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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소유욕
게시물ID : panic_983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포다공포
추천 : 27
조회수 : 4356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8/04/19 19: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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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와 수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쭉 함께 지낸 오랜 친구다. 수이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우리학교로 전학을 왔다. 내 친구 수이로 말할 것 같으면 예뻤다...그것도 엄청...! 까맣고 윤기있는 긴 생머리에 큰 눈, 잡티 하나없는 하얀 피부...그렇기에 수이의 주위에는 친구들이 많았다.  나는 평범한 사람 중에 평범한 사람으로 수이와 친해진 계기는 그저 수이가 전학왔을 때 가장 먼저 말을 건게 계기였다. 
 수이는 뭐랄까...특별한 친구랄까...꽤 오랜기간 친구 사이였지만 나는 수이에 대해 모르는게 많다. 하긴 굳이 알고싶지도 묻지도 않았다. 내 성격상 남의 일에 오지랖은 딱 질색이기 때문에...그러고보면 내 그 성격때문에 수이와 이렇게 오래 함께 지내는 건 아닐까...? 사실 수이 곁에 여태껏 함께 지내온 건 나 뿐이다. 주위에 몰려들었던 친구들은 지금은 뭐하고 사는지도 모른다. 
 이제야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수이가 꽤 오래전부터 사귀고 있던 남자가 있었다는 것...수이의 얘기론 벌써 3년 쯤 만나고 있다고 했다. 뭔가 괜히 흥분됐다...여태껏 단 한번도 본인의 일에 대해 얘기한 적 없는 수이였다. 알고싶지도 묻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자신의 일에 대해 말하니 괜한 호기심들이 생겼다.
 “어디서 만났어??뭐하는 사람이야??나이는 어떻게 돼??” 
 갑작스런 질문들에 수이는 약간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그동안 수이에 대한 질문같은 건 전혀 하지않았는데....순간적으로 수이의 표정을 본 나는 곧바로 사과했다.
 “아...미안 놀랐지...?” 
 “아니야...정 궁금하면 언제고 한번 보여줄게” 
 비밀스런 수이의 남자라...왜 이렇게 신기한걸까? 곧 만남을 잡기로 수이와 약속을 했다. 그리고 만남의 그 날...
 수이의 남자친구를 보았다. 단정한 스타일의 까만 머리...그와 대비된 하얀피부...오똑한 코...전형적인 미남이랄까...수이와 친 남매라 할 정도로 그 둘은 이미지가 비슷했다. 그의 직업은 의사...몇 마디 나누지않아도 그가 상당히 배려깊은 성격이라고 느꼈다... 
 ‘심장이 두근댄다...!’ 
 이러면 안돼는데...남의 남자에게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내가 작정하고 덤벼들어도 수이에게서 뺏을 수 있을리 없을 느낌이었지만...이미 그에게 내 마음이 빼앗겨버렸다...첫눈에 그에게 반해버렸다... 그 후 나는 무슨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그와의 자리를 수이에게 부탁하기 시작했고, 수이는 고맙게도 내 부탁을 자주 들어주어 그와 점점 만나게되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 느꼈던 죄책감도 그에게 빠져들수록 무뎌지기 시작했다. 뺏을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점점 근거없는 자신감도 늘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수이에게서 기쁜 소식이 들렸다. 
 ‘수이와 그가 헤어졌다!’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그에게 달려갔다. 왜 헤어졌는지 수이에게 묻지않았다. 소식을 듣자마자 핸드폰 너머 수이의 흐느낌도 무시하고 끊어버렸을 뿐...왜 헤어졌는지 중요하지않았다. 심장이 뛰는 걸 주체할 수가 없었다. 
 “받아주지 않아도 좋아...!하지만 내 마음은 진심이고 꼭 전하고 싶었어!” 
 슬픔에 빠진 그를 위로하며 그에게 건넨 말...그는 당연스럽게도 거절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않아. 다음 날도...그 다음 날도...그 다음 날도...부지런하게도 그의 곁을 맴돌았다.
 ‘나는 결국 그를 쟁취했다.’ 
 평생 느껴보지 못한 성취감이었다. 아마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절대 느껴보지 못할 그런 성취감이었다. 상대가 수이여서일까... 수이와 오랫동안 친구였지만 난 사실은 수이가 싫었을지도 몰라...그 애는 내가 가지지못한 걸 너무 많이 가지고 있잖아...?하나 정도는 내가 가져도 되잖아?? 그렇게 생각해버렸다.
 그리고 수이에게 최대한 뻔뻔하게 알렸다. 그는 이제 내 남자야! 어차피 니가 다시 그와 만나지않을 걸 알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하고 싶었어! 수이는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그저 시켜놓은 커피에 시선을 떨어뜨리고 있을 뿐...그저 그것뿐이었다...무슨 이유인진 모르지만 수이가 그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들었다...그러니 당연히 수이가 그에게 나설리 없었다...그래도...그럼에도 나는... 
 ‘불안했다...’ 
 그는 수이와 사귀던 시절 알던만큼 배려깊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나를 무시하거나 했다는 건 아니다. 다만...상대방이 기분이 나쁘지않을 정도의 선에서 적당히 예의정도 차릴 뿐...자꾸 그에게 매달리게 된다...더 사랑받기를 갈구해본다...그러나 거기까지...그를 얻고난 그 하루만 딱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지금은 그때만큼 행복하지않다. 그렇다고 그와 헤어지고싶은 마음은 죽어도 없었다. 왜일까...난 수이가 미웠다...그 계집애와는 그와 사귀는 걸 알린 뒤 단 한번의 연락도 만남도 갖지않았다.
 나는 언제부턴가 다른 친구와 수이의 험담을 즐기는 걸 낙으로 삼게되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수이에 대한 험담이 심해졌다. 심해질수록 더 즐거워졌다. 당사자에게 대놓고 하는 것도 아니고 수이의 하나밖에 없던 친구는 나 뿐이니 내가 이런 짓을 하고있는지 수이는 알 수 없을테니 상관없지...아니 알게되도 어쩌겠냐마는...

