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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많은 분들이 모인 곳에 처음으로 글로 올려봅니다.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연상연하는 아닌) 10년차 부부이며, 결혼 초부터 집안일, 생활 방식 등의 차이로 계속 갈등이 있어요.
저는 아내 입장이고, 제 입장에서는 사실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최대한 중립적으로 적어보려고 애써볼게요.
보통의 맞벌이 가정이고, 중간중간 아내가 쉬는 기간, 남편이 쉬는 기간 번갈아 있었습니다. 아내가 더 많이 쉬었고요.
현재는 아내는 자영업자입니다. (주말 영업하고, 주중에 1회 쉽니다만 필요 시 휴일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5세 어린아이 1 있습니다. (아이는 맞벌이 문제로 주중에는 부모님댁에 가 있습니다)
결혼초부터 계속 문제되던 것은,
1. 설거지 방식
- 남편이 제시한 방식으로 하기를 강력히 권고하는데, 아내 입장에서 일부분은 공감되는 바 있지만 꼭 그렇게 지켜서 해야 하는가 하는 입장 반복중
- 아내는 남편이 할때는 자기 방식대로 하고 아내가 직접 할 때는 자신의 방식으로 편하게 하고 싶고 사실 어느 방식이던 상관 없음
<남편 방식>
- 온수 설거지 가급적 금지 (아예 금기시함)
- 기름기 있는 그릇은 무조건 따로 다른 곳에 둔 후 제일 마지막에 할 것
- 기름기가 설거지가 잘 안되면 온수를 따로 끓여서 세제를 푼 물로 애벌설거지를 한 후 세척할 것
- 고무장갑 필수로 낄 것
- 시어머니께서 이렇게 계속 해오셨고 이 방식으로 현재도 하고 계심
<아내 방식>
- 컵 한두개나 그릇 몇개 정도는 냉수로 하는 편
- 더러운 그릇이나 큰 용기, 양념 등으로 때가 묻은 웍 등은 제일 밑에 깔고 물로 미리 애벌로 헹군 후 불림
- 그 이후 제일 밑에 계속 깔아놓고 설거지 진행 (위에 설거지하면서 떨어지는 물로 겸사겸사 계속 설거지 되라고)
- 제일 마지막에 큰 웍, 냄비 등을 마무리 지음
- 깨끗하게 설거지 하고 싶은 날은 온수 사용
- 그릇 놓치는게 싫고 뽀득거리는것을 확인하고싶어 맨손 설거지 고수
- 친정 어머니가 조리종사원으로 오래 일하셨기에, 온수 설거지를 주로 하셔서 그런 방식이 익숙하고 항상 애벌설거지와 불림 설거지를 함
- 신혼 초 남편이 설거지 해 놓은 그릇에 기름때가 그대로 있는 것을 발견하였으나 별 말 없이 넘어감 (남편이 한 것이 아니고 남편 친구가 한 것일 수도 있음)
2. 냉장고 문
<남편 입장>
- 반찬이나 식재료를 꺼낼때마다 새로 여닫을 것
<아내 입장>
- 필요한 것을 모두 꺼낸 후 닫음
3. 집 정리, 청결 관련
<남편 습관>
- 청소기 매일 안돌려도 괜찮음
- 집에 쿠션, 카펫 금기
- 밤에 이불 털지 말 것(복나간다고 한 것 같음)
- 먹고있던 과자 봉지, 과일 껍질 그냥 앉은 자리 옆에 무심히 툭 버려두고 거의 치우지 않음
- 입었던 옷 옷걸이에 걸지 않음, 의자 위에 계속 걸쳐둠 (월요일 옷 위에 화요일 옷, 수요일 옷)
- 빨래통에 양말 가져다 두지 않고 항상 화장실 한켠에 산처럼 쌓아둠(세탁실이 멀어서 그렇다 함/100평 아니고 국민평수집에 살고있음)
- 집에 먼지가 나는 활동은 극혐함(비염이 있기 때문)
- 옷감이 상할까봐 잦은 세탁은 안좋아함(이부분은 스타일러와 건조기, 세탁기 등으로 보완함)
<아내 습관>
- 물건은 늘 제자리에, 정리정돈 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아 보이지 않는 곳에 박아두는 편(예: 창고, 스페어 드레스룸)
- 매일 청소하고 싶으나 바빠서 하지 못하기에,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청소기와 걸레질하려고 노력함
- 물건 어지럽게 나와있는 것을 싫어함(쓰레기통, 빨래함 여러 개 나와있는 것 당연히 싫어해서, 눈에 띄는 곳에 한개씩만 두는 편)
- 모델하우스같은 집을 추구(정리정돈 관련 잔소리를 많이 함)
- 아이 놀이방은 관대하게 두는 편
- 입었던 옷은 베란다에 걸어서 냄새를 뺀 후 옷장에 넣음
- 빨래는 최소 2~3일에 한번씩
4. 요리
<남편 입장>
- 밀키트, 조미료, 소스, 시판양념 극혐
- 반찬가게는 자주 가지 말것, 가더라도 메인반찬 사오는것 자제하기 바람
- 만두류 정도는 괜찮지만 냉동식품 싫어함
- 기본적으로 요리는 여성의 소관이라고 생각하고 여성이 자녀의 식사 건강에도 매우 신경써야 한다고 봄
- 요리하는 방법은 잘은 모르지만 섬세한 관찰력이나 미각이 좋아서 요리에 대한 평가를 잘 함
- 육류 제외 한식파
<아내 입장>
- 요리에 재능이 없음
- 요리 하는 것 싫어함
- 굴소스나 시판 양념, 샐러드 드레싱, 시판 육수, 소스 활용하여 요리(근래엔 시판 육수까지는 타협)
- 육류 대부분 선호
- 반찬은 양가 어른께서 주시는 것으로 먹고 가끔 근무가 없거나 일찍 마감하고 퇴근하여 저녁밥과 메인 요리를 함
- 아침밥 차려주지 않음(아내가 아침잠이 많고 식욕이 없는 타입)
상기된 부분들은 가만히 보면, 각자 자라온 가정 환경의 차이로 만들어진 성격과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내인 제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설거지 문제, 냉장고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면 좀 거슬리겠지만,
어차피 내가 지금 하는 집안일이 아니라면 그닥 신경쓰이지 않을 부분이라고 보여요.
