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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인물분석- 막내 기훈이
게시물ID : drama_565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심한듯쉬크
추천 : 10
조회수 : 239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6/02 03:25:05

나의 아저씨에서 송새벽은 최고였다.
그 어떤 아쉬움도 없고, 
기존 이미지의 그늘도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제대로..막내 기훈이
그 역할을 아주 깔끔하게 해 내었다.

송새벽은 그리 날아 다니며
나의 최애 캐릭터가 되었다.
그런 나의 편애와 사심이 오히려 막내의 인물분석에 짐이 될만큼.

사실 글이란게 스르륵 나와야 하는데,
아끼다 똥되는 게
인간계 불문율이지만,
인물분석에도 해당되어서리
오래 주물러 맛탱이가 가버린 요리같이 되버렸다.

그러면, 또 어떠랴.
기훈이 아닌가.
써 내리가다 보면, 기훈이 가진 그 쩌는 매력때문에
그 어떤 막손의 평가에도 빛날 것이다.

영화판에서 발 담근 사람들 만나 보았는지?
나는 뭔 독립영화가 아니라, 
레알 독립운동 하는 사람인줄 알았다.
패기는 하늘을 뚫고 허세는 쩔고,
모든 유명배우마저도 
그들앞에선 
다 걔 혹은, 쟤였다.
(안다, 모두 다 그렇지는 않은 걸..)

올..황당한 걸. .하다가도,
그들이 버티는 그 환경을 생각하면,
그 열악함과 조악함과, 
황당할 만큼의 벌이와 대우를 생각하면,
가오에 살고, 가오에 죽는 그 세계에서
저리라도 안하면, 어찌 버티랴 싶어
닥치고 들어 주었다.

기훈은 그런 잘나디, 잘났으니, 잘난 것외에는 
아무 것도, 아무도 아닌 곳에서
어린 나이에 한순간이나마 빛을 받았던 존재였다.

그것이 운이였던, 연대가 맞았었던
그 찬란한 빛을 홀로 선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따스하게 내 얼굴을 비추었던 모멘트를 가졌던 거다

그 순간이 각인되었는데..
그 순간을 어찌 잊으랴.

그런데, 기훈은..
고두심여사의 곱슬머리 막내
이 화상은 끝난 거라고 외친다.
나는 아니였던 거라고..
내가 여기가 아닌 거 같다고..

사람은 사는 것 자체가 굴욕이다.
생로병사..그 모든 것이 사실 거지같다.

현실이 비루하고, 고되고, 나를 농락할 수록
내가 가진 꿈은 
지렛대가 되고, 의지가 되다가, 
결국 나의 전부가 된다.
그리고, 그 꿈에 햇살이 한번이라도 장난처럼 비추었던 사람들은 
더욱 더 그 구원의 지푸라기를 놓치 못한다.

내 초라한 삶에,
내 별거 없는 일상에,
그 꿈이 있음으로 
나에게 제공되었던
요모양 요꼴인 내 꼬라지에 대한 
숱한 변명과 핑게의 탄탄한 기반인 그 꿈을
기훈은 감히 놓아 버린다

도인이 산골 산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듯
장인 또한 마스터피스를 생산해 내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막둥이 기훈이는
그 화려함의 끝판왕
그 반전의 회심의 카드로 
가진 돈에 비해 
어마 무시한 판돈이 드물게 잭팟을 터트리는 영화판을 
우산접듯 접는다.

그리고,  그가 시작한 일은  청소일이고,
그 청소일을 그는 나의 아저씨 16부작동안내내
제대로 각잡고 열심히 해낸다.

운전을 할 때도,
청소를 할 때도,
수금을 다닐 때에도..
장하게 말이다.

사람은 대부분 성인 adhd이다
본격적으로 달려 들어 집중하는 거 겁낸다.
해보지 않고는 남탓할 수 있고
가보지 않은 길은 못 가봤다고 후회할 수 있어서
한탄하면서도 떳떳하고 당당하다.

그런데, 냅다 달린후
내 실력의 그 적나라한 바닥을 보면 
이건 원망도 못하고
그냥 빼박이다.

그래서, 다들 아껴 둔 재능하나씩 키우면서 산다
노래방도 좋은 독무대가 되고,
아들놈 숙제 대신 그려준 그림도 대박이 된다.
가장 큰 재능은 
술먹고 하는 한탄이고,
못나디 못난 부모탓이며,
자꾸 걸어 나가다보면, 배우자도 걸고
먹여 살려야 할 자식 새끼들까지 걸 수 있다.

비겁하지만, 안전한 길이고,

계속하다보면,

자신까지 그리 믿게 되는 길이다.



허나, 제대로 덤벼 본 사람은 안다
깻잎 한장 차이로 나를 이겨내는 사람들이
그 깻잎 한장을 더 만들기 위해 발광했던 지난날들을 말이다.
발광이 달리 발광이 아니다.
미쳐 날뛰어 까맣게 재를 만들어 낼 만큼 불 싸질러야 나오는 빛이다.

그래서, 인정할 수 있다.
간발의 차이로 이긴 상대의 승리를..

고두심이 말한대로
기훈이는 많이 이상해 보일 수 있다.

나라가 토해 놓으면, 조용히 치우고 갈 것이지,
기어이 띵동하여, 나라에게 자신의 일을 알리고..
나라를 그래도캐년을 만들어,
자신을 조롱하게 판을 키우고..
그래도캐년이 찾아 오게 만들어,
자신에게 사과를 받도록 하고..
그래도캐년이 사과를 애정쨈으로 승화시켜,
서로의 상처라며 부둥켜 안다가..
다 키워 날려 보낸다.

나는 마누라의 바람보다 
마누라가 바람 피웠다는 사실을 형제들이 알게 되었을 때
이선균의 상처가 컸다고 본다.
이선균은 그런 사람이다.

그런 대문짝만한 상처를 지고,
고두심네 낡은 소파에 앉았는 이선균을 보고,
잘 나가서 훨훨 날아가는 애인을 둔
기훈이 말을 한다

사람..자기 치유능력 있다고..

그것이 모두를 위한 말이었다.
그리고 제대로 싸워, 밑바닥 보아버린 
자신과의 싸움의 장인만이 할 수 있는 말이고.

내 실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은
쪽팔리는 게..죽도록 싫은 사람들이 내리는
그래도 덜 쪽팔리는 마지못한 막다른 길이다.

그래야 다시 설 수 있거든.
판돈은 작아지고,
화려함의 디테일이 딸려도,
거기부터라도..
다시 손을 댈 수 있는 행운은
내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숱한 내 흠들로 부터 출발한다.

기훈은 그 어려운 걸 해 낸다.
이쁜 여배우가 아니라도
어찌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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