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연시조>
사일못연서(戀書)
윤호정
사일못 둘레 길에
연달래 짙어가고
소쩍새 울던 그 밤
꽃다짐도 길었건만
풋사랑 영글기 전에 억수장마 쏟아졌네
정두고 몸만 가니
행여나 돌아올까
사일못 물결위에
그려봤던 그 얼굴도
철따라 낯설어지니 이 심사를 어이할고
갈대밭 너울위에
함박눈 내리던 날
돌풀이 네 모습에
이 가슴은 멍이들고
사일못 달그림자도 서러운 밤 함께했지
※사일못: 경북 영천시 청통면에 소재한 큰 저수지
연달래: 갓 피어 색이 연한 진달래
꽃다짐: 청춘남녀간의 장래언약
돌풀이: 시집 간지 일 년 만에 오는 첫 친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