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을 접한게 어연 5년.
엔오때는 아 이런애들이 있구나 하고 넘겼다가
상남자에서 혹 하고 쩔어로 입성.
2018년 번더스테이지까지 접하게 되었네요.
처음 방탄소년단을 접했을 때와 지금 제가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180도 다른 모습이 되었답니다. ^^
처음 번더스테이지 1화를 접했을 땐 아이돌 다큐가 그렇듯(다른 아이돌 다큐는 본 적없지만... 배우 다큐나 뭐 이런걸..비교해서)
공연보여주고 거기서 일어난 시행착오를 보여주고 팬들보여주고 이만큼 대단했다 퐉! 영원히 함께하겠다 뽝! 하고 끝날 거라
생각을 했는데 처음 시작부터 다른 시점으로 보여주더군요
가장 약점이 되는 부분을 보여주는데 솔직히 정말 놀랐습니다.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향후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고 그전에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어찌보면 형식적인 인터뷰 같았지만, 그런 형식적인 인터뷰조차 방탄소년단을 통해 진솔하게 처음으로 들었네요.
그리고 제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자신들이 하는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고 느껴졌으며 또 한 편으로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추락이 두려울지언정 착륙은 두렵지 않다는 슈가의 말이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멤버별로 제가 느낀 점이 있는데요
우선 리더
RM
번더스를 접하기 전 이미지는 허당끼 있는 리더 였습니다. 물론 그의 음악에 대한 집착과 열망은 인정하고 있던 부분이었는데
번더스를 통해 한 가지 더 접하게 된건 그에게 '광기'가 보였다는 겁니다.
알엠은 자신들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 역시 '광기'에 사로 잡히길 원한다고 인터뷰 한 바 있습니다. 어쩌면 그 역시 음악에 미쳐있기 때문에
자신의 영향력을 주변으로 전파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고 보았습니다.
리더로서의 역할또한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이게 어디에서 느꼈냐하면, 정국이와 지민이를 걱정해 줄때와 석진이와 태형이를 대하는 모습이였어요
공연을 하게 되면 서로 힘들잖아요. 그럼에도 '너 그러다 큰일난다. 살살해'라고 정국이에게 말해주고 그때 자신은 공연을 망치면 어쩌지 라는 생각과 동시에, '애가 아픈데 내가 지금 무슨생각을 하는거지'라며 자기비판을 동시에 하는 것을 보고 많이 정말 많이 놀랐어요.
어쩌면 처음 생각했던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어요. 당장 공연이 코 앞인데 자기 관리 못해서 저렇다고 비난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알엠은 일절 그 부분은 짚지 않았던 점에 놀랐습니다.
지민이가 담이 와서 힘들어 할 때도 '너가 그 상태로 선다면 팬들이 불안해서 못 볼 것 같다.'라며 가장 먼저 멤버를 생각하는 모습에서 처음 정국이를 대할 때 자기 비판했던 부분을 충분히 그때 수용하였음을 알게 되었어요.
또 진이와 태형이가 언쟁이 있었는데, 당장 무대에 올라야 할 때 '진도 아니고 뷔도 아니다. 방탄소년단으로 무대에 오르자' 라며 중심을 잡아주는 부분에서 감동을 넘어 존경에 가까운 모습이었어요. 리더라고 하지만, 정말 어린 친구인데 말이죠.
여권도 잃어버리는 허당끼 있는 모습도 보이지만, 어쩌면 너무 많은 것들을 책임지고 있었기 때문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정말 유능하고 좋은 리더에요
진
진의 처음 이미지는 말이 없고 수줍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시간이 거듭될수록 밝은 사람이구나라고 바뀔 수 있었지만,
번더스는 보고 가장 당황했던 멤버가 진이였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역시 태형이랑 말다툼을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이유가 있는 언쟁이었기 때문에 당시에 진이의 마음과 태형이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고 바라보았어요. 자존심을 놓고 상대를 바라보는 진이는 어쩌면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면에 여린면을 가진 사람은 겉으로나마 밝고 긍정적이고 싶고 최대한 상대에 맞춰 숙이고 들어가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의 약점이 날것 그대로 들추는 걸 두려워할 수 있어요.
진이가 태형이와 화해하는 대화에서 '나 역시 가슴속에 우울함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어요. 본인은 배우를 꿈꿨고 춤과 노래는 빅히트에 들어가서야 하게 된 사람이라, 남모를 열등감이 있었을것이라 생각해요. 그의 꿈이 연습생 당시 '데뷔'였다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주변을 바라보며 그의 자존감이 짓뭉겨왔을까 생각하게 돼요.
