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암 하면 보통 자궁경부암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러나 자궁암에는 자궁경부암 말고도 자궁내막암도 있습니다.
이 두가지 암은 원인과 발병 위험군이 완전히 다릅니다.
네, 저는 자궁내막암 환자입니다.
자궁경부암에 비해 빈도수는 적지만, 식생활과 환경의 변화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합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아이를 많이 낳은 적 있고 성경험이 많을 수록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궁에 암이 생겼다고 하면 문란한 여자라고 흉보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궁내막암은 정 반대로, 출산 경험이 적거나 없을 수록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에스트로겐 과다분비가 원인인데, 임신과 출산을 하면 이런 호르몬 불균형이 잘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 미혼의 30대 후반 여성입니다.
비만과 스트레스로 인해 극심해진 생리불순을 방치했다가 발병한 것 같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초기라 자궁적출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좀 오랫동안 치료를 해야 할 듯 하네요.
암투병도 힘들지만, 자궁암 하면 무조건 자궁경부암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좀 힘듭니다.
시집도 안간 처녀가 자궁암이라니 이제보니 경험 많았구나? 남자랑 잘때 조심했어야지 라는 병신들도 있습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과 다르다고 설명해주는 것도 괴롭습니다.
왜냐하면 전 이나이 먹도록 성 경험이 딱 한번이었거든요... 그것도 술에 취해 강제로 끌려가서...
결혼을 전제로 1년 넘게 만나고 있는 분이 있는데... 아직도 투병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말해야지 말해야지 하면서도 계속 이야기를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저런 편견 때문입니다. 휴우...
이 글을 보는 분들께서는 자궁암 환자에 대한 편견을 씻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조만간 중간 결과 들으러 갑니다. 이 결과 듣고 난 후에는 용기를 내어 병을 고백하려고 합니다.
이걸로 이 사람이 절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전 어떻게든 자궁을 지켜서 아이도 낳고(약간 비약을 하자면 아이를 가지면 치료되는 암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폐경이 왔을때 미련없이 적출하고 싶은데...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