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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인별 총평
게시물ID : soccer_1824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SCII_code
추천 : 8
조회수 : 133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6/28 15:42:50
2018월드컵의 지극히 개인적인 총평을 해 보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스웨덴전은 일이 있어 후반 10분 정도부터 봤고 나머지는 전 경기 시청했습니다.
우리나라 경기는 흥분한 상태로 객관적이지 못한 시선으로 시청했지만 가능하면 객관적으로 기술해보고자 합니다.

1. 손흥민
앞으로 꽤 오랫동안 대한민국은 손흥민의 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럴듯한 공격이 이루어진 모든 순간에 손흥민이 있었고, 슛 다운 슛도 거의 손흥민만 했던 것 같네요.
다만 본인에게 주장 이상의 압박감이 있는지 슈팅이 클럽 경기보다는 투박해진 느낌이 있었습니다.
긴장, 부담감 등 때문이겠죠. 이걸 이겨내는 것이 "월드클래스"겠죠.

2. 황희찬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지만 무언가 조금 부족해 보였습니다. 패스, 슛 등의 마무리가 투박하다고 느껴지더군요.
아직은 어린 선수이니 조금 더 성장을 기대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독일전에서의 다소 맥빠진 듯한 움직임과 이른 교체를 보며 무슨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3. 이승우
정말 많이 아쉽습니다. 규제에 걸린 1년 동안 축구뿐만 아니라 신체적 성장도 멈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 작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강하게 압박하는 수비 상대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스웨덴전에서는 나쁘지 않았으나 멕시코전에서 보인 거친 모습은 아직은 어려서인지 지나치게 흥분한 것 같아 우려스럽더군요.
정신적인 부분은 경험이 쌓일수록 나아지겠지요.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할만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4. 기성용
모든 선수가 (심지어 손흥민마저도) 거친 느낌의 부정확한 패스를 하는 대한민국 팀에서 
유일하게 "유럽 급"의 패스를 보여준 선수. 언제나처럼 자신의 장기인 패스와 조율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수비의 실수나 빈 공간을 최대한 메꾸는 모습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공격의 모든 시발점도 기성용에서 시작되고요. 혼자 너무 많은 역할을 하다가 무리가 온 것 같습니다.
알아봐 주는 감독이 있는 좋은 팀을 만나서 더 발전했으면 합니다.
기성용 선수 자체가 외모와는 다르게 경기장에서의 성격이 거친 편이라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만
주장으로서 흥분하는 선수를 다독여 주는 부분은 조금 아쉽더군요.
(특히 멕시코전 많이 흥분한 이승우 선수를 좀 진정시켜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5. 구자철
기성용이 수비를 맡아주면 공격작업은 구자철이 해 주었으면 하는 설계였을 텐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선 거의 역할을 못 해준 게 아닌가 아쉽습니다.
독일전에서는 기성용이 빠진 부분을 체력이 고갈될 때까지 열심히 뛰어준 부분은 선배로서 매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6. 문선민
빠른 발과 민첩성을 가진 선수. 하지만 그것 하나만 있는 선수
이리저리 휘저어주어서 수비라인에 부담을 주는 플레이는 정말 좋지만
중요한 시점에서 우물쭈물하거나 거친 패스로 맥을 끊어버리기도 해서 많이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아보이더군요. 딱 다운그레이드된 차두리 ver 2.0같은 느낌. 

7. 정우영
처음 발탁됐을 때부터 기성용의 후보선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포지션이 거의 완전히 겹치거든요. 장거리 패스를 뺀 기성용의 마이너 버전이라서..
덕분인지 독일전에서 기성용 빈자리를 구자철과 함께 잘 매운 것 같습니다.