 그런데 들킨 것 같아...내가 실컷 통화하는 중 그가 나타났다...짐짓 당황하지 않은 척 해봤다. 맞아...이곳은 그의 집...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집에 초대한 날이었다. ‘괜찮아...못들었을꺼야...아니 들었으면 어때...?들었어도 괜찮지 않을까?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잠시 침묵하던 그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커피라도 한잔 할래?”하고 물었다. 그가 나에게.... 
 ‘웃어줬다!’ 
 꿈을 꾸고 있나?그는 나와 만나면서 한번도 미소를 보인 적이 없었다. 너무 행복했다...커피가 대수랴 오늘같은 날이라면 그가 독약을 준다해도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근데...왜 우리 수이 욕 해??” 
 내가 커피를 다 마신 후 그가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건넨 말이었다.
 “응...?” 
 자꾸 눈이 흐려지면서 몸이 휘청이는게 졸음이 쏟아졌다... 
 “왜 우리 수이 욕하냐고...응??왜??왜 우리 수이 욕하냐고, 왜 우리 수이 뒤에서 욕 해!!!!왜 우리 수......” 
 눈물이 났다...그리고 난 잠이 들었다.

 “수이야...우리 지윤이가...그 애는 자살할 애가 아니야...너도 알고있지...?너 우리 지윤이랑 오래 친구였잖아...아줌마는 믿을 수가 없어...”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흐느끼고 있는건가...? 
 “네.”
 “뭐라고 말 좀 해봐 수이야!하는 말에 네, 네만 하지말고!” 
 “네.” 
 핸드폰 너머의 목소리는 화를 냈다...욕을 했다...절규했다...듣고 있기 힘들어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알고 있었는걸...?” 
 수이는 자신의 무릎을 슬며시 내려다봤다. 수이의 무릎엔 그가 기대어 잠들어있다.
 ‘그는 나와 비슷한 부류의 인간이니까’
 수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를 만나고 1년 쯤에 수이는 그가 개를 때려죽이는 걸 봤다. 수이는 별로 놀라지않았다. 오히려 수이를 발견한 그가 더 놀랐다. 
 “아...수이야...이건...” 
 당황하며 해명하려는 그를 감싸안으며 수이는 괜찮다고 했다. 그가 개를 때려죽인 이유...?식사자리에 개가 달려들어 그의 식사를 엉망으로 만들었다했다. 개를 죽인 이유는 그것 뿐...그는 무언가가 자기 것을 빼앗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되찾으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았고 찾을 수 없다면 죽여서라도 얻어내야했다. 수이는 그를 무서워하지도 이상하다고 여기지도 않았다. 다만...
 ‘개를 죽인다고 밥을 다시 찾을순 없는데...’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수이도 자신이 가진 것을 뺏기는 걸 몹시 싫어했다. 그렇다고 ‘그’처럼 죽이거나 하는 짓은 할 수 없었다. 대신 본인 스스로의 손을 쓰는 일이 아니라면 죽는다해도 일말의 가책은 없었다. 그런 적이 있었다. 

