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한지 3년이나 지났다. 동기들은 대기업 입사네 공무원 합격이네 하며 다들 잘나가는데
나는 홀애비 냄세나는 방구석 바닥에서 뒹굴거리고 있다. 하.. 인생 서글프구만..
그나마 아버지가 용돈을 끈지 않아주셔서 밤만되면 집에서 기어나와 PC방으로 출퇴근 도장을 찍었고,
집에 돌아올때면 담배냄세 쩔은내가 온몸에 진동했다. 매일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이었지만
자고 일어나면 오늘만큼은 좀 특별한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허망한 상상을 자주 했다.
오늘은 생각을 해도 시간이 안가네.. TV나 볼까.
'오늘 날씨는 비가오고 28도로 후덥지근 하겠으며 전국에 걸친 미세먼..'
'대체,왜 저러는 걸까..'
'너 혼자 산다 그 첫번쨰! 이야..'
'오늘 보고 계신 상품! 여성브라 2종 셋트! 저도 지금 착용하고 있는데요? 제 뒷모습 한번 보실래요? FIT이 장난아니죠?!'
벽에 상체를 반쯤 기대어 발언저리에 있는 리모콘을 발가락으로 연신 눌러대다 홈쇼핑채널에서
멈춰섰다. 집에서 놀고먹는 지박령, 백수건달 꼴에 본능은 살아있었나.. 시선이 꽂힌게..
여성속옷 홈쇼핑채널이라니.. 한숨이 절로나와네..
"민재야! 일어났으면 나와서 밥먹어라! 엄마는 출근한다?!"
"어? 어, 알았어! 조심히 다녀와"
시선을 돌려 방밖에서 이야기하시던 어머니께 답하였다. 식사야 배가고프면 하면되지..대수롭게 여기며
시선을 다시 TV로 돌렸을땐 어느샌가 여성속옷판매는 끝이나고 처음보는 이상한 정체불명의 물건을
판매하는 광고가 송출되고있엇다.
'조물조물, 조물주 점토! 한번 체험해보세요!'
조물주 점토? 조물조물이란다..푸풉.. 이름이 풍기는 스멜에서부터 난 헛웃음이 새어나와 입꼬리를
살며시 올렸다. 아동용 지점토 판매하는건가 하며 난 멍하니 채널을 고정한채 이어지는 광고를
시청하였다. 처음엔 상품의 이름때문에 우스꽝스러웠지만..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자의 모습이 비쳐졌고
그 모습을 본 난 무언가 기묘한 기류에 홀린 듯 손발에 힘이 삐쭉하고 들어갔다. 연예인이나 혹은 큰일을 할사람
아니면 큰일을 이룬 사람을 실제로 보게되면 그사람들의 아우라나 후광에 말을 잃는다고 했었나?
판매자는 그런 아우라와 다른 차갑게 느껴지는 기묘한? 아니.. 이 세상에서 느껴지지 않던 무언가를 내뿜고 있었다.
'조물조물, 조물투 점토로 무엇이든 만들어보세요! 당신의 상상을 그대로 이루워줍니다!
그럼 제가 한번 보여드리죠!'
판매자는 적당히 묵직해 보이는 점토에서 성인남성 주먹만한 덩어리를 휘어잡아 떄어냈다.
그 순간 덩어리가 떄어진 점토에서 약간의 증기가 새어나와 판매자 손에 들려진 점토로 옮겨졌다.
뭐지? 내가 잘못본건가.. 잘못본게 아니라면 특수효과 정말 잘줬네..하며 대수롭지 않게
시청을 이어갔다
'이 점토를 이렇게 조물조물 만져서.. 자! 저는 총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점토위에
사은품으로 들이는 이 생명의 가루를 부어주면..'
뭐야.. 가루로 데코레이션 하라는건가? 생명의 가루? 설마 저게 진짜 총이라도 되겠어? 라고 생각하는 순간
판매자가 빗어논 하얀 점토는 색색 점점 짖어지더니 온전한 광택이나는 검정색으로 변하였다.