8. 주세종, 고요한
솔직히 이 두 선수는 거의 안 보였습니다. 제가 주의 깊게 못 봤다고 해야겠네요. 
그래도 노이어를 앞에 두고 장거리 어시스트를 한 주세종은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9. 이재성
공격형 미드필더의 모든 자리에서 뛰었던 선수죠. 좌,우,중앙 가리지 않고 빈자리를 메꿨고 또 최선을 다해준 것 같습니다.
덩치 큰 세계의 수비수들 앞에서도 주눅 들진 않았지만, K리그에서 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진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 세계의 벽을 느꼈으니 본인을 잘 갈고닦길 기대해봅니다.

10. 김영권
본인의 능력을 모두 보여준 대회였던 것 같습니다.
선수 마킹, 슈팅 차단, 헤딩경합, 커버플레이까지..
잔실수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수비수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준 보물이었습니다.

11. 장현수
사실 장현수 선수와 조현우 선수에 대한 평가를 위해 이 글을 쓰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장현수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요. 
어릴 때부터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어 소속팀, 대표팀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다 수행했던 선수이고
그러다 보니 냉정하게 어느 하나 잘하는 포지션 없이 여러 포지션에서 그럭저럭 인 선수가 되어버렸더군요.
논란이 많겠지만, 경기를 보는 시야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홍명보 선수도 다른 수비적인 능력은 중간이거나 그 이하인데 수비조율 하나로 대한민국 최고의 수비수로 군림했던 것처럼
장현수 선수도 그런 유형의 선수가 아닐까 합니다. 독일전 막판 2개의 크로스가 막히긴 했지만, 루트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수비 빈자리를 메꾸는 플레이 자체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수비수로서 정말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뒤로 달리며 들어오는 선수를 막아주는" 플레이는 거의 최악에 가깝더군요.
뒤로 달리는 것도 벅차서 공격수가 들어오는 걸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혼자 두었죠.
또한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영향인지 태클을 지나치게 선호합니다. 
그냥 막아서면 되는 상황에서도 태클로 저지하는 모습이 3경기 모두 나타납니다.
잘 모르겠지만 소속팀에서는 더블 볼란치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책임한 태클이 이루어졌습니다.
(심지어 최종 수비수라면 해서는 안 될 손의 움직임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이러한 부분은 골키퍼나 수비 커맨더가 이야기를 해 줘야 하는데.
이번 대표팀 수비 커맨더는 본인이었죠. 
간단히 정리하면, 다양한 재능 때문에 다양하게 활용되다 무엇하나 최선이 아닌 이상한 "잡케"가 되었습니다.

12. 이용
수비는 괜찮습니다. 딱 그 정도 괜찮은 정도. 공격작업이 많이 아쉽더군요. 
풀백이 이렇게 느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순간 속도 자체도 "풀백치곤" 느린 것 같고요.
그래도 엄청 열심히 뛰고 "몸을 아끼지 않고" 도움이 되려 노력하는 모습은 인정해줄 만했습니다.
음.... 후세계획에 문제는 없겠죠?

13. 김민우
무엇하나 눈에 띄지 않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못 하는 것도 아니고 뭐 그저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만...네.. 스웨덴전... 아마 평생의 악몽일 것 같아 안타깝네요...

14. 윤영선
김영권 같은 안정감은 없어도. 악으로 깡으로 열심히 막는 것 같더군요.
아마 본인과 팀을 위해서도 있었겠지만, 장현수 선수를 위해서 더 그래 준 것 같아요.

15. 홍철
본인의 장점은 다 보여준 것 같습니다. 홍철은 언제나 수비가 불안하다 느꼈는데
본인이 이 악물고 뛰고 문선민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그 부분도 많이 드러나진 않았고요.
독일의 무서운 오른쪽 라인을 잘 막고, 공격 시에도 특유의 재기 넘치는 플레이를 다소 보여준 것 같습니다.

16. 박주호
ㅠㅠ 많은 걸 보여주고 싶었을 텐데 ㅠㅠ

17. 오반석, 정승현, 김승규, 김진현
힘내요. 그래도 당당해지세요.

