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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은 줄 알았더니 또 산. 하지만 즐겁게 오르고 있습니다.
게시물ID : baby_235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항상봄빛인생
추천 : 19
조회수 : 127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4/21 22:20:24
몇개 밑에 어제 쓴 글이 있는데, 마음이 어수선하니 또 글을 쓰게 되네요.

오늘로 아기가 태어난 지 두달이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두달째부터 예방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병원에 갔습니다.

다음달부터 알바를 시작할 예정이라 잠깐씩(일주일에 11시간) 보육원에 맡기게 되어, 건강상태 확인서도 필요해서 검진도 받았어요.

4.5키로로 태어나 튼튼하고 우람한 딸. 목도 금방 가누고 시선맞추기도 문제 없고.
당연히 건강에 이상없음 나올 줄 알았는데, 초음파로 골반쪽을 보시더니, 고관절탈구라고 합니다.

고관절이 정위치에 있지 않은 상황인데, 2개월에 발견한 것이니 꽤 일찍 발견한 셈이라 치료받으면 낫는다고 합니다.
일단 대학병원에서 검진받으라고 소개장 써주셔서 받아왔어요.

예정일을 훌쩍 넘겨도 태어나지 않는 아기 때문에 갑갑했던 일.
아무리 쥐어짜도 한방울도 안나오는 모유때문에 젖을 물리면서도 우울했던 일.
이제 젖이 좀 도나보다 했더니 돌덩이처럼 단단해진 가슴때문에 당황했던 일.
갈라지고 쓸린 유두때문에 엉엉 울면서 아기에게 젖을 물렸던 일.
새벽 2시까지 칭얼대며 잠을 자지 못하는 아기를 안아도 보고 얼러도 보고 발을 동동 굴렀던 일.

그런 산들 지나, 요 며칠 정말 평화롭다... 이런 날들만 이어진다면 더할나위 없겠다... 라고 생각하던 때에 또 다른 산이 눈앞에 나타난 느낌입니다.
두둥!

하지만, 괜찮을거에요.
이 또한 나중에 생각하면 "그 때 정말 깜짝 놀랐잖아!"라고 웃으며 떠올릴 추억이 될게 분명합니다.
우리 아기가 처음으로 걸린 병인데, 함께 잘 이겨내야죠.

이렇게 함께 올랐던 산들이 모여서 가족이 되는 거 같아요. 그러니 즐겁게 오르려구요. 

육아게에서, 
저도 한번은 올랐던 산들을 오르시는 분을 보며 응원하기도 하고, 저는 생각도 못했던 산을 오르고 계신 분들을 보며 감탄하기도 하고,
서로가 자신이 겪으며 배운 것들을 나누는 것에 훈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새로운 산이 눈앞에 나타난 지금 여기에 글을 쓰면서 스스로 마음을 정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제가 걱정하거나 자책한다고 나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저 잘될거라고 스스로에게 또한 남편에게 말해주고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잘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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