난 기대어있던 몸을 정자세로 고쳐잡아 토끼눈이 되어 놀라움에 손톱까지 깨물어댔다.
'자! 진짜 총이되었습니다! 이 점토를 5명 한정판매! 바로 연락주세요. 666-1004!'
실로 얼마나 놀라운 일이었을까. 저것만 있으면 난 원하는 무엇이든 만들수 잇잖아?
조물주 점토.. 정말 난 조물주가 될수있는 기회였다. 정말 신이 되면 어떤 기분일까.
점토를 이용해 돈을 만들면 재벌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에 발밑에 놓인 휴대폰을 잡아
재빨리 번호를 눌러 통화버튼을 눌렀다. 5명중 하나가 되어야 했다.
'탈칵!'
끝난줄 알았던 방송에서 판매자는 마치 티비속에서 나를 보고있다는 것마냥 자신이 만들었던 총을 장전시키며
나를 향해 겨냥했다.
'그럼 좋은 하루되세요'
'탕!!!!!'
판매자의 권총에선 일반의 총소리와 함께 불을 뿜었고 그순간 내가 보던 티브이의 전원이 나가버렸다.
방안엔 정적이 흘렀고 일순간 방안을 채우던 기묘한 기류와 함께 손안에 들려있던 휴대폰에서
여자사람목소리가 들려왔다
'강민재님. 조물조물 조물주 점토를 구입을 원하시면 1번을, 원치않으시면 2번을 눌러주세요.'
미리 녹음된 안내멘트였다. 내이름은 어떻게 알고?! 마치 내가 구입할 것을 미리예견한 듯 내이름도 함께
휴대폰 너머에서 흘러나왔다. 일순간의 고민도 필요없이 1번 버튼을 눌렀다. 방바닥생활을 벗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지푸라기 한올이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정말 신이 내게 선물을 해준것 같았다.
'구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제는 추후 목..'
"우오오오!! 난 이제 평생 놀면서 살수있다! 예스! 예스!!!"
구입완료... 정말? 정말 구입이 된건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난 방안을 한마리 망아지마냥
방방 뛰어다녔다.
띵-. 동-.
한참 흥이올라 신이나 방안에서 들떠있을 때 집의 초인종소리가 울렸다.
엄마가 뭘 두고갔다.. 아니면 내가 너무 소란을 피워서 아랫층 아저씨가 올라온건가..
방밖으로 나와 뒷통수를 긁적이며 현관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누구세요!?'
"....."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요즘도 토끼사냥을 하나.. 그것두 아파트에서?
투덜거리며 다시 방으로 들어갈려고 할떄 다시한번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세요?! 누구시냐니까요?"
"......"
또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살짝 기분이 나빠진 난 동네아이들이 초인종 장난을
치는줄 알고 현관을 열었다. 순간 문에 툭 하고 무언가 부딪힌 느낌에 난 고개를 문밖으로
꺼내어 살펴 보았다. 바닥에 보이는 택배상자. 뭐지?
문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살짝 등골이 오싹해지긴
했지만 난 택배를 냉큼 집어들어 집안으로 들어왔다.
가로,세로,높이 약 20센티의 정체불명의 정육면각체의 작은 상자였지만 제법 묵직한 감이 들었다.
상자 위에는 강민재라는 이름만 적혀있었다.
"음.. 내 앞으로 올 택배가 없는데.."
박스를 쇼파위에 올려놓고 요놈을 요리조리 살피다 내 이름을 보고선 잘못배달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윗부분을 밀봉하고있는 테이프를 제거 후 박스안을 살펴보았다. 그 안엔 박스크기와 딱 떨어져 맞는
점토가 자리잡고 있었고, 점토 위엔 멀티팩에 담긴 가루가 들어있었다.
"와! 시발!!! 벌써 온거야?! 아직 결제도 안했는데!?"
