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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올리신 미숙아 아버지..힘내세요..
게시물ID : baby_143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격의똥배
추천 : 18
조회수 : 744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6/05/22 20:49:09
사실 저도 미숙아 아빠입니다.

음..

어떻게 적어야 할 질 모르겠지만..

저희는 정말 힘들게 얻었어요. 아이를요.. 


그런데 정밀검사 하고 아주 괜찮다고 한 그 날 양수가 터졌어요.

밤에 근무 마치고 바로 산부인과 갔는데 산부인과에서는 포기하라고 했어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냐고..대학병원 가면 안 되냐고..물어봤지만..

한 밤중에 양수가 터져서 찾아간 그 산부인과 당직 원장은 포기하라고 하네요. 기다렸다가 아침에 수술하자고..


눈물도 안 나더라고요. 화도 안 나고..분노도 안 나고..

그냥 멍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이 찾아오냐고 생각했어요..

삼신할매가 있다면..아니 신이 있다면 이럴수는 없겠다라고 생각은 했었죠...


그렇게 멍하게 있다가 그냥 집에 갔다가 내일 올께요..하고 나왔습니다.


그때가 새벽 2시였나 그랬어요. 여하튼 집에 와서 아내랑 침대에 누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더라고요.

아내보고 옷 입으라하고..

울산에서 무작정 부산대학병원까지 갔어요. 왜 울대에는 안 갔는지 모르겠지만 아내가 눈 때문에 부대에 자주 가서 부산대학병원에 무작정 달려갔어요.


부대 응급실에 가니 아내는 바로 산부인과로 가고 저는 좀 있다 산부인과 호출이 와서 갔습니다.

거기 당직 의사가 저보고 무턱대고 오면 어쩌냐고 하더라고요..

제가 뭘 압니까..그냥 아무 말 안 하고 있었죠.


그러더니 다시 들어가더니 한 십여분 있다 오더니 영남권에는 현재 산소호흡기가 없는데 지금 알아보고 대구 가톨릭대학병원에 있습니다.

거기도 괜찮으니 거기 가세요...사실 이건 보호자가 해야 하는데 제가 하게 됬네요..라고 하더라고요. (후에 알았지만 보호자가 하는게 아니라 산부인과에서 의사들끼리 알아보더라고요)


그렇게 새벽에 다시 응급차를 타고 대구 가톨릭대학병원에 왔어요..

어떻게든 버텨야 하기 때문에 아내는 무조건 누워있었죠..


그리고 저는 차를 부대에 주차했으니 차도 가지고 오고 양가 어머니한테 연락해서 같이 오도록 할테니깐 먼저 내려갈께 하고 KTX를 타고 부산에 와서 차를 가지고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거의 36시간을 못 잔거 같애요. 출근하고 그 뒤로 못 잤으니깐요... 아내는 응급차에서 잘 잤습니다. 사실 저도 잘려고 했는데 누워도 정신이 멍해서... 


여하튼 집에서 잠 들고 난 뒤에 일어났는데 꼭 꿈을 꾸는거 같더라고요..


그렇게  아침에 차를 몰고 양가 어머니 모시고 올라갈려고 나왔는데 아내한테 전화가 오더니 아기가 태어날거 같다고 빨리 오라고 하네요..

진짜 정신없이 갔네요. 깜빡이 키고 달렸습니다...


그렇게 도착을 하고 아내는 바로 수술실로 갔고...

얼마 뒤 산부인과 옆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저를 찾는 전화를 받고 갔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 설명을 할게 있다고 회의실에 데려가더라고요. 

무사히 태어났다고....

그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정말 엄청 흘렸습니다...


그때가 23주차였습니다. 제 아기가요...몸무게는 470그램...


그 이후로 몇몇 시술을 하고 이래저래 했지만 크게 걱정을 할 수준도 아니었고..

지금은 교정으로(실제 태어난 달이 아닌 예정일 기준) 11개월차입니다.

몸무게는 조금 적게 나가는데 아주 정상적입니다..

키도 정상적이고요..

재활치료도 안 받고 있어요.


다행히 감기도 심하게 안 걸렸고요....


저는 우리 아기가 자라는 이야기를 제 블로그에 올릴 생각입니다.

태어난지는 1년도 훨씬 더 되었고 약 두달만 지나면 퇴원한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요....


저는 사실 누구한테 자랑을 하거나 이러고 싶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블로그에 올릴 생각을 하고 여기에 글을 적고 하는 이유는...


희망을 가지라고 전하고 싶어요.


사실 우리 아기는 미숙아..초미숙아  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상아처럼 잘 자라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건...


저희 부부가 포기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않아요...)

 아기랑 부모랑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좋은 생각만 가지고 대구에 왔다갔다 했어요..

매달 8번 정도는 항상 갔고요..아내도 아이를 위해서 초유를 먹이기 위해서 정말 고생했고요...

사실 주변 여건은 긍정적이지 않았지만 저는 주변 여건 다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아기만을 생각을 했어요.

아내도 무조건 아기만을 생각했고요...사실 제 아내가 고생이 정말 많았죠.


저야 차로 왕복 250km만 달리면 되는거였고..한달에 6~7번 정도 갔고요..그 외에는 아내가 내외적으로 고생 많이 했고요...


그렇게 퇴원하고 정말 아기랑 씨름도 많이 하고 이런 저런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지금은 잘 크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그 글을 읽고 남의 일 같지 않았고 제 어줍잖은 짧은 지식으로는 사실 많이 힘들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그렇고 몇몇 초미숙아 부모님들이 포기를 하지 않았기에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나 아내나 양수에 대해서 몰랐는데 양수가 터졌다고 퇴근 후에 저한테 얘기를 했고 저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이상하다 싶어서 한밤중에 산부인과 갔었고.. 

대학병원에 가도 되냐고 물어봤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포기하라고 지우라고  했었는데..

저는 포기하지 않고 부대에 갔고..

부대에서 여기저기 알아보니 대구 가톨릭에 오게 되었고..

가톨릭 대학 병원에서 정말 잘 키워주셔서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 모든게 저는 우연이겠지만...그냥 발생한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위의 상황에서 제가 한 순간의 선택을 바꾸거나 포기를 했더라면 저는 지금 이렇게 화목한 가정을 꾸리지 못했을거 같애요..


기적은 아무한테나 찾아올 수 있지만 그 기적을 만드는건 포기하지 않은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항상 대구 가톨릭대학병원에게 진짜 제 아이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적으신 미숙아 부모님께도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원할께요...

포기를 하지 마세요...

지금 좀 힘들더라도 무사히 퇴원만 하게 되면 어떻게든 건강하게 잘 자라날수가 있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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