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을 여행가는 중에 건너 건너 아는 분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들어가자마자 한 고양이가 나를 보더니 계속 저를 쫓아다니는 거에요.
워낙 고양이를 좋아하다보니 같이 놀아주고, 토닥토닥해주고...또 자꾸 보니 전에 제가 잃어버린 고양이와 너무 성격도 외모도 비슷해서 금세 정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날 밤, 자려고 누웠는데 고양이가 또 예뻐해달라고 부비적거리다가 제 옆에서 잠들었습니다. 밤새 팔이며 얼굴이며 부비적거리면서 쓰다듬어달라고 해서 그랬던 것도 같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밤새 고양이가 저를 많이 좋아하게 된 것이 느껴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이제 가려고 짐을 싸는데 어제와는 다르게 고양이가 멀직이 계단에 앉아 다가오진 않고 저를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도 내가 떠나는 걸 아는 건가.. 설마 그런거까지 아는 동물이려나 하고 몇번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집을 나왔습니다. 물론 여행중에 들른 곳이고, 제가 아는 분도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그 고양이와 인사를 하고 작별을 했습니다.
어제 아는 분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는데, 그 고양이가 제가 있었던 방 문 앞 계단에서 하루종일 있었다고 합니다.
별것도 아닌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그 고양이도 이별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습니다. 정이라도 주지 말걸... 설마 내가 다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