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우울한 글 죄송합니다.
너무 답답한 마음이라 며칠, 몇 번을 쓰다 지우다 하네요.
지금이 아니면 글로도 옮길 수 없을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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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새벽마다 너에게 얼굴을 맞대고 차마 하지 못 할 말들을 매번 쓰고 지우곤 하지.
나는 비겁해.
너를 좋아하면서도 애써 이성간의 감정은 아닌 것처럼 해야 하고, 그저 친한 친구로, 어른스러운 누이로 그렇게 매번 연기를 하고, 밤마다 네 생각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지.
나는... 나는 말이야...
너에게 말조차 할 수 없어.
내가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면, 네가 싫어할까봐, 그래서 다시는 못 볼 까봐 그게 무섭고,
네가 날 받아들인다 해도, 너에게 부담이 되기 싫어.
나는 너에게 줄 것이 없고, 가진 것이 없고, 미래조차 보이지 않아.
네 발목을 잡을까봐 그게 무서워.
그러면서 너의 짧은 연애가 끝나면, 그것이 너무나 기쁘고, 동시에 나의 마음이 무섭고.
네가 예전에 이 동호회 여자와는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얘기했을 때도 기쁘면서도 서글펐어.
네가 꽤나 오랜 동안 싱글 인 것에 감사하고, 네가 소개팅조차 더 이상 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고,
너와 나를 둘러싼 여자애들에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나답지 않은 짓을 하고, 내가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네 옛 여친 얘기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너를 떠봤고,
사람을 가리는 네가 나에게는 관대한 것에 마음이 설렜다가도 내 실수에 널 잃을까 봐 두려워하고,
어쩌다 단 둘이 영화라도 보게 되면, 카페라도 들어가게 되면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내가 모르던 네 친구들을 소개 받는 날에는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네 친구들에게 더 상냥하게 다가가고,
너와 내가 공통으로 알던 오랜 친구, 너의 절친에게 내가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있어 다행이었다 생각했고,
그 친구와 내가 알다가 연락이 끊길 시절에 나는 너무나 힘들어서, 어린 나이에도 살아가는 게 지옥이라 내일 아침에 눈 뜨지 않게 해달라고 밤마다 기도했는데, 그래도 그 친구 기억에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했어.
나와 너의 관계에 있어서 내가 다른 여자들보다 유일하게 우위에 있는 일, 그 순간만큼은 널 독점 할 수 있는데.
내가 그 일을 계속하면 더 이상 생활이 어려워서, 남은 내 인생을 위해서 다른 길을 곧 가야하는데.
우리가 계획한 모든 것들을 내가 지금 일을 그만 두기 전에 해야 하는데, 그래야 내가 그만 둘 수 있노라고,
나의 말에 네가 한 말, ‘그럼 아주 나중에 해야지’
기쁘다가도 가슴이 무너져 내리더라.
나는 이제 시간이 얼마 없어.
너와 함께하고 싶어서 3년을 버텼어.
하지만 우린 지금까지 이랬잖아?
너와 나를 아는 친구들 모두가 너를 향한 내 마음을 모르면 너는 바보라고, 모를 수 가 없다고 말해.
알면 어떠냐고, 내가 뭘 어쩌자는 것도 아니니 냅두라고, 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그래 맞아, 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이야.
네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어.
내가 널 위해서 한 일에 내가 보이는 반응들이,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뻤어.
너의 행동, 너의 말, 모든 것들이 날 기쁘게 하고 슬프게도 하고 절망하게도 해.
나에게 미래를 달라고 수없이 기도했었어.
그게 너의 미래와 맞닿아 있었으면 하고 꿈을 꿨어.
나도 행복해지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