그런 진이가 마지막에 '저는 저를 볼 수 없다. 제가 성장했다면 저희 멤버들이 잘해 주었기에 그 친구들을 보고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하는 대목에서 저도 모르게 울고 말았네요. 사람은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삶을 살길 바라지만, 인생의 주체는 자신이기 때문에 자신만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요. 그런데 진이는 자신의 부족한 점과 쌓아놓은 열등감을 멤버들을 통해 덜내고 이겨내고 성장했네요. 그의 성장은 정말 눈부셨고 찬란합니다.
맏형으로서 중심을 정말 잘 잡아준다고 생각해요. 화가나면 무섭지만, 그 화가 잦은 사람도 아니고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서 자신의 자존심을 내려 놓을 수 있는 사람. 앞으로 얼마나 성장하고 얼마나 큰 사람이 되어갈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슈가
처음 슈가를 보았을 땐 멋진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랩 하는 모습이 단순히 멋졌기 때문에요.
번더스를 보고 그런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투어 일정이 빡빡한데 꾸준히 곡작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남들보다 티가 안나게 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기력이 남은 한에서는 대화 하는 것도 좋아하고 무뚝뚝해 보일지언정 가장 멀리서 많은 것을 지켜봐주는 사람 같았아요.
무대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굉장히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그렇다고 뒤쳐지는 걸 두려워하지도 않구요.
오히려 슈가는 정체되어 있는 것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더라고요. 늦더라도 느리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곳에 정체되지 않고
발전해 가는 것. 비록 티가 나지 않더라도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에 이 사람은 느리게 뿌리를 내리지만, 정말 견고하고 든든한 사람이구나. 이 사람이라면 듣기좋은 말을 자주 들을 수는 없겠지만, 행동으로 든든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슈가라고 가진 약점이 없는 게 아닐텐데 유려하게 잘 숨기지만, 그렇다고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지는 않는 것 같았어요. 강하면 오히려 부러지지 쉽다는 걸 슈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어보여서 슈가는 번더스 내내 불편함없이 바라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새로 안 점은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더라고요. 막화에서 지민이가 인성! 인성보소! 하고 장난으로 호소하는 장면에서 인성~조인성~ 하고 중얼거리는거 듣고 정말 많이 웃었네요 ㅎㅎㅎ
제이홉
홉이는 처음 이미지는 굉장히 가벼운 사람이었어요.
한없이 가벼워서 깃털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그런 분들을 종종 많이 봐와서 깨발랄한 모습만 보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번더스를 거치면서 홉이는 행동은 가벼울지언정 사람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언제나 멤버들을 챙겨주는데 이게 그냥 챙겨준다는 게 아니라, 멤버들의 상태를 하나하나 세심하게 관찰하고
오늘은 컨디션이 어떤지 저쩐지 따져가면서 그에 맞게 대해주더라고요. 정국이의 컨디션이 안좋은 것도 따로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던 장면에서는 어째서 알엠이 만약 방탄 리더인 자신이 부재일 때 차기 리더자리에 제이홉이라고 말한지 알 것 같았아요.
알엠이 최대한 이성적으로 멤버들의 중심을 잡고 케어해준다면, 제이홉은 그 사람에 대해 공감하고 포용하는 방법인 부드러운 리더쉽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인간과 인간의 교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공감인데. 제이홉이 그 공감능력을 잘 이끌어가는 모습이 보였어요. 멤버들의 우스개 소리에 하나하나 반응해 웃어주고 박수치고 즐거워해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인지 느끼게 했습니다.
그런 반면, 스스로에겐 굉장히 엄격하고 특히 무대 위에 설때는 낯설을 정도로 집중하는데 동선 하나하나 체크해가며 멤버들에게 조언하고 자신도 조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을 모아 한 말처럼 물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제이홉을 보면 아우르는 특유의 부드러움이 있는데, 이게 공과 사가 뚜렷하다는 게 제가 본 제이홉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절대 잘 흔들리지 않죠. 부드럽게 강하면 부러지는 일도 적기 때문에 제이홉이 있어 방탄의 기둥이 견고하게 보여졌습니다.
지민
처음 지민을 보았을 땐 마냥 귀엽고 가볍고 장난기 많은 그런 아이인줄만 알았어요.
솔직히 멤버중 가장 관심이 늦은 아이 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번더스를 통해 지민이가 얼마나 자신에게 잔인하도록 엄격하고 자아가 불안정한 아이인지 알게 되었어요.
무대 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몇 날 며칠을 연습하면서 막상 오를 때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한꺼번에 무너지는 모습에 아...이 아이는 정말 멤버들이 없으면 안될 아이구나. 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부치기 때문에 옆에서 스톱을 외치면서 잡아주고 같이 속도를 조절해 줄 수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한 사람 같았고
지민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 보였어요.
멤버들 하나하나 섬세하게 살피면서도 정작 본인에겐 잔인해 질정도로 객관적으로 보기 때문에
무한한 지지와 사랑을 주며 격려하는 멤버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지민이의 노력을 괜히 멤버들이 매번 언급한 게 아니었어요.
