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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양다리 전남자친구 결혼식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게시물ID : wedlock_122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qwera
추천 : 14
조회수 : 10606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8/06/16 09:53:51
안녕하세요, 약 한달전 전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결혼통보에 충격을 받아 펑펑 울며 글을 남겼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wedlock&no=12168&s_no=12168&page=3 에 남겨주셨던 댓글들 다시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정말 1주일.. 코앞으로 다가오니 기분이 더욱 심란해져서 글로 마음 정리 겸, 익명을 빌려 많은 분들께 하소연 겸 다시 글 올립니다. 
이번에도 길어질 것 같은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ㅜㅜ

시간내주셔서 써주신 소중한 댓글들과 쓰디쓴 충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잊어야겠다.. 다짐했는데도 제 미련 많은 성격 탓인지.. 그게 마음만큼 되지 않더군요.
또 사내연애다보니 직간접적으로 계속 소식을 듣거나 얼굴을 보게 되는데.. 결혼식이 점점 코앞으로 다가오니 더욱 귀에 들어오게 되어.. 좀처럼 안정이 되질 않습니다..


앞전 게시물을 읽어주신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우선 현재 전 26세, 전남자친구 32세. 제가 24살, 그가 30살이던 해 말부터 1년 4개월 교제하여 올 4월 11일에 헤어졌고.. (합의하의 헤어짐이 아닌 그로부터의 일방적인 이별통보입니다)
정확히 한달하고도 9일 후.. 5월 20일에, 그로부터 직접 결혼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문자를 받고 무너져내렸습니다. 전 얼떨떨해서 그냥 축하하고 예쁘게 잘살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리고 이를 제 승낙? (이라고 표현하기도 웃기지만) 아니 그냥 괜찮다? 의 표시로 알아들었는지, 바로 다음날 월요일..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자기 결혼소식을 팀에 공개적으로 알린 모양이더군요..
그쪽 팀원분으로부터, 이미 식장은 어디며 신혼여행지는 어디며.. 하는 소식을 전해듣게 됐습니다. "어머, 그런데 두 분이 결혼하는 거 아니었어요?" 하면서..
또 휴게실에 누워있는데 다른 몇 분이, 제가 아직 자는 줄 알았는지 그의 결혼 얘기로 소근소근거리고, 전 애써 해명하고 나와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결국 그는 저번주 금요일에 공개적으로 청첩장을 돌렸고.. 
저희쪽에는 청첩장을 안 돌리겠다 약속했었는데 딱 저희 사무실 제외하고 저희쪽에도 돌렸더군요.. 
뭐 청첩장 문제는 정말 어쩔 수 없다고 이해를 해야겠지만.. 당장 그때의 감정은 굉장한 분노와 실망이었습니다. 
얼마나 신부될 사람한테, 처가에 잘보이고 싶었으면, 얼마나 축의금 회수 욕심이 났으면..
마지막까지 내게 한 약속이며 마지막 배려며 이렇게 깡그리 져버릴 수가 있나.. 하고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기분인데.. 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른 분께 그 청첩장을 보여달라고 요청했고 청첩장에 다정하게 찍힌 그의 이름과 낯선 여자의 이름과, 식장 위치가 찍혀있는 모습을 보니..
머리로는 '아, 곧 청첩장 돌리겠지..' 라고만 추상적으로 생각하다
실제로 활자로 찍혀있는 걸 보니.. 사내 홈페이지에 어떤 사유로, 어디 여행지로 휴가 내용이 찍혀있는 걸 보니.. 
정말 확 실감이 나더군요.. 이미 그와는 끝이었지만, 이젠 정말 끝이구나..
남의 남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화장실에서 대성통곡하다 주의를 받았네요..ㅎㅎ;
정말 그날은, 충동적으로 뛰어내릴 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여자쪽은, 신부될 쪽은(전여자친구라더군요) 제 존재를 알고서도 그를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물론 쌍방이 마음에 들어 성사된 결혼이겠지만, 여자쪽이 경제력이 좋고 좀더 대쉬한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남자쪽 집에선, 여자쪽은 당장 결혼하기에 나이차도 괜찮고, 경제력 등 조건적인 면에서 월등히 낫고 양가사이도 좋고 성격도 좋고 배려심도 있고.. 등등 제겐 없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결정을 내렸고..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듯합니다.
여자쪽에서 아마, 결혼하려면 정리하고 와라, 라고 했겠지요.
뭐 그 정리 이전부터 이미 밑작업이 다 되어있던 것 같은 게 함정이지만..


