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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isa_10618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순영무지크★
추천 : 50
조회수 : 29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5/23 06:36:56
내가 아는 그는
가슴에 멍 자국 같은
새 발자국 가득한 사람이어서
누구와 부딪혀도
저 혼자 피 흘리는 사람이어서
세상 속에 벽을 쌓은 사람이 아니라
일생을 벽에 문을 낸 사람이어서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마시는 사람이어서
밥을 먹는것이 아니라
밥 속의 별을 먹는 사람이어서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지평선 같은 사람이어서
그 지평선에 뜬
저녁 별 같은 사람이어서
때로 풀처럼
낮게 우는 사람이어서
고독이 저 높은 벼랑 위
눈개쑥부쟁이 닮은 사람이어서
어제로 내리는
성긴 눈발 같은 사람이어서
만 개의 기쁨과 만 개의 슬픔
다 내려 놓아서 가벼워진 사람이어서
가벼워져서 환해진 사람이어서
시들기 전에 떨어진 동백이어서
떨어져서 더 붉게 아름다운 사람이어서
죽어도 죽지 않는 노래 같은 사람이어서
- 내가 아는 그는/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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