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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제 풀리면 진짜 경제전쟁이다 - 개성공단 재개의 중요성
게시물ID : sisa_1067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36
조회수 : 176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8/06/03 10:04:35
김정은의 복심으로 알려진 김영철이 김정은의 친서를 트럼프에게 전달하고 돌아갔습니다. 이제 6월 12일 북미회담은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굳어졌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한반도 정세가 그렇게 쉽게 갑자기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생각도 듭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북미간의 대화가 의회에서 비준을 받는 조약의 형태로 확실하게 굳어져야 한다는 것이니까요. 

처음 북미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몇 번의 삐걱거림은 우선은 북미간의 신뢰 부족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틀도 부족했다고 봅니다. 정서에 대해 몰이해했던 점도 있지요. 물론 맥스선더 훈련처럼 미국이 전략자산까지 전개하며 북의 의구심과 불안감을 자극했던 탓도 있지만, 우선 북은 북대로, 미국은 미국대로 서로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갑작스런 2차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아무튼 이렇게 아슬아슬한 고개를 넘고 나서, 이제 북미정상회담은 제 궤도를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입니다. 트럼프는 북한의 경제적 발전에 있어서 한국과 그 주변국들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당연히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투자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신 큰 틀에서 보면, 지금까지 북한에 내려졌던 경제 제제를 풀고,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유엔 차원에서 내려진 각종 제제조치도 철회하겠다는 것을 미리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민간 투자' 입니다. 사실 북한에 해외 자본들이 직접 들어가 투자를 시작한다면 그것은 실질적인 전쟁 억제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정전 이후 몇 번의 전쟁 위기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1994년 1차 북핵 위기지요. 그 전엔 푸에블로 호 사건이 있었던 1968년이 그랬습니다. 그땐 미국이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사과한 후 승무원들은 미국에 인계하고 선체를 압수하는 것으로 끝났고, 김영삼 정권 당시였던 1차 북핵위기때는 국내 미국인들에게 소개령이 내려지는 등 실질적으로 전쟁 바로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그때 미국은 전쟁에 대비해 시뮬레이션을 돌렸고,  그 결과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가 있을 것임을 알고 전쟁을 포기합니다. 그 '물적 피해'는 물론 한국 기업들의 것도 포함되지만, 더 크게 고려의 대상이 됐던 것은 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 특히 미국 기업들이 입을 피해를 중심으로 계상됐었습니다. 이는 북한에도 마찬가지로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직접적으로 이뤄질 경우 그 투자 손실의 위험 때문에라도 전쟁 억지 효과가 생긴다는 것을 뜻합니다. 

지금 북한에 대한 제제가 풀릴 경우 가장 먼저 움직일 자본들은 싱가폴의 화교 자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북미회담이 싱가폴에서 열리게 된 것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본 자본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아베가 아무리 극우 이념에 따라 움직인다고 해도, 제조업의 부흥을 노리고 있는 일본 자본이 북한에 대한 투자 제제 조치가 풀리면 바로 투자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즉, 지금 우리는 북미 회담이 성공리에 끝나고 나면 벌어질 더 큰 '경제 전쟁'에 뛰어들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개성공단 복원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먼저 '선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이 추구하는 것은 베트남식의 발전이라고 하지요. 아직 임금이 비교적 낮고, 매우 숙련된 노동력이 풍부한 북에 해외자본들이 눈독들이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지요. 

지금 북한에 대한 제제가 풀리고나면 아마 바로 중국과 러시아가 뛰어들 준비를 하겠지요. 고속도로나 철도 같은 기간 시설을 만들고 그 운영권만 가져간다고 해도 엄청난 수익이 되겠지요. 러시아가 이번 월드컵 기간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그저 축구 같이 보자고 하는 건 아니겠지요. 북을 통과해 남한까지 내려오는 송유관을 생각해 보십시오. 러시아로서는 군침 흘릴 장사가 되겠지요. 

우리가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나가면서 만들어 낸 이 신뢰가 결국 우리에게 눈에 보이는 이익이 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신뢰를 쌓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들이 다시 북한에 들어가야 합니다. 아마 개성공단의 리스토어링은 그 성공의 열쇠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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