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혼자 첫 관람을 하고, 여자친구가 영화 어땠냐고 물어봤을 때, 저의 감상평은 딱 이거였습니다.
".....?"
솔직히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카톡으로 보내기에는 저만한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 많이들 그러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대한 수많은 예측이 있었겠지만. 이런 시나리오를 예측한 사람은 별로 없을테니까요.
제가 놀랐던 몇가지는.
첫째로, 히어로들이 졌다는 사실입니다.
항상 MCU스토리를 보면, 영웅들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시빌워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결말이 났지만.
적어도 이번 영화 만큼은 아니었죠. 이렇게 다들 무참히 깨지고, 스파이디가 죽기 싫다고 우는 장면에서는 가슴 한켠이 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둘째로 영화가 빈틈없이 휘몰아친다는 것입다.
인터넷에 올라온 누군가의 감상평대로, 기승전전전전전전전전결! 하고 끝나는 영화의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주인공들이 많아서 그럴 수 도 있겠지만.
극의 흐름을 이렇게까지 쉬지 않고 끌어갈 수 있다는 것은, 시나리오가 탄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래도 사람들은 정신없이 영화에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에 빠져 있었어야만 했습니다. 보통 영화를 보다보면 결말이 예상되기 마련인데(특히 히어로 영화들은 더더욱) 이번 영화의 결말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으니까요.
게다가 저는 인피니티 스톤을 가진 타노스와의 전투에 관해서, 타노스가 너무나도 강하니까 액션신을 만들어내기 힘들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도 액션신을 잘 만들어서 감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와중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번역가의 실수로(제발 실수였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그냥 발번역 같지만요)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사가 꼬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영화는 과연 다음에 어떻게 될까? 라는 커다란 질문을 던졌습니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영화가 펼쳐졌기에, 내년에 사라진 히어로들이 돌아올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스파이더맨2를 찍는다는 이야기가 들린것을 보면 다들 틀림없이 돌아올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떤방식으로? 라는 의문이 끊이지가 않습니다. 마블 10년의 이야기를 어느정도 마무리 짓는 영화가 될줄 알았더니만, 새로운 시작을 열어버린 것이죠. 그것도 거하게 관객들의 뒤통수를 후려치면서요.
쓰고싶은 말은 많지만, 이 정도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어찌됐든, 저는 마블이 만들어준 영화 중에서 이번 영화가 가장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히어로들의 모임, 과거 빌런의 컴백(사랑을 바치세욧!),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사내의 눈물, 화려한 액션신 등등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아주 맛깔나게 버무렸다고 생각합니다. 이쯤되면 케빈 파이기와, 루소형제를 존경할 수밖에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