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는 꼬꼬마 조카들이 있습니다.
조카들은 공룡을 좋아합니다.
음.. 사실 둘째 조카는 공룡을 좋아하는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큰조카는 확실히 좋아합니다.
제가 놀아줄때면 계속 티라노사우르스니 벨로케라톱스니..
뭔가 사우르스 친척들을 자주 그려달라해서 무한 공룡 그림지옥에서 허우적 거리기를 무려 2년..
큰조카는 최근 곤충으로 관심사가 옮겨가서... 난이도는 줄었지만
벌레를 싫어하는 저로서는 고통이 늘어났습니다.
(다리 6개 이상 생물 극혐...)
그래서 복수를 위해 조카들에게 셀프잔소리를 선물해 주려 합니다.
좋아해줄지 잔소리로 고통받을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육아게에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많으셔서 여기 올려봅니다.
우선 그릇을 준비합니다.
끼니때마다 고통받을 수 있도록...
피해갈수 없도록 두가지 사이즈를 준비했습니다.
반찬종지와 앞접시 싸이즈..
무엇을 먹더라도 둘중의 하나는 쓰게되겠지요.
그리고..
우선 훼이크를 위해 좋아하는 벌레를 그려보도록 하지요.
조카 뿐만이 아니라 벌레를 저만큼 극혐하는 동생도 같이 고통스러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벌레는 훼이크..
잔소리를 마구 적어주었습니다.
또 잔뜩 적어주었습니다.
고통스러워 하라 조카여....
공룡+잔소리도 그려보았습니다.
이제 조카는 어쩔수 없이 밥을 먹을때마다 잔소리를 읽으면서 셀프 잔소리를 시전하게 될것입니다.
...
큰 사이즈도 그려봅니다.
지겹게 그려온 티라노사우르스.. 를 표방한 알수없는 괴 생물체 입니다.
너무나 못생겨서 고통스럽습니다.
조카도 이것을 보면서 같이 고통받을 것 같습니다.
과연 제대로된 복수입니다.
이걸 그리면서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사실 이쯤에서 와인을 한병 땃습니다.
안주도 꺼내서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한 두잔정도 마시니 알딸딸하면서 조금 힘내서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집니다.
어디선가 자주보던 뭔가 많이 달린 공룡도 그려줍니다.
..
음..
꺼내온 안주가 취향입니다.
살라미 안주가 있었거든요.
짭짤하니 와인이 정말 잘 들어가네요.
홀짝 홀짝 마시면서 아무렇게나 생각나는대로 공룡들을 그려줍니다.
물론 공룡이 주가 아닙니다.
잔소리를 마구마구 써줍니다.
사실 잔소리가 중복된다 생각된다면..
음, 사실 잔소리라는게 자꾸 중복해야 잔소리 아니겠습니까?
(사실은 취해서.. 아무래도 애 엄마가 아닌고로 잔소리 레퍼토리의 빈약함은 어쩔수 없네요.)
이쯤에서 와인을 한병정도 마셨습니다.
못생긴 공룡 + 잔소리가 좀더 많이 생겼습니다.
아직 포크보다는 손이 더 편한 둘째조카를 위해 공룡들마다 포크를 꼭 다 그려줬는데
(포크를 든 공룡을 그리느라 추가로 고통받은 나...)
어떤 공룡은 포크를 안들었습니다.
뭐, 상관없겠지요.
공룡이 지겨워졌습니다.
다시 벌레를 그리기로 합니다.
술이 취하긴 취했나봅니다.
벌레가 덜 혐오스럽게 하기위해 빤짝빤짝한 눈으로 그려줬습니다.
하지만, 역시 고통스럽네요.
와인이 떨어진고로 여기서 우선 멈췄습니다.
아직 그릇은 몇개 더 남았는데 더 그릴지 말지는 좀더 고민해보려합니다.
이상으로..
꼬꼬마 조카들을 위한 셀프 잔소리 그릇입니다.
좋아할지 싫어할지는 모르겠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그릇을 굽기전에 한번 의견을 물어보려 합니다.
조카들이 마음에 들어할까요?
제가 고통받은 만큼 잘 쓰겠죠...?
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