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결혼 안한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먼저 결혼하신 인생 선배님들께 여쭤보고자 결생 게시판에 올려보아요
정말 사람간에 인연이란게 있는걸까요?
21살때부터 일하던 직장에서 문제의 그사람을 처음 만났습니다.
같은 부서 높은 직급 상사이고 30대초반 미혼입니다.
당시엔 아무 감정 없었으나 한 10개월 뒤?부터 개인적인 취미가 같아 친해지기 시작했고 급속도로 부서사람들이 다 알정도로 친해졌습니다.
전화는 하지 않았고 퇴근 후-새벽/새벽-낮 시간 관계 없이 톡할정도로요. 주로 선톡이 왔고 주변에서 알정도로 절 잘 챙겨주셨는데, 그렇다고 사적으로 둘이 밖에서 만나 시간을 보낸적은 없습니다.
사내연애 금지인 회사인데 그분은 인간적인 호의정도이고 이성적인것은 아닌거라고 저는 판단했는데 , 친해지고 1년쯤 지난 후에 제가 혼자 마음이 너무 커져서 자제가 되지않을(남들눈에 다 보이게끔) 위태로운 지경까지 가버렸습니다.
그때 정규직으로 채용이 되었고 저는 제가 사고치거나 민폐끼칠까봐(대놓고 고백/착각하고 고백등..)즉시 전근 요청해서 타지로 갔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2년간 그분과의 연락도 일체 끊고 본사 근처에 갈일이라도 생기면 혹시라도 우연히 마주칠까 계속 조심하고 연합행사 등등 전부 피해다녔습니다. (중간에 몇번 톡이 계속 옴)
안보면 저절로 마음도 없어질거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그런데 정말정말 너무 이상할정도로 하루도 그분 생각이 나지 않은적이 없었네요. 정말 말도 안될정도로 그냥 매일 생각이 났습니다.
연락 몇번이나 할뻔한걸 휴대폰 끄고 서랍에 넣어놓고 뭐 그런식으로 종종 넘겼고 아무생각 안하려고 정말 일을 미친듯이 했습니다. 근데 노력이 무색하게 한시도 생각이 떠나질 않더라구요.. 보고싶고 그립고 얘기하고싶고 얼굴 생각나고 목소리듣고싶고 미안하고 오해하면 어쩌나 지금 뭐하려나 등등등... 이제 2년이 지나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각나던 빈도는 낮아졌지만 여전히요 ..
그러다 올해 제가 다시 본사로 전근을 왔고 일부러 부서도 그분이 타부서 가신것 확인하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마침 제 직장 근처에 사시던 큰이모께서 쭉 전업 주부이셨다가 작년부터 취미삼아(경제적으로는 넉넉하심) 일을 시작하시려 관련 직종 공부 하시려고 저희 회사에서 지역민이나 학생들 상대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듣게 되셨습니다. 그렇게 8개월정도 지나고 이제 교육도 끝났는데요. 중간에 강사님도 바뀌었는데 그때 당시에 저한테 힘들다고 많이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새로 바뀐 강사님이 너무 전문적인 수준을 원해서 힘들다나 어렵다나.. 웃고 넘겼는데 이번에 연락와서 하시는 말씀이 그 강사님과 매우 친해지셨다며, 이모네 큰아들(30대초반인 사촌오빠)과 많이 닮기도 했고 자기랑 넘 친하고 교육듣는 사람중에 이모 젤 신경써준다며 식사자리를 마련하셨다는겁니다.
강사님, 이모, 이모네 딸(사촌언니)과 저/ 이렇게 같이 식사를 하기로 약속이 다 되었고 날짜는 아직이라며 어제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왜 끼우시냐 했더니 이모가 신세도 많이 졌고 너랑 같은 회사 사람이니 인사도 하고 그 강사님이랑 이모가 일하면서 앞으로도 자주볼테니 너도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겁니다. 혹시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이름을 여쭤봤더니... 나이도, 부서도, 직급도 그분...맞았습니다 ㅠㅠㅠ
어제 전화로 이얘길 듣고 너무 당황스럽고 마음이 심란해졌습니다.
세상세상... 정말 세상 좁다고는 하지만 50넘게 전업주부 하시다가 갑자기 일을 하시려 한것도. 그걸 우리회사 프로그램으로 공부한것도. 거기서 그분을 강사로 만나서 친해진것도 다 우연인데...
너무 좋아서.. 일부러 끊어내려고 죽은 사람처럼 살았는데 여직 못잊고 그리운것도 웃긴데. 이렇게 다른 사람, 그것도 내가족에 의해 사석에서 처음으로 마주보고 밥먹게 된다니 너무 어색해서 상상도 안되네요... 물론 그자리야 제가 센스껏 빠지면 끝나는 일이지만요 .. 정말 사람 인연이란게 있는걸까. 결국은 이렇게라도 이남자 다시 만나게 되는걸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런게 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