순간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고 내몸 가슴속에 내장된 심장은 쿵쾅거리며 말초신경끝까지
내 혈액들을 펌프질하여 온몸 구석구석까지 전달시켰다. 자 이제 이걸로 돈뭉치를 만들어벌까?
하고 점토에 손을 가져다댈려고 하는 순간 내 머리속에 또다른 탐욕이 꿈틀댔다.
'아니..잠깐만.. 이 작디작은 점토로 돈뭉치를 만들어봤자..내가 평생 놀고 먹고할 정도의
돈이 만들어지는것도 아니고.. 아 이거 어떻게 하면 좀더 기발하게 사용할수 있을까?'
박스에 담겨있는 마법의 점토를 눈앞에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하지못한체 옆머리를 쥐어뜯으며
거실을 빙글빙글 돌아다녔다. 손톱도 깨물어가며 곰곰히 생각하던 나에겐 기발한 무언가 필요했기에..
뭐 그런거 있자나.. 내가 힘들게 고생하며 살다가 로또 1등이되서 억단위돈이 내눈앞에 있을떄.
처음에는 집도사고 차도사고 조금더 윤택한 생활을 계획하고 있다가 막상 그런 큰돈을 맞이했을떄
짜놓은 플랜은 뒷전이되고 당황하며 뭐부터 해야할까 다시금 고민하는것처럼..
그렇게 거실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던 내 머리위에 에디슨의 전구가 들어왔다.
"일단 이게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알아봐야겠어. 그리고 이점토를 구입한 사람은 나를 제외한 4명이 분명 더있을거야.."
몸을 던지듯 쇼파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이 물건을 구입한 연락처에 다시 연락을 시도해보았으나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답변은 없는번호라고 다시확인하고 연락달라는 여성의 녹음된 멘트뿐이었다.
이렇게 단순한 방법으로는 이녀석의 정체를 알수없다는건가.. 아니.. 불과 몇분전 내가 주문전화를
걸었던 전화번호가 없는번호라는 사실에 살짝 등골이 오싹해졌다.
"혹시 모르니.. 인터넷에서라도 검색을 해볼까?.. 고골링이라도 해보면 뭔가 답이 나올지 모르잖아?"
난 나만이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중얼거리곤 휴대폰으로 점토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검색결과엔 점토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에이.. 괜한 허탈감에 연거푸 입에선 실소를 내뱉었다.
그냥 돈뭉치나 만들까하며 포기할까 생각하다 때마침 한 문구가 눈에 띄었다.
'완전레알 조물주점토 오지는각? 지리는각? 내가 조물주? 어 동의?. 어 보감'
"뭐냐.. 이 급식체는.."
좀 마음에 들지않은 급식체였지만.. 뭐 정보를 얻을수만 있다면 들어가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네..
제목을 터치하였더니 페이지는 어떤 한 블로그로 이동되었다. 블로그엔 수많은 미스테리물과 공포이야기등
기괴한 자료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급식체로 조물주 점토를 언급한 제목이 최신글로 등록이 되있었다.
난 다시 굳은마음으로 제목을 터치하였고 의외로 많은 정보를 담은글을 만날수 있었다,
-작성자 : 바코드
. 이 점토는 일회용이다. 점토에서 어느양이든 때어내면 그만큼의 양만 사용할수 있고, 나머지는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 점토는 떄어내지 않고 본연의 모습으로 사용하는게 이득이다.
. 점토로 만들어낼수 없는 건 없다.
. 누군가 널 보고 있을지 모른다. 방향을 잡아 사용하라.
. 점토를 떄어내지 않은 한 점토의 생명은 무한이다.
. 점토를 또다른 점토를 더해 더 크게 사용가능하다.
뭐? 점토를 다른 점토와 더해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니.. 마지막 정보에 난 감탄하였다. 아니 이 정보를
공유해준 글쓴이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정보를 알게되었는지 의구심도 들었지만
홈쇼핑이란게 그렇지 않은가? 선착순 몇명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물건을 다시 판다는점.