  수이는 중학생 시절 입양됐다. 수이를 입양한 사람들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고 그래서 수이를 입양했다. 수이의 나이가 입양되기엔 많았지만 수이의 양부모는 수이를 선택했다. 기적같은 일이었다. 수이의 양부모는 수이를 친 딸처럼 여기며 키웠고 수이도 양부모님을 친부모님처럼 생각했다. 그런데 수이가 고등학생이 된 해에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수이에겐 일어나서는 안될 기적이...아이를 가질 수 없다던 양부모는 그동안 누구의 문제였는지 거짓말처럼 아이를 가졌다. 
 “말도 안돼...” 수이는 현실을 부정했다. 
 수이에게만 쏟았던 관심, 사랑 전부가 뱃속의 아이에게 갈게 뻔했다. 수이는 아이가 미웠다. 그리고 그 아일 품고 있는 양어머니까지도 미웠다. 수이는 자신의 것을 지켜야했다. 그 방법으로 양아버질 꼬드겼다. 아니 유혹했다.
 양어머니는 기적같은 뱃속의 아이에게 좋을만한 걸 찾아다니느라 집을 자주 비웠다. 어렵게 가진 아이가 잘못되진 않을까 늘 분주했다. 그 틈이었다. 
 수이에겐 무기가 있었다. 예쁜 외모...또래보다 한참 성숙한 느낌의 몸매...처음엔 부정했으나 양아버지는 흔들렸다. 누구라도 흔들릴 수 있다 양아버지는 합리화하기 시작했다. 딸이 아닌 여인으로 보일 쯤...양아버지는 수이를 탐했다. 수이는 성공했다.
 뱃속에 제 아이를 가지고 있었지만 양아버지에게 부인과 아이는 더 이상 중요하지않았다. 수이는 계획을 완성해야했다. 어느날처럼 둘은 몸을 섞고 그 날 수이는 혼잣말처럼 중얼댔다. 
 “엄마가 있는 이상 우리는 행복할 수 없겠죠...?” 
 양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그 날 양어머니는 아이에게 좋은 것들을 잔뜩 쇼핑하고 오는 길에 강도를 만났다. 그리고 뱃속의 아이도 양어머니도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양어머니가 떠나간 동네를 뒤로 하고 수이네는 다른 동네로 떠났다. 어찌된 일인지 양아버지와 수이가 부적절한 관계로 양어머니를 살해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양어머니도 느끼고 있던 것이다. 변한 수양 딸과 남편의 모습을...
 그렇게 동네를 떠나고 양아버지와 함께였지만 수이는 행복하지않았다. 그런 짓을 저지르고 다시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이란 건 알았다. 당시에는 어떤 관계라도 양아버지만 곁에 둘 수 있다면 상관없다 생각했지만 성인이 되고나서 수이는 아버지로써의 양아버지를 좋아했던 것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양아버지가 남자로써 싫었다. 늘어나는 주름살도...하루가 멀다하고 관계를 요구하는 것도 싫었다. 수이는 양아버지를 멀리했고 양아버지의 집착도 점점 심해졌다.
 그쯤이었다. 그를 만난 건...스트레스 때문인지 속도 안좋고 머리도 아팠다. 그래서 찾은 병원에서 그는 처음보는 사람이었음에도 왠일인지 낮설지가 않았다. 그건 그도 마찬가지였음이 분명했다. 수이와 그는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둘은 애인관계로 발전했다.

 수이에게 애인이 있음을 양아버지가 아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와 만나고 집으로 들어간 수이는 양아버지에 의해 가둬졌다. 별다른 저항도 하지않았고 울지도 않았다. 그저...
 ‘아...이런 멍청이...’ 하고 본인의 어리석음에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가둬졌음에도 수이는 주는 밥 꼬박꼬박 잘먹고 탈출같은 행동도 하지않았다. 이런 수이의 행동에 혼란을 느끼는 건 오히려 양아버지 쪽이었다.  이 난리통에 소식없는 수이를 기다리던 그가 수이의 집에 찾아왔다. 당연히 양아버지는 수이를 내놓지않았고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그를 협박했다. 그는 순순히 쫒겨났지만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먹이를 빼앗긴 하이에나 몰골이었다. 분노에 찬 그의 시선이 수이의 집에 머물렀다.  

 어느 날 수이는 그에게 구출되었다. 어찌 하루종일 그녀를 지키고 있을 양아버지가 있는데도 그가 수이가 있는 방문을 부수고 들어왔는지 영문을 몰랐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생각하지 않고 그의 손이 이끄는대로 나섰다. 그는 그녀를 위해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었고 수이는 이제 자신이 가진 것은 이 남자뿐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허무했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몇년에 걸쳐 지키려던 모든 것을 잃은 꼴이었다. 이 남자 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겠다 다짐했다.

