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이 참 하고 싶었더랬죠. 남색 보라색 하늘색 조합을 하고 싶었어요.
근데 저 색이 탈색 3번 이상은 해야 제대로 나오는지라 머릿결은 포기하랬어요
그래서 결심했죠. 그래 머릿결 그까짓 게 뭔데. 길러서 염색하고 나중에 개털은 그냥 자르면 되는거여!
큰 맘먹고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쇄골까지 왔어요.
근데 여름이 왔네요~ 덥네요~ 머리숱도 많네요~ 숏컷병이 또 오네요~
그러다가 숏컷에 메갈이 묻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1주일을 넘게 고민을 했습니다.
걔들때문에 내가 원하는 걸 못 하는 것도 맘에 안 들지만, 대구사투리떄문에 일베취급받으며 스트레스 받던 옛날도 떠오르고.
뭘 선택할지 갈팡질팡하다가......어제 아침에 일어났는데 당장 머리를 자르지 않으면 죽을 거 같아요! 상태-_-
그냥 고고하는거죠 뭐. 인생 별 거 있나.
그냥 한 마리의 바야바. 숱 많아서 무거워 보이고 처지고 머리카락관리도 안 하고. 게다가 턱 들고 찍어서 비대해보이기까지하는 하관
제가 태어나서 어제 셀카를 처음 찍은지라 잘 못 찍습니다. 머리형이 제대로 안 드러나네요. 흠 실물이 훨씬 나은데 안타깝네요.ㅠㅠ
투블럭으로 잘랐슴다. 근데 너무 옆에 치는 건 안 어울릴 거 같다 해서 살짝만 쳐내고 윗머리를 좀 길게 남겨서 투블럭같이 전혀 안 보입미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깝지만 전문가님이 저보다 훨씬 저를 잘 알기에 따랐습니다. 저는 힘이 없어요.
우겨봤자 결과물만 더 안 좋은 걸요. 옆머리 스크래치도 해보고 싶었는데...전 괜찮아요.
그래도 이건 안 어울리니까 하지 마! 라고 명확하게 말씀해주시는 분이라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용사분이 얼마전 영화에서 보고 꼭 잘라보고 싶은 머리를 해봤다며 막 흐뭇하게 고개까지 끄덕이면서 좋아하심. 완전 귀엽.
그리고 미용사님이 공식적으로 인정하신 숏컷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사람입미다 제가.
제가 좋아하는 게 저한테 잘 어울리기까지 한다니 너무 좋아요. 사실 안 어울려도 계속 할 거지만.
와 진짜 바야바 한 마리로 입장해서 인간으로 나왔네요.
머리자르면서 들은 얘기중에 머리숱이 많은 사람은 숏컷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사람이라 합니다. 당연한 얘긴가
거기다가 굵기까지 하면 더 난이도 올라간다고. 나네 나야. 머리 하면서 본 사람중 제가 숱이 압도적으로 최고라고 하셨음.
그리고 푸른색계열 염색은 물이 빨리 빠진다 합니다.-_- 붉은색 계열이 안 빠지는데 아...나 그 색계열 염색 다 싫은데...
여하튼 자르니까 확실히 얼굴선도 더 살고 피부도 더 깨끗해보이고 기미.잡티도 더 옅어보이고 좋습니다!
머리 자르고 엄청 맘에 들어서 남편한테 하루종일 나 겁나 잘 생기지 않았냐? 와 쩐다 타령을 해서 좀 많이 지겨워합니다.
원빈이랑 고수보다는 못 생겼고 송중기보다는 낫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후.....내 잘생김 어쩔......
그리고 남편이 제 선물로 샀던 머리핀이 도착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에 2500원주고 샀대요. 나무고. 엄청 잘 샀는데 그럼 뭐해 ㅋㅋㅋㅋ 머리가 없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