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마트에 가서 고양이 노란 사료를 두 포대 샀다. 차 트렁크에 그대로 있다. 비가 와서 몬 꺼낸다.
우리 아파트 임원회의실은 아파트 관리장비와 비품 창고겸용으로 쓰는데...
냉장고가 2대다.
작은 게 냥이 전용 사료실. 크헠ㅋㅋㅋㅋㅋㅋㅋ
큰 건 직원용 냉장고.
종종 빼꼼하게 임원회의실 문을 열어놓고 새벽 3시까지도 열어놓는다.
와서 밥 묵고 놀다 가라고. 안쪽에는 소파 위에 푹신한 커텐도 접혀져서 놓여있다.
그러면 하루종일 와서 늘어지게 자다가 간다.
물론 내가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날만 하루종일.
아까 보니 비가 철철 오는데 흠뻑 젖은 털 뒷모습의 고양이가 보였다.
턱시도....!
내가 턱시도라 이름 붙인 냥이.
밥먹으러 왔네.
완전 까만데 입 주변만 하얀 냥이라서.
냉장고 옆 벽지는 손톱정리하는 놈들이 벅벅 긁어서 다 벗겨졌다.
주민들이 버린 고양이 손톱 정리 판을 많이 모아놔서 시원한 여름 저녁에는 회의실 앞 문 옆에 내다놓는다.
그러면 뭐가 그리 좋은지 오는 고양이마다 그 위에 누워서 원두막 기분을 내는 것 같다.
이리 비오는 날, 냥이들이 내 차 밑에는 비가 줄줄 흐르고 발바닥도 불편할 것 같아
회의실 심야개방해서 오며 가며 밥묵고 가게 해주는 중.
냥이들아, 내 소원이 있다믄...
느긋들, 털 좀 쓰다듬어봤으면 좋겠쓰.
이 인정머리 없는 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