강박적일 정도로 자신에 대한 엄격한 집념에 흔들리는 자아가 보였지만, 한 편으론 그런 지민이 있기에 슬럼프를 겪는 멤버를 놓치지 않고
함께 지지해 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객관화는 당사자는 힘들고 괴로운 과정이지만, 잘 이겨내고 나면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기 마련이거든요. 때문에 데뷔 초반에 비해 가장 빛나는 성장을 보인 게 지민이 아닐까 감히 말해봅니다.
마냥 순하고 착하고 여리게만 보던 사람에게서 꿈을 향해 가진 모든 것을 다하는 모습이 감명깊었어요. 'LIE'라는 곡이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곡이라고 했지만, 어쩌면 그 곡으로 인해 무대 위에서의 강박적인 자기 객관화와 엄격함에 구원될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민이는 원석일지 몰라요. 스스로를 강하게 다뎌가며 누구보다 빛나고 눈부신 보석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눈물도 흘리고 좌절도 겪겠지만, 지민은 옆에 앞에 뒤에 그리고 함께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그 어느 멤버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니, 지칠지 언정 쓰러져 포기하는 모습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스스로 조절하며 나아가는 방법도 알게된 지민이가 멤버들과 함께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모습이 얼마나 창대할지 기대됩니다.
태형
태형이는 굉장히 장난기 많은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시점부터 멤버들 사이에서 약간 주눅이 드는 모습을 종종 볼때가 있어어요.
그 이유가 드라마와 가수 활동이 병행되어야 하는 스케줄에서 그 역시 자아가 흔들리며 격변하는 성장에 둘 중 어느것도 집중 할 수 없었다는 말을 듣고서야 알게 되었죠.
태형이는 아프고 힘든 일은 멤버들과 처음엔 공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듣고 이 아이도 마냥 밝고 가볍지 않구나. 어쩌면 석진이나 슈가보다 더 깊은 내면에 그러한 감정을 숨기고 싶어 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러한 태형이를 끄집어 내 준 것이 지민이었죠. 동갑내기 친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 놓고서야 자아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멤버들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지만, 널 지지한다. 라는 대목을 듣고 감동받고 또 힘든건 멤버들과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모습는 대견하기도 했네요.
외로움이 엿보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면속 외로움과 함께하지만, 태형이에겐 조금 더 짙을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을 많이 좋아하는 아이고 친화력이 높아 누구나 태형이를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어쩌면 태형이는 그런 많은 사람들 중 자신의 깊은 내면 속 문 너머로 초대한 사람은 몇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호기심 많고 순하고 장난기 많은 태형이를 멤버들은 처음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이상함이 특별함이었다고 말했던 것 처럼
태형이는 특별한 무언가가 정말 많은 사람이고 그 특별함이 자신의 장점에 플러스 되게 하는 방법을 스스로가 잘 알고 있어 보여요.
이번 번더스를 보며 그런 태형이가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보였고 앞으로 더 멋지게 조각될 태형이의 미래가 정말 기대됩니다.
정국
어른아이라는 말이 있죠.
어른스러우면서도 아이같고 아이 같으면서도 어른같은
정국이는 제 기준에서 그 기준이 모호한 사람이었습니다.
번더스를 보다 정국이가 여섯명의 멤버들이 섞여서 만들어진 것이 자신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정말 공감이 되더라고요. 지민의 잔인할 정도의 자기 객관화, 태형이의 특별함, 알엠의 진지함, 석진이의 밝음과 여린마음 제이홉의 내면의 무거움 그 모든게 뭉쳐져서 나온 게 정국이로 보였어요.
자신의 힘듦을 티를 내지 않아 멤버들의 걱정을 살 정도로 형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기 싫다는 막내.
어리광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종종 형들 앞에서 보이는 아이 같은 청초함과 순함이 보여 내내 웃음지을 수 있었습니다.
못하는 게 없고 뭐든 평균이상은 해낸다는 황금막내가 되기까지 형들의 사랑을 듬뿍먹고 자라난 것이 보였어요
물론 어릴 땐 니꺼내꺼내꺼내꺼형꺼내꺼인 씨걸 때도 있었지만, 그런 정국이가 이만큼 자란 모습을 보면 제가 다 뿌듯하더라고요
마냥 어리광을 부리며 게을러질 수 있는 위치일 수 있는데도 정국인 일단 한 번 하겠다고 하고서 승부욕까지 붙으면
지민이만큼이나 스스로를 한계점으로 밀어 넣는 듯 했습니다.
무엇보다 팬을 위하는 그 마음도 진심으로 와닿아 감동했구요. 백지에 어느 그림이라도 그려 넣을 수 있는 정국이.
정국이가 그려내는 그림이 얼마나 아름다운 명화가 될지 정말 너무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