식장도 사내에서 협찬하는 식장을 잡은데다, 
심지어 사귈 때 저와 5월에 제주도 가기로 약속했었는데.. 
이번 신혼여행지를 제주도로 잡아놨길래 의아해서
여자쪽이 돈도 많고 경제력도 좋다는데 왜 사내 제공 식장일까? 왜 하필 제주일까? 하고 궁금해했더니 다른 분께서 혼전임신한 거 아니냐고 하십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신혼여행을 어디로 가긴 해야겠는데 여자가 임신을 한 상태라면 장거리 비행이 불가능하니까..
일본이나 대만 같은 국외는 가깝지만 차를 못 빌리므로 많이 걷기가 힘드니,
혼전임신이라서 제주를 선택한 거 아닐까? 돈없는 일반인들도 그런 특별한 날만큼은 무리를 해서라도 해외여행도 가고 그러는데,
그렇게 사고를 쳐서 결혼도 그렇게 서두르고, 
식장도 민간 식장이 아닌 빨리 잡을 수 있는 사내 식장을 선택한 게 아닌가 하는...
거기까진 생각이 미처 못 미쳤는데 듣고보니.. 정말 다시한번 심장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더군요.
이미 혼인신고도 다 끝내고 혼전동거도 하는 상태인 것 같고.. 


그쪽 팀원들도(서로 안지 5~6년은 된.. 형동생 하는 사이입니다) 서로 신호주고 받으며 절 피해다니고.. 당사자도 대놓고 절 피해다니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는 절 보고 다른 분이 "야! 있는데?" 라고 하던 모습 보고 엄청 충격을.. 어제도 제가 아직 퇴근 안 한 걸 보고 갑자기 문자하는 것 같더라고요)

사내연애의 끝은 청첩장 아니면 사표라는데.. 정말 맞는가 봅니다.
(심지어 같은 층에, 중간에 화장실 끼고 사무실도 거의 옆입니다)
충동적으로 저도 그만두려 했지만, 퇴사 한 달 전에 고지를 해주어야 한다고 해서.. 이것도 힘들게 됐고.


헤어질 타이밍 다 잡아놓고 생일날 어디가고 싶냐 물으니, 모텔에서 관계를 가지다 출출하면 자장면을 시켜먹고 싶다던 그 사람이, 
이제 두 달 있으면 계약이 만료되어 퇴사하게 되는데 그 사실도 뻔히 알면서 당당하게 6월에 결혼식을 잡은 그 사람이,
우리 쪽에는 안 돌리겠다고 해놓고 청첩장을 돌린 그 사람이,
나와 가기로 한 여행지를 신혼여행지로 택한 그 사람이,
난 이렇게 만신창이가 다 됐는데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결혼한다고 머리도 짧게 단정하게 치고 혼자 일상생활 멀쩡하게 잘 하는 그 사람이,
다른 여자와 함께 많은 이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임신을 하여 아기아빠가 될 그 사람이,
신혼여행 후 답례품을 돌릴 그 사람이,
행복한 모습으로 결혼반지를 끼고 와이프와 다정하게 통화할 그 사람이,
절 매몰찬 얼굴로 피해다니는 그 사람이..
지금 너무너무 밉네요.

다른 분들께선 당연히, 잊으라며 세상엔 그런 일 흔하고.. 아직 20대라 그런 경험도 필요하다고 하시고.. 결혼전에 그런 경험 차라리 일찍 겪어 얼마나 다행이냐 하시는데.. 
특히 결혼적령기 남성이니 더욱 그럴 수 있다고, 저더러 잊고 그냥 그러려니 하시라는데..
머리로 이해 안 가는 바 아니나.. 마음이 머리를 전혀 따라가질 못하고 있네요.

물론 그 사람 말마따나
교제 당시에 그 사람에게 말로 행동으로 상처준 것들, 힘들게 한 것들..
결혼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어영부영한 태도로 확신 못 준 것들.. 내 수많은 잘못들..
그것들이 쌓였기에 지금의 결과가 있지 않나 생각도 들어,
아 내가 이해해줘야하는구나.. 내가 잘못해서 이렇게 된 거구나,
그 사람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는 선택이구나.. 당연한 선택이구나, 라고 생각을 해봐도.

그래 뭐 결혼한 사이도 아니고 결혼 전 연인일 뿐인데.. 단순히 연애였을 뿐인데,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려 노력해봐도.

