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선생님
3년전쯤 지금 다니고 있는 곳 말고 다른 휘트니스 센터를 잠시 다닌적이 있는데
그곳은 요가 수업이 무료였다. 평소에는 요가 같은건 1도 관심이 없었는데
왠지 문득, 정말 그야 말로 본연의 문득, 요가 수업이 듣고 싶어졌던 날이 있었다.
그때 나는 헬스장에 혼자 다니고 있었고,
남자인 나는 왠지 여자들만 있던 요가 수업에 꼽사리 끼기가 부담 스러웠다.
일주일정도를 고민했을까, 고민 끝에 용기내서 요가 수업에 들어가보기로 했고
8시에 시작하는 요가 수업에 미리 들어가서 앉아 있기는 조금 부담이되어
미리 7시 40분에 강의실 제일 뒷쪽 구석자리에 요가 매트를 소심하게 깔아두고
7시 59 30초에 쓱 들어가서 사람들이 나에게 시선을 주기 전에 수업을 바로 시작할 요량으로
밖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7시 59분이 되어 나는 타던 자전거를 멈추고 요가 강의실 문을 열었는데
앗!뿔!싸!
이미 한 20여명 정도의 아주머니들이 쭈르륵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고
내가 문을 엶과 동시에 아주머니들의 시선이 나에게 꼿혔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 마음의 부담감이 그렇게 느끼게 했다)
태연한척 하며 자연스럽게 구석자리에 미리 깔아둔 매트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시선들은 계속 나를 따라왔고 (물론 내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일부의 장난꾸러기 같은 아주머니는 진짜로 노골적으로 신기하다는듯 처다봤다
나는 등에서 땀 한방울이 살짝 흘러내리는 것을 느꼇고
자연스럽게 매트 옆에 있던 12 kg 짜리 캐틀밸을 들며
"아 ㅎㅎ 이거 가질러 왔어요" 라고 말하며 진짜 말그대로 멋쩍게 웃으며
어설픈 발연기와 함께 캐틀밸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지금 다니는 헬스장에도 요가 수업이 있어서 저번의 실패를 극복하고
요가 수업을 들어보려고 3년전과 마찬가지로 8시 요가 수업이 시작하기
1분전 7시 59분에 은근슬쩍 요가 강의실 문을 열었는데
열댓분 정도 되는 분들이 미리 와서 앉아 계셨고
그중에 남자 수강생이라고는 1도 없었고
느낌상 3년전 요가 수업 도전 실패와 비슷한 시츄에이션이 일어 날 것 같음을 직감했다.
문을 열자마자 요가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는데
요가 선생님이 내 눈에서 동공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보셨는지
"어?! 잠깐만요!!! 지금 나가시려고 했죠?? 나가지 마세요!!!"
" 괜찮아요!! 들어와요, 나가지말고 들어오세요" 라고 하시며 나를 불렀다.
동공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고 잠시 정신이 나간와중에
"아? 네? 네" 하고 들어갔고 3년만에 요가 수업을 받아봤다.
요가선생님
- 눈치 100단
- 센스 100단
- 특징 : 요가를 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