건으로 닦아도 냄새가 나더라구요.
어린이집 선생님께 항상 죄송했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8주를 보내고 지금은 보조기 풀고 날아다닙니다.
고관절탈구는 뱃속에서 탈구되어 태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출생 후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주의해야하는 게 다리를 잡아당기는 행위에요. 대표적으로 쭉쭉이 체조가 있죠.
저희 아기도 영아산통이 심한 시기가 있어서 배 맛사지와 쭉쭉이 체조 많이 시켰는데, 의사샘이 "쭉쭉이 체조는 백해무익"하다고 하셔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기의 다리를 쭉 편 상태로 안는 슬링도 좋지 않아요.
요런 거...
물론 모든 아기가 이렇게 하면 탈구가 되는 건 아니지만, 피할 수 있는 위험은 피하는 게 좋겠죠.
위의 왼쪽처럼 다리가 아래로 축 늘어지는 아기띠도 좋지 않아요.
위의 그림처럼 아기 다리가 M자가 되도록 안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 태어난 아기, 여자아기, 첫아기,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관절탈구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2. 3~4개월 아기 콧물
저희 아기의 고관절탈구를 발견해주신 의사샘은 이 지역에서는 상당히 신뢰받는 소아과 전문의 선생님입니다.
평일에도 예약없이 가면 2시간은 기다려야하는 병원이에요.
이유 중 하나는, 선생님 설명이 아주 이해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저희 아기가 3개월 좀 넘어서부터 콧물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밖으로 줄줄 흐르는 건 아닌데, 잠잘 때만 콧속이 막혀있는 느낌적인 느낌?
열도 없고 기침도 안나고 밥도 잘 먹으니까 병원에 가야한다는 생각도 못했어요.
위에 쓴 것처럼 고관절탈구 보조기를 차기 시작한 때라 피곤해서 코를 곤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린이집 선생님이 "젖병으로 모유 먹을 때 힘들어해요"라고 알려주셔서 병원에 갔습니다.
(잠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지만,
저는 외국에서 아기 키우다보니 일찍 어린이집 보내서 보육 선생님들과 이야기하는 게 정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부분도 캐치해 주시고, "이 시기에는 이런 발달과정을 클리어하도록 이렇게 지도하겠습니다"라고 알려주시기도 하구요.)
병원에서 들은 의사선생님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ㄱ. 아기들은 3개월이 지나면 엄마로부터 받은 면역력이 약해지기 시작한다.
ㄴ. 면역력이 약해지면 콧물이 늘어난다.
ㄷ. 코-목-눈-귀는 연결되어있다.
ㄹ. 콧물이 많아지면 먼저 목으로 넘어간다. 그러면 기침이 나고 가래끓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ㅁ. 아기의 위장은 작으므로, 콧물을 많이 삼켜 위장이 찬 상태에서 기침까지 하면 토하기도 한다.(깜짝 놀라겠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ㅂ. 다음 단계가 되면 콧물이 눈쪽으로 가서 눈꼽이 많이 낀다.
ㅅ. 그 다음 단계가 되면 콧물이 귀로 가서 중이염을 일으킬 수 있다.
ㅇ. 이 시기의 코막힘은 쉽게 낫지 않으므로 서두르지 말되 항상 주의해야한다.
중요한 것은 "중이염"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그 전에 콧물을 컨트롤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콧물이 나는 것은 면역시스템의 당연한 증상이므로 무조건 콧물을 안나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구요.
지금은 코 속의 분비물을 조절하는 약과 기관지를 넓히는 약을 받아온 상태이고, 콧속이 많이 막히면 흡입기로 빼내주라고 하시네요.
장마철이라 방안 습도 걱정은 안해도 되는게 다행이라면 다행...
혹시라도 3~4개월 즈음에 콧물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병원에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중이염은 무서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