인터넷 글 읽어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마음만 있으면 결혼식 추진하는 거 순식간이라는데, 일사천리라는데, 양다리 정말 아닐 수도 있겠다, 내 착각인가보다.. 라고 생각을 해봐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너무 힘듭니다. 이미 끝난 인연이고 남의 남편인 것을, 더이상 내가 알던 다정하던 그 사람이 아님을 잘 알지만...  
개인적으론 단순한 헤어짐만 해도 잊는데 몇 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
그렇게 헤어진지 단 한두달 만에 엄청난 소식을 접하고 주기적으로 그 사람 행복한 모습이며 분주한 신혼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듣고 하게 되니..
점점더 와장창 무너지고 저 혼자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기분입니다.

잊으려해봐도, 옷을 사고 맛있는 걸 먹으며 혼자 풀려 해봐도, 잠을 자려 해도
요즘은 늘 새벽 3시, 4시면 잠에서 깨고 그 사람 꿈을 자주 꾸고, 깬 이후로 잠에 다시 못 들고 그대로 출근하는 날이 많습니다. 점심 거른지도 오래됐고..

출근할 때 일부러 평소보다 더 신경써서 옷입고, 아무렇지 않게 다니는 모습을 보며
이젠 제가 괜찮아졌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이젠 받아들였다고 생각하겠죠
그 사람은 아마..
수많은 사람들도.. 뻔히 알면서 다들 결혼식에 가서 축하해주고 웃어주겠지요..
정말 유치하지만.. 구질구질하지만
그 부부, 진심으로 저주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루에도 불쑥불쑥, 차에 무슨 짓을 해놓을까.. 식장이라도 가서 공개망신을 시킬까.. 싶다가도 "봐. 역시 저런 애랑 헤어지길 잘했다" 소리 나올까봐 하지도 못하겠고..
얼굴도 모르는 여자지만 그와 황홀하게 신혼을 즐기고, 축하를 받고, 아빠엄마로서 행복하게 살 그런 모습이, 오만가지 절망적인 상상이 저도 모르게 듭니다..

이제 시험이 불과 2달도 안 남았는데.. 공부에 집중은 고사하고
이 생각만이 머릿속에 불쑥불쑥 들어 미쳐 돌아버릴 것 같습니다. 
아마 다음 주.. (결혼식) 부터 더 힘들어질 것 같은데..
저만 아무 생각 안 하면 되는데, 저만 싹 잊어버리면 끝날 문제인데.. 
그게 생각만큼 안 되어 죽을 것 같네요.
참 답도 없는 문제를.. 아니, 이미 답이 명확히 정해진 문제라서 더 힘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너무 비참하고 힘드네요..


저울질하다 마지막에 버리고 조건 좋은 전여자친구와 결혼하는 그 남자와
제 존재를 뻔히 알면서 배려심 넘치는 좋은 성격으로 그것마저 기꺼이 받아준 그 여자..
이거 당연한 거 맞죠? 결혼적령기 남성이니 제가 이해해줘야하는 것 맞죠..?
사랑에 룰은 없으니.. 결혼한 사이도 아니었으니 제가 이해해야하는 부분이죠..?
보통 다들 이리저리 재다가 이렇게 결혼하는 게 평범한 거 맞죠..?

저와 교제할 당시에 그 남자가 늘 제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난 쪽팔리게 살기 싫고 후회하며 살기 싫다. 그래서 널 놓치기 싫다" 였는데
그런 남자가 사내에 뻔히 구설수 날 것도 알면서 그것마저 감안하고 잡을 정도의 여자면
엄청난 여성분 맞는 거죠? 둘이 천생연분.. 결혼인연 맞죠?


마음속으로 온갖 기도를 올리고 저주를 해봐도
전 기도발이 안 받는지, 제 기도는 효력이 없는지 반전은 일어나지 않네요.  
저만 마음속에서 끝내면 될 문제인데, 
어떤 분들은 '인연이 아니었다' 한 마디에 깔끔하게 미련이 정리가 된다던데
왜 전 미련하게 그게 안 되는 것인지..


환승 또는 양다리 당하신 분들,
사내연애하다 이렇게 되신 분들 
더욱이 저처럼 이렇게 전남자, 여자친구가 바로 결혼한다는 소식 접하고 충격받으신 분들 만약 계시다면
어떻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견디고 버텨내셨는지, 언제쯤 괜찮아지셨는지 등등 경험과 지혜를 나누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직도 마음정리가 안 된 것인지.. 공부하기도 모자른 시간에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네요..

구구절절 또다시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신 분들 전부 감사드리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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