실제로 전 남편이 설거지를 어떻게 하던지 전혀 관심도 없고, 그렇게까지 화가 나지도 않고요.
하지만 남편은 제가 온수 설거지를 할 때마다 화가 나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화를 누그러 참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때마다 저는 눈치를 자연스럽게 보게 되고요)
하지만 대부분은 남편이 참고 넘어가기에 싸움이 되지 않는데,
가끔 제가 몸이 좋지 않다거나 다른 바쁜 일이 있어 설거지를 부탁했을 때
자신의 방식으로 설거지감이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면, 남편이 설거지를 하는 태도에서 문제가 될 때가 있습니다.
이게 이번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는데요...
남편도 인정하는 가장 나쁜 태도 중 하나는, 혼잣말을 많이 합니다.
그 혼잣말이 회사 동료나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저에대한 불만, 어떤 사건으로 인한 화 이런 것이 대다수인데 이 때 욕설을 많이 섞어서 합니다.
이번에도 설거지를 하면서 제가 늘어놓은 설거지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화가 났는데, 온갖 욕을 하면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것을 제가 들었고, 저희 아이가 들었다는 겁니다. 당일에는 제가 일단은 몸이 좋지 않아 넘겼고요.
이것을 제가 며칠이 지난 오늘 살짝 이야기하면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썰을 풀고 끝내려고 했는데, 이것이 발단이 되어 싸움이 되었어요..
사실 저녁에 남편은 기분이 좋은 상태로 퇴근했고,
제가 식사 때 잠깐 시비를 살짝 걸었고 바로 [내가 요즘 약을 먹고 있어 예민해서 그런 것 같다] 라고 시인한 후
정확한 사과는 하지 않은 채 식사는 끝이 났습니다.
이후 남편이 음식쓰레기를 버려다 준다고 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당신이 혼잣말로 욕을 하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남편은 [쏘리] 라고 했고 (사과 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
저는 그것을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하자고 한마디 더 언급하자
그 이후 급발진이 되면서 저의 설거지 태도는 매우 무개념하며 상식이 없다는 등으로 매우 격노하더라구요.
저는 아무리 제가 잘못되었다고 본인이 생각하더라도, [욕으로 화를 표출하고 혼잣말을 내뱉는 것은 문제다] 라고 말했고,
남편은 [니가 내가 싫어하는 짓을 해서 나를 화나게 만들지 않으면 된다] 라고 응수하였습니다.
저도 매우 화가 났는데 오히려 황당+노여움이 함께하니 더 냉철해지더라구요.
얼른 나가서 마음을 다스리고 오라고 내보냈는데, 남편은 나갔다 오고 나서도 계속 한숨과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상태이긴 했습니다.
현재는 대화는 없이 제 할일을 하면서 틈틈히 저도 글을 쓰면서 제 자기객관화를 해보고 있는데요,
제가 잘했다고만은 할 수 없겠죠..
사실 저는 대충대충 편하게 살고 싶은 편입니다.
돈을 버는 이유는 [편히 살기 위해서] 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신기술, 테크 좋아하고요.
(남편은 이 생각에 일부만 공감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부부간 가치관이 안 맞는 경우이죠)
하지만 결혼생활을 하면서 늘 느끼지만, 남편이 정한 금기 사항도 많고, 지켜야 할 것도 많고,
제 기준에 남편이 급발진 하는 포인트가 많아서 저는 늘 불안하고 눈치를 보게 됩니다.
남편의 말투는 전형적인 경상도식 말투라서, 제가 아직도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늘 며칠 뒤에 [혹시 그게 나를 걱정하는 말이었던건가..-_-?] 라는 생각을 합니다.
남편은 눈치보지말고 하고싶은대로 하라 라고 하고, 당당해라 라고 말하는데 그 조차도 비꼬는 것 같아요.
제가 새 옷을 사 입으면 [옷이 예쁘네] 라고 말하는 그 일상적인 대화도 가끔은 숨은 뜻이 있는지,
또 비꼬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되고 매사 공격적이게 됩니다. 그렇게 또 싸움이 되고요.
남편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제가 예민하다고 하는데, 말과 비언어적이 태도를 중요시 하는 저에게는 이게 늘 힘드네요;;
여튼 제가 싸우면서, 그럼 주변에 사람들한테 물어봐서 [다른 집은 설거지 방법을 어떻게 하는지, 온수 설거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통계를 내어보라] 라고 말을 해보았는데 생각난김에... 다른 분들의 의견도 여쭤보고싶네요.
이게 이렇게 싸울 일인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