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개가 죽었다. 이제 막 네살된 머리다친 멍청한 말티즈.
나는 다른 사람들이 인터넷에 반려동물이 죽었다고 글을 올릴때마다 그닥 슬프지 않았다.
와닿지 않은걸까, 와닿지 않았으면 해서일까, 그저 그런 느낌과 그저 그런 감정뿐. 그 뿐이었다.
자취하며 집에 못간지 어언 3달, 전화를 통해서 니 소식을 들었다. 동생 품에서 숨을 헐떡이다 동생을 보며 웃으며 죽었다고.
저번주에 바다에서 무리해서 신나게 뛰던게, 마지막이란걸 너도 느꼈던 걸까.
그럴꺼면 그냥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얌전히 바라만 보지 뭐가 그리 급해서 뛰어다녔니.
누군가에게 니 죽음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을 바라는게 아니라, 우리 가족과 나의 기억 외에 너에 대한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 글을 남긴다.
다음 생에는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조금 더 좋은 주인과, 조금 더 길고 오래 살기를 바란다.
너와 함께 간 저번주의 바다가, 발에 묻은 모래가, 니가 부딛혔던 큰 계단이 괜시리 미워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