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저씨'를 정주행 했습니다. 다들 인기드라마라고 하길래.
극본을 쓰신분이 눈에 익어서 보니 '또 오해영'을 쓰신 박해영 작가님이시더군요.
제가 기억하는게 맞지요?
제가 잘못 생각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두 드라마는 비슷한 플롯(?)이라고 해야할까요? 뭔가
박해영 작가님이 극을 이끌어가는 코어들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1. 소리
'또 오해영'에서는 주인공(에릭)이 음향감독이라 그런지, 소리에 많은 부분들이 주인공의
심정을 보여주거나,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체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방안을 24시간 녹음해서
들어보는 에릭과 판자 하나 사이로 서현진의 독백까지. 소리라는 매게체가 극을 관통했지요.
'나저씨'에서는 주인공 지안의 '도청'이라는 매개체가 극의 변화를 가지고 오게 되지요.
물론 의도가 좋건 나쁘건 간에 극의 큰 맥락이 이 '도청'이라는 '소리'를 통해서 극의 전개를
가져가게 됩니다.
2. 특수직업
에릭의 직업은 보통 보기 힘든 음향 감독, 박동훈의 직업은 '구조 건축사(설계사)'
'또 오해영'에서의 단순한 조직의 이야기에서 '나저씨'는 대기업으로 넓혀가면서
일종의 새로운 공간을 추가하여 전개가 되긴 합니다만, 역시나 두 사람의 직업 자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새롭다는 느낌을 주곤 합니다.
3. 형(누나)는 주당, 동생은 영화감독
주인공 동생의 꿈은 '영화감독' '그리고 욱하는 성격을 가졌으나, 맑디맑은 영혼의 여성과 연애를 함'
에릭의 동생이었던 '허정민', 박동훈의 동생인 '송새벽' 두사람의 공통점입니다.
박해영 작가님도 작가가 아니라 영화감독이나 드라마 감독이 원래 목표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또 하나 있네요. 주인공은 둘째고, 첫째는 술을 너무 좋아한다는거? ㅎㅎ
'또 오해영'도 수작이고, '나저씨'도 정말 수작입니다만, 무엇보다 주변의 인물 하나하나의
스토리를 엮어서 발전시키고, 그걸 다시 메인 스토리에 연결시키는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주인공과 그 주변 일부를 제외하고는 금방 잊혀지는데, 박해영 작가님의
인물들은 모두가 각각 새로운 극의 주인공들로 생각될 정도로 이야기를 가지고 가네요.
또다른 '소리(혹은 다른 오감)'등의 공통적인 매개체들을 다시 가져가실지,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됩니다.
이상 허접한 감상평이었습니다. 오늘 마지막편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