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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소설5화------------불량인생
게시물ID : lovestory_852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땡삐1942
추천 : 1
조회수 : 2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23 23:33:09

<스폰소설 제5>

불량인생(不良人生)

                                                                        윤호정

 

입 걸고, 술 걸고, 여자 걸다는 박삼걸은 오늘도 새벽잠이 깨이자 습관처럼 과메기덕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바닷가로 나가보니 이게 웬 일인가, 천연기념물인 쇠고래 한마리가 파도에 밀려나와 있었다.

이정도면 1억은 좋이 받을 수 있지 싶어 얼른 핸드폰으로 사진부터 찍어놓고 궂은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하며 구룡다방문을 어깨로 밀치고 들어서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씹순아!” 하고 고함을 지르니 그제 서야 주방에서 칫솔질을 하고 있던 심순이가 나오며 아침부터 씹순이가 뭐에요” 하고 눈을 흘기며 옆자리에 와 앉는다.

치마 밑에 손을 넣으며 이놈 저놈 헤프게 주지 말고 잘 간직하고 있거래이, 그라고 모닝커피 두 잔 갖고 온나.” 하고는 포항시수산계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이 동상, 나 박 회장인데 출근 했는강?”

직원하나 없으면서 회장은 무슨 얼어 죽을 회장이요?”

이 자식 이거 말하는 것 좀 봐, 야 임마, 구룡포항환경보존협회장에 과메기생산자협회 수석부회장에 조기축구회장인 나를 회장이 아니라고, 박태준이와 이건희가 회장특허 내놨냐?”

조회에 들어가야 하니 빨리 용건이나 말하더라고

오늘아침 바닷가에서 죽은 고래를 발견하여 바위에 붙들어 매놨는데 그 고래가 왜 죽었으며 이럴 경우 고래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지 좀 알아봐 주게.”

수산계장이 대답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리자 싸가지 없는 놈’ 하며 커피를 숭늉처럼 벌컥벌컥 마시다가 최 마담 이년은 와 코빼기도 안 보이노?” 하고화제를 돌렸다.

어젯밤에 낯선 손님하고 나간후로는 소식이 없어요.”

이놈의 동네는 근대문화역사거리가 아니라 완전히 대구 자갈마당이군, 심양아, 겨울비도 축축하게 오는데 오늘 낮거리 한번 됐나?”

드리는 건 어렵지 않은데 그 연세에 감당을 할 수 있겠어요? 나도 좀 밝히는 축에 들어가거든요.”

야 이가시나야, 내 비록 내일모레가 환갑으로 황혼이 짙어가는 인생이지만 젊은 시절 좋은 직장에서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어봤고 조기축구로 다져진 몸인데 너 하나 감당 못하겠냐?”

젊었을 때 무슨 일을 했는데 그렇게 여자경험이 많아요?”

부산 해운대의 롱비치 러브호텔 보일러 엔지니어였지.”

어머 박 회장님, 영어도 참잘 하시네요, 그런데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기사 청송골짝에서 중학교 문 앞에도 못 가봤다니 영어를 모르는 게 당연하지, 빠구리공장에서 군불 때는 놈이었다면 알아듣겄냐? 영양가 없는 소리 그만하고 나쁜 년 시리즈 그거나 한번 더해봐라.”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년은?”---“지도 안주면서 남보고도 못주게 하는 년

고것보다 더 나쁜 때려죽일 년은?”---“주지도 않고 줬다고 소문만 내고 다니는 년

이 세상에서 가장 이쁜 년은?”---“지도 주고 지 친구 것도 맛보라고 하는 년

고것보다 더 이쁘고 사랑스런 년은?”---“싫다할 때 군소리 없이 깨끗이 물러나는 년” 하는데 전화가 와서는, 

행님, 포항시청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 용왕님께 직접 전화를 해봤더니 간밤에 암놈멸치가 수놈고래 귀에다 대고 나 당신 애기 갖고 싶어’ 하자 고래가 그만 허파가 뒤집혀서 죽었는데 죽은 고래의 콧김에 얻어맞아 가자미는 눈알이 옆 볼떼기로 돌아가고 오징어는 대가리에 붙어있던 눈깔이 튕겨 나와 다리사이에 박혔으며 고래가 유언 없이 죽었기 때문에 소유권은 용왕님께 있답니다.” 라고 했다.

박삼걸은 당장 때려죽일 기세로 너 이 새끼 꼼짝 말고 거기 있어, 이 육시(戮屍)랄 놈이 1억짜리 고래를 저혼자 삼키겠다고, 노인희롱죄가 대역죄보다 더 무서운 줄도 모르고.” 하며 다방을 뛰쳐나갔다.

스폰소설: 지하철 한 정거장 가는 사이에 스마트폰으로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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