분명 이사람은 내가 구입하기 전 어디에선가 본 홈쇼핑으로 이 물건을 구입했겠지.
"분명 이사람은.. 또다른 점토들도 가지고 있을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한 하나의 점토만으로 이만큼의 정보를
구할수 없잖아?"
문득 난 이사람을 만나봐야 겠다는 생각이 머릿속 가득히 차올랐다. 블로그 운영자에게 만나서 이야기 하고싶다란 쪽지를 남겼다.
이상하리만큼 방대한 자료가있는 블로그지만 조회수는 한 게시글당 2명. 그리고 점토에 관한글만 4명.
나 아닌 점토를 구입한 사람들이겠지. 분명 다른 구입자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있는거다란 확신이 생겼다.
'새쪽지가 도착하였습니다'
블로그 운영자로부터 답장이 회신되었다. 난 조심스레 화면의 쪽지버튼을 터치하여 쪽지를 회람하였다.
쪽지내용엔 만날장소의 주소와 날짜,시간이 적혀있었다. 이곳으로 오라는건가.. 가만... 날짜.. 오늘이잖아!?
난 부랴부랴 방으로 뛰어들어가 외출할 준비를 하였다.
.........................
하얗다. 난 도착하고보니 하얀방에 서있었다. 벽지와 바닥 심지어 천장까지 하얀색이었지만 그곳을 더 신비하게 보이게
한것은 육면체의 방안의 경계가 하얀컬러의 무게에 가려져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끝이 안보이는 허허벌판에 서있는 기분이었다.
그런곳에서 유일하게 눈에 보이는건 나를 제외한 3명의 정체불명의 사람들과 그들손에 들려진 택배박스였다.
나는 그들의 눈치를 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출입문의 제외한 아무것도 없는곳이 었지만 뻘쭘한 시선을 이곳저곳으로
고정시켰다.
"혹시, 다들 점토를 구입하신분들인가요?"
정체불명의 3인 중 수심가득한 얼굴의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여리고 가냘픈 여성이 말을 꺼내었다.
하.. 정말 다행이다. 이 정막을 먼저 꺠줘서..
"네, 안그래도 홈쇼핑을 보는데 이 점토가 나와서 구입하게 되었어요"
"홈쇼핑요?"
그 여성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내게물었다. 뭐지?.. 이걸 홈쇼핑으로 구입하지 않았다는건가.
나를 바라보는 여성의 표정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변해있었다
"이걸 홈쇼핑으로 샀다는게 정말입니까?"
출입문쪽에서 배회하던 멀끔하게 정돈된 옷매무새와 헤어스타일을 가진 캐쥬얼 차림의 남성이 내게 다가와
되 물었다. 나보단 나이가 많아보이네.. 그나저나 뭐가 어떻게 된거지...
"네, 홈쇼핑에서 보고 전화걸어서 샀어요"
"이상하네요.. 전 외과 사이트 검색중에 광고배너가 있길래. 사이트에서 구입했는데.. 구입하자마자
사이트가 자꾸 페이지오류를 일으켜서 구입이 안되는 줄알고 있었는데 구입한지 얼마안되고서 택배로 오더라구요"
"저는 조립형 가전제품사이트에 올라온 광고로 구입했는데.."
그 방에 모인 사람들의 구입출처가 다들 달랐다. 여성은 외과병원 사이트, 캐쥬얼차림의 남성은 조립형 가전제품 사이트에서..
그리고 나는 홈쇼핑.. 하지만 공통점은 점토를 구입하자마자 택배로 도착했다는 점이다. 마치 우리가 점토를 구입할것을
미리 예상이라도 한듯..
"그나저나 저기 구석에 있던 남자분!"
캐쥬얼 차림의 남성이 우리 3명을 제외한 한명을 부르자 그 남자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우릴 향해 시선을 던졌다.