18. 조현우
장현수와 더불어 이 글을 쓰 게만든 장본인이죠.
지금 각종 칭찬으로 도배가 되고 있는 와중에 비판을 먼저 해볼까 합니다.
먼저 킥능력입니다. 가장 큰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 
한 번도 정확하게 날아간 적이 없었고 대부분을 상대 선수에게 혹은 어이없이 아웃시켜 공격권을 넘겨주고 불안하게 만들더군요.
흥분해서인지 원래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수비조율입니다.
어디가 비었다. 어디를 미리 커버하라고 하는 수비조율능력은 좀 부족해 보였습니다.
물론 공격수를 놓친 장현수를 비롯한 선수들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그 부분을 골키퍼의 조율능력으로 다소 커버할 수 있는데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수비의 실수가 더 부각된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 분위기상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은 확실히 보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에도 골키퍼 하면 안정감과 반사신경이 언급됩니다.
안정감은 이운재, 반사신경은 김병지가 많이 언급되지요. 그 후배세대는 안정감 정성룡, 반사신경 김승규이고요.
조현우는 굳이 구분하자면 김병지 유형이 아닐까 합니다.
재미있는 건 다들 아시다시피 김병지 선수도 수비조율이 매우 좋은 선수였어요. 
다만 그 부분에서 이운재가 압도적이었기에 언급이 안될 뿐이지요.
조현우 선수는 수비조율 부분을 보완하지 않으면 김병지 선수 이상으로 크긴 어렵다 느껴집니다.
커버 범위도 살짝 부족해 보이지만 큰 문제는 아닌 듯하고요.
뭐 단점만 나열하다 보니 좀 우스워졌지만 조현우 선수 "뭐 이런 선수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잘하더군요.
비교하시는 것처럼 맨유 수비가 무너졌을 때의 데헤아를 보는 듯했습니다.
앞으로 정말 기대가 되는 선수고 군 문제 해결 후에 좋은 팀에 들어가서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하다 보면 앞서 말한 단점은 충분히 보완될 것 같습니다.
K리그에서는 잘하는 줄 알고있었지만, 진짜 보물을 하나 건진 기분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신태용 감독.
제가 수년간 신태용 감독을 보면서 느낀 건
"맞춤 전략"입니다. 자신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상대 팀에 맞는 "맞춤 전략"을 짜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전략이 어떨 때는 기발하다 못해 다소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상대 팀 분석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요.
국내에는 이런 전략형 감독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그 1차 전략이 통하지 않을 때는 팀이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1안을 짜는데 너무 에너지를 쏟은 바람에
2, 3안(1안이 안 통했을 때)은 준비가 부족한 느낌이랄까요?
1안이 안 통한 대표적인 예가 스웨덴 전이죠. 안 통하면 재빨리 전술적 변화를 줘야 하는데 후반 20분이 넘도록 아무런 변화도 주지 못했습니다.
1안이 잘 통하면 독일전 같은 경기가 나오는 거고요.
이러한 부분을 메꿔줄 수 있는 수석코치가 있거나, 아니면 본인이 전술을 짜는 수석코치가 되었을 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신 감독의 단점 중의 하나는 상대방 분석을 통해 맞춤 전술은 잘 내는데, "우리의 축구"를 하는 모습이 많이 아쉽다는 것입니다.
짧은 패스의 스페인, 짜임새의 독일, 패스 게임 일본 등등 각 나라나 팀마다 특유의 모습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한 데
신감독이 지휘했던 여러 팀은 이런 부분이 아쉽습니다. 이번 국가대표팀도...
아! 이 이 사람은 이런 축구를 하는구나! 하는 게 안보이더군요.
아직 감독치고는 많은 나이가 아니니 어찌 변화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월드컵 개인별 총평입니다.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으실 것 같은데 댓글로 비판해주셔도 괜찮습니다 ^^
그래도 기분 좋은걸요! 대한민국!!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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