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곧 정규직 채용을 앞둔 직장인이자 자취생이고, 남자친구는 저보다 한살 어린 애기상병이에요.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기 전에 대학에 잘 다니고 있긴 했지만 졸업할 마음은 없다고 하네요. 경찰고시를 치고 경찰 합겹하면 바로 그만두고 싶다고.
사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쉴새없이 일을 하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하지만 생활전선에서 살아남기 급급하던 제 상황때문이었을까요, 연애가 힘겹고 감정낭비라고까지 느껴질때가 종종 있었어요. 남친의 무뚝뚝한 말. 위로대신 해결책을 주려던 것들. 나를 주제로 한 너무 가벼운 농담들. 되게 많이 울고 싸웠어요. 헤어지자고 했던것도 세번은 넘지 싶네요. 구구절절이야기하기가 너무 긴 이야기라 하나하나 말하지는 않을게요. 다만 누가 들어도 '남자가 어리네'라는 말이 나올만한 일들이었어요.
어쨌든 그 애가 군대에 간지 이제 1년이네요. 그동안 단 한번도 한 눈을 팔았던 적 없어요. 동시에 온마음 바쳐 헌신하지도 않았구요.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서. 다만 기본적인 애정은 언제나 그애에게 쏟았어요. 회사에서 5분 짬내어 통화하고, 한번이라도 전화를 못받으면 설령 그 이유가 부득이한것이라해도 미안하다고 달래주며 1년을 보냈어요.
그런데 곧 발령이 날 지도 몰라요. 이 직장은 5년에 한번정도 전국적으로 발령을 내거든요. 그애 전역은 내년 4월인데 올해 9월에 제가 이 지역에 없을수도 있는거에요.
군대를 기다린 그 시간이 아깝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 이후를 생각해보면 많이 막막하네요. 전역해도 그 애는 대학생, 저는 직장인... 답답해서 주절거려봐요. 사랑만으로 극복이 가능할문제일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