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가 3월에 결혼을 했습니다. 상견례때도 제가 임신 중에 몸이 안좋았던 터라 못 가봤고, 결혼식장에서 처음 뵙고는 그 잠깐 얼굴 본게 다였고 이번에 어머님 환갑이라 만나서 아주버님과 제대로 이야기 나눈 게 처음입니다. 시댁이 워낙 다들 조용조용한 분들이라 제가 제일 시끄러운 사람이었는데, 넉살 좋고 장모님장모님 하며 잘 챙기는 사람이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환장하겠네요.
식사 자리에서 말합니다. (첫째가 마른 편입니다. 정말 잘 먹는데 말랐어요. 둘째는 매우 통통) “엄마가 집에서 맛있는 것도 잘 안해주지? 많이 먹고 살 좀 쪄야겠다~” 그래놓고는 이어서 하는 말이 “아~ 이게 바로 엄마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 첫번째! 낄낄낄” 다들 웃네요. 아, 이게 재밌는 말이구나...
첫째가 31개월인데 제가 먹거리에 좀 예민한 편이라 아직 제 손으로는 시판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먹인 적이 없습니다. 아토피 끼도 살짝 있구요. 생신이라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있네요. “오~ 오늘 **이 아이스크림 첫 개시 하는 날인가?” 먹입니다. 옆에서 시부모님들 다들 이제 이런거 좀 먹어도 돼~ 하며 같이 먹입니다. 먹는 것만큼은 표현하는 편이라 제 표정이 매우 안좋습니다. 다행인지 평소에 먹던 맛이 아니라 아이가 인상을 찌푸리며 안먹습니다. 사과 달라고 하네요. 제가 웃으면서 “엄마가 해주는 게 더 맛있지?”라고 하니 “응!”이라고 대답하는 우리 귀염둥이.. 옆에서 아주버님이 말합니다. “이런 엄마들의 의도된 질문. 그리고 아이들의 거짓 대답 ㅋㅋㅋㅋ” 다들 웃네요. 아, 이것도 재미있는 상황이구나...
아이에게 용돈을 줍니다. 한사코 아니라고 하는데 쥐어주네요. 아, 네 감사합니다. 아이가 제게 돈을 들고 옵니다. “응, 엄마가 통장에 넣어줄게~” 실제로 아기 낳고 양가에서 주신 돈, 평소에 주시는 용돈, 돌잔치때 들어온 돈들까지 모두 아이 이름으로 된 통장에 넣고있습니다. 아주버님이 또 말합니다. “저저저 엄마들의 뻔한 거짓말. 그래놓고 엄마가 다 쓰지. 믿지마~ 순진한 애기한테 엄마들이 저런다.” 그나마 신랑이 옆에서 “그런 줄 알았는데 진짜 넣더라고” 하며 수습해봅니다.
집에 와서 신랑에게 얘기하니 뭘 그런거 가지고 그러냐며 제가 예민해서 그렇답니다. 자주 볼 사람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아가씨 애 낳으면 똑같이 재미있게 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