덥수룩한 수염, 몇일이나 안감은듯한 떡진머리, 옷들은 기름인지, 그을림인지 정체모를 검댕이가 덕지덕지 묻은
옷을 입은 중년남성이었다. 아마 노숙자인듯 하였다. 캐쥬얼남성이 노숙자에게 말을 이어갔다.
"아저씨는 점토 어디서 구입하셨어요?"
"...."
"에이씨.. 벙어립니까? 아니면 내말 무시하는거요?"
"....."
"에휴 말을 말지. 좀 씻고나 다녀요."
캐쥬얼남성은 노숙자에게 괜한 짜증을 냈다. 단지 생긴게 마음에 안들어서 그러는건지.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건지.. 극과극을 오락가락하는 성격인듯 했다. 그나저나 우리를 이곳에 모이게 만든 블로그의 운영자는
언제쯤 나타날런지.. 기다림에 지친 나는 점토가 담긴 박스를 바라보며 하얀방에 모인 사람들에게 블로그에서
본 정보들에 대해 물어봤다.
"여러분들도 블로그를 통해 이곳에 오게 되셨나요?"
"네, 블로그 운영자에게 쪽지가 와서.."
여성은 나와 같은 쪽지를 받은게 분명했다. 이 쪽지를 받았다는건 나처럼 운영자에게 먼저 메세지를 보냈을태고
블로그에 적힌 점토에 대한 정보글을 읽었을거라고 추측이 되었다. 무언가 말이 통할 듯했다.
"저도 블로그 운영자가 쪽지를 보냈더군요. 그 블로그에 들어가본적은 없지만.. 어떻게 제아이디를 알고 보낸건지"
캐쥬얼남성은 블로그에 접속을 하지도 않았는데 블로그 운영자에게 쪽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럼 그 블로그와
쪽지는 무관한건가?, 아니면 운영자는 구입한 사람들의 정보를 알고있다는 것 인가? 갈수록 점토와 운영자의 정체가 미궁속으로
빠져들어갈떄 문쪽에 움추리며 벽에 기대어 서있던 노숙자가 말하였다.
"헤헤, 나나! .. 엎드려 있었다!.. 그,그근데! 쓱쓱!!.. 누가 이 상자, 쪼쪼,쪽지 주고같다
이 점토가 무언지 몰라.. 이주소로 찾아오면 이 박스의 주인이 있을것 가가가, 같았다..."
노숙자는 장애가 있는 듯 했다. 아무튼 우리는 연관된 점이 단 한개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우리를 모이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건가.. 이방의 사람들이 한말들이 사실이라면 노숙을 자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자의로 점토를 구입한것, 그리고 자의로 구입했다는건 점토의 능력을 알고있다는 점.
난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뭘 그렇게 생각하세요?"
여성은 곰곰히 이상황을 파악하고 생각하던 나에게 말을건냈고, 난 내가 추론했던 이상황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 여성도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던 모습을 보였다.
"아직 점토사용하지 않으셨어요?"
"네? 점토요!? 당연히 아직 그대로 가지고있죠! 혹시 점토를 사용하셨어요?"
"네..헤헤"
여성은 멋적은듯 웃음을 띄며 대답하였다.
"실은 저.. 어릴적에 교통사고로 한쪽다리를 절단해야 했어요.. 한쪽다리로 세상을 살기에 너무 힘들었죠. 늘 휠체어를 타고 다니거나
목발을 집고 돌아다녀야했고.. 남들의 시선도 너무 신경쓰였어요. 그러다 이 점토의 놀라운 능력을 알게됐고, 바로 구입해서
제 다리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만든 다리로 이곳까지 왔죠.."
여성의 과거에 대해 알게되었다. 여성은 말을 이어갔고 과거는 과거라며 지금은 괜찮다고 하였다. 마치 하느님이
나에게 축복을 내려준것 같다며 좋아하는 여성. 그런과거가 있었구나..
