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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직전까지 갔다가 올라왔네요.
게시물ID : love_421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imawari666
추천 : 9
조회수 : 262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8/04/17 08:41:36
밤새 한 숨도 자지못하다가 이제 일어나서 어디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긴 얘기가 될 수도 있어서 최대한 짧게 정리해서 쓸께요.

남친, 아니 이젠 전남친이지만
전남친을 처음 만났을때 그는 의전원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너무너무 의사가 되고 싶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를 만난지 반년째쯤 그러니까 재작년 8월, 시험이 있었는데 그때쯤 저흰 심하게 다툰 일이 있었고 남친에게 너무 실망한 저는 
그만 만나자고 하고 그를 차단하였습니다.(시험 일주일전)

그 후에 어찌어찌 연락이 왔는데 요점은 저때문에 시험을 떨어졌다. 자기 인생 물어내라. 내 인생도 부셔버리겠다.
자기 의사 만들어내라 하면서 오열하면서 어마어마한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전 너무 미안했어요. 너무 미안하다고.  내가 어떻게든 앞으로 인생 , 서포트 잘 하겠다고.
그래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게 잘못된 시작이었습니다.
남친은 그 후에 자기 원래 전공이었던 건축학과로 돌아갔습니다.
지금 나이가 33인데 자기보다 열살도 한참 어린 학생들과 공부하는게 엄청나게 자존심상하는 거 같았어요.
가장 싫어하는 설계수업이 있을때마다
"내가 너 때문에 이거 한다" "난 이걸 하지 않아도 됬었는데..."
"난 건축이 토나오게 싫다" "난 이게 너무너무 싫다 건축만 보면 토나올거 같아"
이런 말들을 자주 했습니다. 
전 너무 힘들었습니다.
가끔은 내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쳤다는 죄책감에 숨도 못쉴정도였어요. 그렇지만 또 가끔은 도데체 내가 뭘 그렇게 죽을 죄를 졌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 과정에서 무수히 싸웠습니다.
중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몇주전.
크게 싸우고 거의 헤어지다시피 마지막 전화통화하고 서로 연락하지않았습니다.
연락끊고 몇일후 전  임신을 확인했습니다.
남친이 절 차단한 상태라 친구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나 임신했는데...돈 달라고 연락한거 아니다. 그냥 알고 있으라고 문자한거다.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께
이렇게 보냈는데 연락 전혀 없더군요.
뭐 안좋게헤어졌으니 그러려니 했어요.
그리고 정말 힘들게 수소문해서 병원을 찾았습니다.
(제가 지금 투병중이라 약을 먹지않으면 살수 없어서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입니다)
그런데 당일.
너무 무섭고 너무 패틱에 빠져서 남친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제발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와서 나 손만 잡아달라고. 너무 무섭다고.

하지만 그날 하루종일 전남친은 아무 연락도 없었습니다.
밤 늦게 집에 돌아온 저는 엄청난 통증과 죄책감과 여러가지 감정에 반쯤 미쳤습니다. 그리고 전남친의 엄마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내가 죽기전에 너 인생 다 망치고 갈꺼라고. 
너 인생 박살내고 죽을테니 기다리라고.

다음날 아침 전화가 왔습니다.
아주 미안한 목소리로 왔습니다. 자기 너무 바빠서 못봤다고. 임신했다는 문자는 잘 못 온 문자라고 생각했ㄷ고.
믿지 않아요. 몇년을 알던 사람인데 그걸 믿나요. ㅎ
하지만 또 목소리 들으니 마음이 약해져서 분노가 다 풀리더군요.
그냥 너 인생 잘 살라고 . 그냥 여기서 그만 하자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 엄마가 나 때문에 충격받았다고 그걸로 화를 내기 시작하더군요.
전세가 역전되서 제가 몇일을 계속 사과했습니다.
미안하다고. 몸 추르리는대로 사과드리고 떠나겠다고. 우리관계도 곧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수술이 뭔가 잘 못 되어서 
지난주 토욜날 다시 마취하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올 필요없어. 혼자 다녀올께. 했는데 아무말도 없더군요. 행여나 그래도 같이 가주길 마음속으론 기대했었거든요.
지금 설계수업 과제하느라 너무 바쁘다고하면서 뭐 프로그램이 날아가고 자기 너무 정신없고
자기 엄마도 나때문에 아직 아프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짜증만 냅니다.
전 토욜날 다녀와서 엄청난 통증에 또 하루종일 누워서 펑펑 울고 있는데.
많은 거 바란거 아니에요.
관계 이어나가는거 바라지않아요. 그냥 지금 힘들어서 몸 추르릴 동안만 옆에서 말동무 해주길 바랫습니다.
이런 얘기 아무에게도 할 곳이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과제한다고 짜증내는 그의 모습에
그냥 여기서 멈추기로 했어요.
그래서 어제 그냥 끝났습니다.

지금쯤 자기가 토나오게 싫다는 설계수업 과제하느라 내 고통따위는 생각도 안하고 짜증내면서 컴터 만지고 있겠지요.
지난 2주간 지옥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채 침대에서 울면서 자살할 생각만 하면서 하루하루 보냈어요.
사람이 이렇게 미치는구나...싶을정도로 목놓아 울고 어떻게 자살해야하나 그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했어요.
병신같은 날 탓하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 일어났어요.
공부하러 캐나다로 떠나려고 합니다.
원래 캐나다로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2년후에 가려고 했는데 일찍 땡겨졌네요.
오늘 마지막으로 오유는 이제 오지않으려구요.
내일 유학원가서 접수하고 이제 비자준비하고 프랑스어시험 공부에 목숨걸려고 합니다.
b1은 작년에 따고 마지막 b2준비중이었거든요.
비자 나오는날 다시 오유에 돌아올께요.
이제까지 슬펐던 기억 다 잊고
이제는 앞만 보고 달려갈께요.

너무 고구마 스러운 내용이라 죄송하네요.
몇달후에 좀 더 인간같은 모습으로 
신체도 건강하게
정신도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날께요.
모두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한 연애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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