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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도지사 후보토론회 인물위주 총평
게시물ID : sisa_10653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안구과
추천 : 86
조회수 : 202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8/05/30 01: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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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처음에는 어찌 이재명의 얼굴을 볼까 지레 걱정하다가, 22:00 정각에 미역국이랑 소주 세팅 후 혼자 KBS로 본방사수했습니다. 역시 볼까 말까 고민할때는 보는게 답이더군요.
나름 흥미진진하게 시청하였습니다. 이하 민주당-자유당-바미당-정의당의 순서에 따라 작성합니다.


1. 더불어민주당 - 이재명

1) 초기의 발언부터 경기도와 서울을 철저히 분리하고, 경기도민에게 자부심이 생기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단정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2) 순간적인 Anger care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따위'라는 표현과 반말에서 그 단면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타 후보를 째려본다거나 하는 일련의 제스쳐 문제 이전에, 찰나의 '욱함'을 전혀 컨트롤하지 못했습니다.
3) 흠결의 집합체임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인정조차 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 점은 이번 토론회 이후 분명히 악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4) 네거티브를 막겠다는 스스로의 선언에 무색하게, 결국 남경필에게 제주도의 부동산거래건을 물고 늘어짐으로써 자가당착에 빠졌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타 후보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으면서 이 질문공세를 퍼부으며 남경필에게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하고, 그 답변을 허위로 몰았기 때문입니다.
5) 김부선씨와 '일정 기간' 만난 적이 있음을 공중파 생중계 중 고백하였습니다. 이 점은 박수현을 쳐낸 추미애에게 꼭 다시 물어야 할 부분입니다.
6) 불리한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은 '형사재판'의 원칙입니다. "질문하면 한꺼번에 대답하겠다."라는 것은 그야말로 억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7) 남경필과의 경기도 채권채무관련 질의응답에서, 채무의 소멸에는 변제, 공탁, 면제, 상계 등 다양한 사유가 있을 뿐더러 지방자치단체의 채무존부가 실무상 '재정건전성의 지표'로 사용됨을 완전히 묵살하였습니다(본인이 시정을 담당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시청자에 대한 기만입니다). 개인적으로 변호사 라이선스의 진위가 궁금해질 지경이었습니다.
8) 왜 찢빠들이 공약홍보를 하지 못하였는지 새삼 알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은 헌법 제23조의 논의에 등장하는 교과서상의 표현입니다. 심지어 무엇이 특별한 희생인가에 대한 요건도 대법원이 제시한 바 있고요. 또한 방재는 몰라도 범죄억제는 자치경찰제가 도입되지 않은 현재, 원칙적으로는 도지사의 권한이 아닙니다. 결국, 공약이라고 내건 담론이 그야말로 교과서적 일반론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9) 앞으로 남은 토론회 꼭 나오시길 바랍니다. 


2. 자유한국당 - 남경필

1) '진실은 단순하고, 거짓은 복잡하다.'라는 진리처럼, 이번 토론회는 '우겨댈' 안건이 하나도 없으므로 처음부터 여유가 넘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 그러나 그 여유가 오히려 토론 초반의 "제가 도지사로서 연정할 때 잘 쓸 수 있겠다"는 식의 발언으로 이어져 다소 위태롭게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정'을 반복하는 것은 오히려 반감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그 계열의 카드는 아직 아껴두시길 바랍니다.
3) 오유 시게를 눈팅하고 있는 사람인것 마냥, 생각보다 많은 소스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4) 다만 악귀와 싸우려면 본인도 어느정도 악귀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토론에 임하였던데, 착각은 금물입니다. 목숨을 걸어도 모자랄 타이밍입니다.
5) 초반에 아들 문제에 대해, "면목이 없으나 이 점은 지난 도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라고 발언한 점은 전략상 깔끔했습니다.
6) 이홍우의 청년일자리 질의에 대해,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직장환경 조성'을 주장했으면 바로 일축시킬 수 있었을텐데 그 시점에 버벅거린 것은 당신이 아무래도 오렌지족 출신이기 때문이겠지요. 앞으로는 네티즌들의 조언을 그대로 따라가시면 이 점도 문제없으리라 생각합니다.
7)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였으나, 자유당에 적을 둔 상태로 이 정도 버틴 것은 높게 평가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발언 기회를 얻은 것은 탁월한 전략이었습니다.


3. 바른미래당 - 김영환

1) 자기소개 코너부터 스스로를 '막말, 비리, 전과없는 후보'라고 칭함으로써 전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2) 귀한 1분 찬스를 써가면서 남경필의 아들 문제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이후 당해 쟁점을 봉쇄하였습니다.
3) 후반의 무쌍타임, 즉 데미지미터기 뚫는 타이밍에 이재명의 터무니없는 무시대응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고(이건 남경필이 배워야합니다) 그 장면 자체를 지적하면서 결함이 많은 후보의 공천이 가당키나 한지를 방백할 때가 오늘 토론회의 백미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놀랐습니다. 제 마음의 소리를 대변하는 사람이 바미당 후보로 토론회에 나올 줄은 몰랐지요.
4) 토론회가 단순한 공약 설명회가 아닌, 검증의 자리임을 환기시켰습니다.
5) 다만 유효표가 못되니 간접적인 선거운동은 못하겠습니다만, 오늘은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4. 정의당 - 이홍우

1) 공약 자체가 경기도의 민주노총화였고, 성인이 된 청년들에게 300만원씩 지급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헛된 포퓰리즘입니다. 
2) 이재명이 나온 토론회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검증'이지, 당신이 떠드는 허탄한 공약과는 무관합니다.
3) 최저임금제 개정안의 헌법적 가치와 구조적 설명은 하지 못할망정, 이게 행정부와 국회의 잘못이라고 언성을 높이는 태도에 바로 욕을 일갈했습니다. 시청자한테 욕먹으시고 이름 남기셔서 좋을지도 모르겠지만요.
4) 이재명 호위무사노릇할거면 뭐하러 정책 및 공약발표합니까? 차라리 이정희처럼 "저는 오늘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방을 몸으로 막기 위해 나왔습니다"라고 했으면 이해라도 했을겁니다.
5) 제공된 10분 빼앗아서 남경필이랑 김영환한테 나눠주고 싶을 지경이더군요. 이번에 생긴 '이돗개'라는 별명이 계속 당신을 따라다닐 겁니다.


이상입니다. 중간중간 흥미로운 씬들 많았는데, 글로 옮기려다 보니 감정적으로 되네요, 아무래도^^;
나름 통쾌하면서도, 이면에는 제가 믿었던 민주당의 기치가 많이 바랜 날이기에 서글프기도 해요.

문득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고 말씀하셨던 분의 연대책임에 대한 의견이 궁금해집니다.

모두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지난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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