조금 안쓰러웠지만 단 한번 사용할수 있는 점토를 아주 훌륭하게 사용한것 같아 내 어리석었던 바램들이
부끄러워 지기 시작했다.
'부지이이익. 부우우욱'
어디선가 두터운 종이를 찢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노숙자였다. 정상인듯 아닌듯 생각을 알수없는 촛점잃은 눈동자로
점토가 담고 있던 택배상자를 마구마구 찢어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안에 들어있던 점토를 까칠해 보이는
두손으로 무언가 만들기 시작했다
"나나, 배,배배 고프다. 피,피핏자 만들꺼다, 피피핏자!! 머머먹고싶다. 피자!!!!!!!!!!!!"
노숙자는 괴성을 질러대며 굉장히 난폭하게 점토를 마구 주먹으로 펴대기 시작했다.
한동안 노숙자의 주먹질이 계속되었다. 공허한 방안엔 퍽퍽 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나를 포함한 여성과 케쥬얼남성은 놀란 듯 그런 노숙자를 아무말 없이 바라보고있었다.
"헤헤헷 따따.. 따만들었다. 너너너희들도 나나눠주꼐. 거기 잘생긴 아저씨 주머니에 있는 칼좀주세요.
피핏피자 짤라주꼐요. 하이 설탕가루도 뿌링클!"
노숙자는 케쥬얼 남성을 바라보며 칼을 주길원했다. 칼??...어떤? 캐쥬얼남성에게
칼 같은건...그 순간이었다.
캐쥬얼남성은 뒷주머니에서 노출된 칼자루를 잡곤 칼을 꺼내어 노숙자에게 다가갔다
"이새끼가 어떻게 알았지? 하핫!!"
캐쥬얼 남성은 노숙자가 눈치챘음에도 대수롭지 않게 웃어대며 칼을 휘둘러댔다.
노숙자의 복부는 난도질 당하기 시작했다. 정말 셀수없이 미친듯..
캐쥬얼남성은 노숙자를 썰어댔다. 다져진 고기마냥 노숙자의 상체는 형체조차 알아보지못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노숙자의 시신앞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피자한판이..만들어져있었다.
"끼야야야야야야야악!"
그모습을 본 여성은 단발마 비명을 질러댔다. 이게 무슨상황이지
나 또한 눈앞에서 벌어진 살인으로 인해 두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솔직히
서있는게 용할 정도의 공포였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본 공포.. 이 상황이 꿈이길 간절히 바랬다.
"아나, 이 더러운 노숙자 새끼때문에..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네.. 크큭"
"뭐.. 뭐하는거에요!"
"크큭.. 난 그냥 니들이 가지고있는 점토만 뻇을려 했는데.크큭.. 이 노숙자놈이 내계획을 망쳐버렸어.
그래 기왕 이렇게 된거.. 크크크. 어차피 저년은 점토를 사용했다니깐 필요없고, 니 놈 점토라도 뻇어야 겠다"
캐쥬얼 남성은 칼을 무자비하게 휘두루며 나와 여성이 있는곳으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탐욕에 미쳐 광기를 부리는 모습.. 마치 악마를 보는듯 하였다. 뭐든 삼켜버릴듯한 기세로
공포와 어둠을 몰고오는 그런 무자비한 악마..
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 악마로부터 최대한 빨리, 그리고 멀리
하지만 후들거리던 다리가 말썽이었다. 한걸음, 한걸음 조금씩 풀려오는 다리를 겨우 지탱하며
방끝에 위치한 출입문을 향해 달렸다.
"사...살려줘!! 끼야야야야야!!!!!"
내 등뒤에서부터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곤 일순간 그 소리는 정적으로 바꼇다.
그냥 앞만 보고 달려야했다.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뒤를돌아본 순간.. 그 여성은 다시 다리를 잃었다.
그 다리가 그 캐쥬얼 남성의 손에 들려있었고 그다리를 든체 캐쥬얼 남성은 나를 향해 미친듯 뒤따라왔다.