 “나 사실 애인있어...”
 이 말에 지윤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리고 묻기 시작했다.
 “어디서 만났어??뭐하는 사람이야??나이는 어떻게 돼??” 
 찝찝한 과거사같은 것을 밝히고 싶지 않았던 수이는 자신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인간들하곤 거리를 뒀는데 수이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묻지않았던 지윤과는 오랫동안 만나게되었다. 심심할 때 간단히 차 한잔 정도 나눌 수 있는 사이라고 정했는데 여태까지도 자신에 대해 어떤 것도 묻지않았었다. 그래서였을까...?자신에 대해 조금 털어놓는다고 지윤이 그렇게까지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다. 
 수이는 ‘방심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지윤이 미안하다고 사과했으나 수이는 이 상황에 가장 적당한 말이 무얼까 생각할 뿐이었다. 그리고 말했다. 
 “아니야...정 궁금하면 언제고 한번 보여줄게” 
 그 말에 지윤의 눈이 반짝였고, 하루가 멀다하고 언제 소개해줄거냐고 닦달하기 시작했다.
 ‘이 망할 년이...귀찮게...’ 수이는 짜증이 났다.
 그냥 해본 말에 지윤이 이렇게까지 귀찮게 할 줄 몰랐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을까?하고 생각하고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말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언제 만날지 정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 날, 지윤이 그에게 보이는 관심이 예사가 아니란 걸 수이는 알 수 있었다. 저 따위 것에게 그를 뺏길 거라곤 상상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후 소개해달라고 할 때보다 더 그와 함께 만나자고 보채는 지윤에게 수이는 마땅한 처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이는 그를 잘 알았다. 수이가 어떻게 하면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 이미 파악이 다 되어있었다. 수이는 그를 빼앗기기로 했다.

 수이의 이별통보를 그는 믿을 수 없었다. 아니 왜...?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 후 수이에게 매일같이 찾아갔지만 문을 열어주지도 연락도 받지않았다. 그는 절망했다. 세상에 자신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그는 수이를 잃을 수 없었다. 그 동안 무언가 빼앗기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아내고야 마는 그였지만 왠일인지 그의 마음은 그저 텅 비어있을 뿐이었다. 
 그 때부터 지윤이 자신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음을 받아달라고 했다. 매일같이 찾아와 귀찮게하는 지윤에게 그는 짜증이 났다. 적당히 사귀는 척하다가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않으면 계속 귀찮게 굴테니...그는 지윤을 막대했지만 지윤은 전혀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자신에게 애정을 구걸하는 지윤에게 기가 찰 뿐이었다. 이렇게 밀어내는데 모른다고...?
 그는 매일 지윤에게 멀어져 수이를 찾아갔다. 그리고 드디어 수이를 만나게 되었다. 쌀쌀맞게도 수이는 “지윤이랑 사귄다며?지윤이가 있으면서 왜 자꾸 찾아오는거야?” 라고 했다. 
 그는 대답했다. “지윤...?그거만 없으면 되는거야?” 

  그는 잃어버린 수이를 찾기위해 지윤을 집에 들였다. 지윤은 뭐가 그리 좋은지 그의 집을 급하게도 찾아왔다. 그는 부검해도 절대 들키지않을 수면제를 준비했다. 자신이 의사인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물건을 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일테니...
 수면제를 가져오는 동안 지윤은 신나게 수이의 뒷담을 누군가에게 하고 있었다. 그가 듣고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신나서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나마 남은 정도 떨어졌다. 잘된 일이지...마음의 가책을 덜어주고 있으니...그의 시선을 느낀건지 지윤이 황급히 통화를 마쳤다. 어쩐지 안절부절한 지윤에게 그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커피라도 한잔 할래?” 
 지윤이 수면제가 든 커피를 다마실동안 그는 기다렸다가 분노를 터트리며 말했다. 
 “근데...왜 우리 수이 욕 해??” 
 네깟게 함부로 말할 상대가 아니다...당황하는 지윤에게 계속해서 물었다. 눈물을 왈칵 쏟으며 대답 한마디 못한채 지윤은 잠들었다. 
 그 후 일은 쉬운 것이다. 뒷산에 사람이 없을 시간에 지윤을 가져다 후에 뒷산에 오를 사람들의 눈에 얼핏 잘보일 지점에서 목을 매달아놓았다. 그리고 수이를 다시 찾아갔다. 그를 보고 수이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그는 기쁘게 말했다. 
 “이제 우리를 방해하는 건 없어” 
 그의 말이 끝나자 수이는 환하게 웃으며 그를 받아주었다. 수이의 무릎에 누워 그는 생각했다. 이것으로 다 잘된 일이라고...수이도 마찬가지였다. 
 그 둘은 이제 서로만이 남아있다...그리고 반드시 후회하겠지...서로밖에 남지않았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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