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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림자가 사라졌다. #2
게시물ID : mystery_89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비는자유
추천 : 1
조회수 : 9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7/17 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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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옥탑방에 도착한 진호는 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자신이 진짜로 200만원을 빌리기는 한 건지 
순간 헷갈리기 시작했다. 
왜냐면 극악무도한 녀석의 입에서 
그림자를 가져가겠다고 한 것이 그 남자와 분명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밖은 이제야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진호는 해가 산을 넘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과는 다르게 이곳은 
퀴퀴하고 탁한 공기만이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왠지모를 씁쓸함이 밀려왔다. 
 
 

아! 습-  

눈이 빠질 것 같은 두통에 관자놀이를 짚으며 
진호는 잠에서 깼다. 
분명 해가 지는 걸 보고 있었는데. 
어제 있었던 일이 분명 정신적인 충격을 준 것이리라. 
그래서 필름이 끊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소 있었던 편두통과 불면증 때문일 수도. 

 띠리링 띠리링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세워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손을 더듬거렸다. 잠겨있던 목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쌩깔 때는 언제고 전화질이냐.”  

“미안. 네 사정은 애들 통해서 들었어. 
부탁했던 200만원 빌려줄게.”

대학 때 가장 친했던 친구이기에 자존심 내려놓고 
부탁 한번 해보자고 문자,카톡,전화까지 총동원해서 
연락을 했었다. 하지만 한달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근데 이제와서. 
더 일찍 연락을 주지 않은 친구에게 짜증이 밀려왔다.  

“됐어. 끊어.”  

분명 사정을 알고 빌려주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더욱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고 바닥에 폰을 내팽겨쳤다. 

“x발 대기업 들어갔다고 유세 떠는거야 뭐야!” 

 5년 동안이나 서울로 올라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자신이 갑자기 작고 한심해져 고개를 떨구었다. 
전화를 끊고 폰을 쥐고 있던 그의 손에서 뭔가 찐득거렸다.  
진호의 얼굴이 갑자기 새하얗게 질렸다. 

“뭐야 이거.. 피?”  

손을 시작해서 옷 소매와 어깨까지 진호의 옷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그는 알 수 없는 긴박한 두려움에 휩싸였다. 
게다가 어제 초저녁부터 기억이 없어서 
더욱 혼란스러웠다. 
아니 분명 쓰러져 자고 있었기 때문에 
모르는 건 당연했다. 
정확히 일이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위험한 일에 연루됐다는 걸 감지했다. 
우선 입고 있던 옷을 재빨리 갈아입고 
피 묻은 옷을 세탁기에 넣었다. 
화장실로 달려가 피 묻은 손을 씻으려는데 
세면대 위에 자리한 낡은 거울에 짤막한 메모가 있었다.  

“내가 누구게?” 

 그는 분홍색 립스틱으로 휘갈겨 쓴 메모를 보고 
온몸에 있는 신경이 쏠리는 듯했다. 

 “이건 내 글씨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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