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가문을 부흥시키고자 노력 하던 중 이베리아 반도 초입의 한 작은 공작가에 혼기가 찬 여식(16세)이 있는걸 발견했습니다.
일개 변두리 백작인 나를 쳐다보지도 않던 공작에게 영지재정이 휘청일정도의 선물공세 끝에 마침내 공작의 호감을 사는데 성공.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침내 백작위 후계자인 나의 외아들과 공작가의 막내딸의 결혼을 성사시켰습니다.
우리 가문을 부흥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작가 며느리를 들일수 있었던 것은 그 아이가 후계 우선순위에서 멀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공작가와 혈연 관계를 맺었으나 공작은 3남 2녀가 있어 며느리에게는 아무런 계승의 권한이 없으므로, 공작가를 삼키기 위해서 며느리의 보다 상위 상속자인 형제자매 4명을 없애야 합니다.
의심받지않고 4명이나 없애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네요.
오랜 모략과 음모 끝에
각각
장남은 발코니 난간에서 추락사.
차남은 사냥 중 날아온 화살에 사고사.
삼남은 독이 든 포도주를 마시고 독사.
장녀는 불쌍하게도 의문의 폭발에 의해 폭사.
모두 근심 걱정 없는 저세상으로 보내주었습니다.
사돈인 공작은 자식들을 잃은 슬픔에서 인지 몸이 약해져 폐결핵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곧 자식들을 따라갔습니다. 내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되겠네요. 고맙게도 말이죠.
드디어 최우선 상속자인 며느리의 공작위 즉위.. 공작가의 모든 땅과 재산은 며느리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미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었고 공작이 된 며느리도 시집올 때의 예쁘고 파릇한 10대가 아닌 40대의 문턱으로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가문의 부흥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들과 며느리 사이에 대를 이를 자식이 없다면 모든게 수포로 돌아갑니다.
우리가문이 온전하게 공작가의 모든것을 차지하려면 손자가.. 아니 손녀라도 있어야 합니다.
기나긴 고심 끝에 며느리를 유혹하기로 결정 합니다. 아들에게 미안하고 괴롭지만 가문의 부흥을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선물 공세로 며느리의 호감을 사려 했지만 이미 큰 부를 얻은 며느리의 성에는 차지 않았을겁니다.
하지만 며느리도 내가 싫지만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밀회를 가지게 되고 그 후를 몇번인가 더 만남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아들이 아내의 외도를 알고 분노하였고 그 상대가 아버지라는 것을 알고는
세간의 이목에도 신경쓰지 않고 공개적으로 아버지를 참살하고 맙니다.
친족 살해자라는 불명예를 감수하고 분노에 몸을 맡겨버린 것이지요.
그리고 얼마 후 며느리의 배가 불러왔습니다.
아들은 아내의 뱃속의 아이가 누구 아이인지 몰라 괴로워서인지 아버지를 죽인 충격에서 인지 술독에 빠져 지내다가
아내의 아들 출산 약 2달 후 백작가 저택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십오년 후.. 장성한 나의 손자..는 며느리의 작위와 영지를 모두 성공적으로 계승하였고 이제 위대한 우리 공작가문을 천년만년 부흥시키며 이어나갈 것입니다.
ps. 손자가 성인이 되고 몇년 후 프랑스 왕위 찬탈 내전에 찬탈자 파벌에 속해 참전하였지만 패배하여 프랑스왕성의 비밀 지하감옥에서 생을 마감하였고 소유 영지는 갈기갈기 찢겨 다른가문에 나뉘었습니다. 가문의 부흥과 몰락이 이렇게 극적으로 찾아온것은 처음이라 플레이기를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