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독전을 보고 왔습니다.
고 김주혁씨가 나온다는 사전 정보이외에는 예고편도 안봤으므로 사전 정보 없이 봤습니다.
결론만 말씀 드리자면 두시간의 시간과 만원 남짓의 금액이 아깝지는 않은 영화였습니다.
- 사 족
영화의 구조는 크게 두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국내 최대의 마약 조직을 이끄는 '이선생'이라는 인물이 과연 누구인가?
2. 왜 '이선생'은 그런 일을 벌였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1번의 해답은 명쾌하게 나옵니다.
반전이 있는 영화는 관객과 술레잡기를 하고싶어 합니다. 화면안에 담긴 인물 중에서 분명 한사람이 범인일텐데
비중을 너무 크게 가져가면 극 초반에 들통이 날테고, 그렇다고 너무 비중없이 끝에가서 짠 내가 범인이었지!! 라고 하게되면
관객들이 충분히 받아들이질 못하지요.
뭐 많은 분들이 예상하셨듯이 그 인물이 그 인물이지요.
초반에 몇가지 상반되는 단서들과 이회장이 죽을때의 장면들로 인하여 다른 '이선생'을 내세우고 싶었겠지만
그 부분은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차승원씨를 배우로서도 참으로 좋아해서 나오는 영화는 모두 극장에서 봤습니다만 이번 역할은 뭐랄까..
너무 악역을 위한 악역같은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물론 연기 하나는 기가 막혀서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그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이 영화의 평가 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후반부에 힘이 빠진다는 것인데
각각의 배우들의 연기가 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결론은 시나리오 겠지요.
특히 저기 위에 2번에 나와있는 도대체 왜 '이선생'은 그런 일을 벌였을까?
단순히 조직을 떠나고 싶었거나 없애고 싶었다면 굳이 폭발하는 공장 한구석에 숨어서 경찰을 끌어들이고
또 중국 마약 조직의 수장을 데려와서 원료를 받아다 제품을 만들고 난리를 피울 이유가 없었을 텐데 라는 것이었습니다.
계속해서 본인이 '이선생'이라 주장하는 인간들이 미웠으면 그냥 조직을 없애는 선에서 정리하고,
혹은 청각장애가 있는 본인의 지인의 손이 잘린 것에 대한 복수라면 그것 나름대로 진행하면 될 것을
중국 마약 조직을 먹으려는 수작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리하려는 것도 아니고 사업을 확장하려하는 마음도 없었던 것 같은데
굳이 연이 없는 사람들을 데려다가 사단을 벌이는 것도 이해가 잘 안갔습니다.
조진웅을 끌어들이려는 속셈이었다면, 그러니까 굳이 경찰을 통해서 차승원씨를 '이선생'으로 믿게해서 이선생의 존재를
법적으로 죽은 사람으로 만들려했다 손 치더라도 일을 너무 크게 벌였다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본인이 나서지 않았다면 누가 '이선생'이었는지 아니 '이선생'이라는 인물이 실존 했는지 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요.
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각각의 연기가 워낙에 힘이 넘치다보니 영화는 롤러 코스터를 탄 것 처럼 힘차게 진행됩니다.
마지막 엔딩씬의 이야기가 조금 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뭐가 어떻든 상관 있겠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멋있는 연기 조금 부족한 개연성 정도지만 훌륭한 영화..정도로 기억 됩니다.
- 사족에 사족
아는 분중에 청각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어느날 이어폰을 끼고 계시길래 왜 끼고 다니냐 여쭤보니까 두가지 용도래요.
하나는 혹시 길에서 다른 사람이 말을 걸었는데 왜 못들은척 하냐 라는 오해를 막기 위해서고
두번째는 그 울림의 느낌이 좋다라는 거에요.
특히 그 분이 좋아했던 노래는 그룹 쿨의 음악들이었습니다.
이어폰 틈사이로 살짝 세어나오는 그 노래가 항상 쿨의 노래더라구요.
이 영화 독전에서도 공장 작업을 할때 청각장애를 가진 부부가 노래를 엄청시리 크게 틀고 작업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구가 떨리고 작업장의 비닐 커튼이 떨리고 모든 장비들이 떨리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아마 그런
울림을 좋아하는 부분까지 고증한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이 장면에서 '아 저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말을 못하는 사람들이구나'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셔서
첨언 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