점토를 향한 눈먼 탐욕.. 이런 아귀지옥에서 신이시여 날 구원하소서.
출입문까진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더..
..............
내 등뒤에서부터 내몸깊숙히 날카로운 무언가 박혀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난 문밖으로 팅켜지듯 나와 바닥으로 고꾸라지듯 넘어졌다.
호흡이 점점 거칠어져간다. 내몸에선 뜨거운 무언가 흘러 나왔다.
'사...살려줘'
여기서 정말 죽는건가.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
난 단지 이점토에 대한 정보가필요했을뿐인데..
점점 흐려지는 의식속에 후회와 절망이 파도가 밀려오듯 내머릿속을
척척히 젖시기 시작했다.
"여기인가.."
어디선가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남성은 넘어져있는 나를 내려다 보고있었다. 촛점잃은 눈동자엔
그 남성의 실루엣만이 비쳐졌다. 하지만 말하는 억양이 한국사람이 아닌 느낌을 받았다. 아무튼.. 제발 이 남성이 나를 살려주길 간절히 기도했다.
신이란 존재에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간절하게..
"사..살려주세요"
"자넨 사람이 아니니 내가 어떻게 할수가없군. 하지만 우리 스승님이라면 자넬 분명 다시 고쳐줄걸세.
내 스승님은 세상 모든걸 조립했던 분이시니까. 나와 거래하지 않겟나. 그럼 분명 당신은 살아 날수 있을걸세"
이 중후한 남성이 무슨말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사람이 아니라니..
고쳐준다니 무슨말이지... 난 누구지.. 난 강민재인데..
"자네가 가지고 있는 점토. 나에게 준다면 다시 한번 꼭 약속하지. 자네를 고쳐주겠네"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던 난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전했다. 뭐가 됬든 이것저것 잴것없이 난 살고싶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날수만 혹은 내가 죽지않을수만 있다면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눈물로 범벅... 눈물이 나지않아..
"협상체결. 이보게 자네들. 저기 칼휘두르는 미친녀석좀 정리하고, 방안에 있는 기계덩어리와 파편들
다 챙겨서 복귀해주게나. 뒷일은 찰스변호사가 처리해줄테니"
중후한 남성의 말에 검은정장의 건장한 남성들 대여섯이 방안으로 들어갔다.
"자네 이름이 뭔가?"
"가...강..민재.."
"참으로 사람다운 이름이구만.. 내 이름은 마이클. 의학박사라네. 그리고 점토의 마지막 구입자지. 자네를 고쳐줄 사람은 김강욱. 이 점토로 스승님을 살리테니.. 자네도 잠깐 잠들어있게나"
"......"
나는 그렇게 로그아웃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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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장 7절 -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콜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조물주! 이번 내기는 나의 승리군. 너는 너를닮은 사람을 창조하였으나 죄악을 범했고, 그 사람들은
또 자신을 닮은 기계인간을 만들어대더니 그것들 또한 죄악을 짓는구만. 인간들은 참으로 단순해..
정작 자신을 만든건 흙이아니라 조물주 너의 호흡인데말야. 저것들 또한 점토에만 미쳐 자신내면의 중요한 자아와 ..
영과 혼을 모른체 살아가다니.. 점토가 어떠한 형태든 저 생기의 의미를 꺠닫지 못한 멍청한 인간들"
"사탄!! 이번 내기는 너의 반칙패 아닌가? 왜 그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거지? 순수히 나는 그들에게
창조의 힘을 준것뿐인데"
"자네 또한 마지막엔 미카엘을 동원시키지 않았나! 창조를 했으면 그 창조물에 대한 책임또한
창조자에게 있다는걸 잊지말게. 그나저나 미카엘 오랫만에 보는군.. 덕분에 잘놀았네.
이제 너와는 1:1 무승부군. 2천년전 네 아들놈에게 크게 한방먹었거든. 후훗.. 자 이제 미륵불이란 녀석이랑
놀아볼까?"
그믐달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