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제일 바쁘지만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무조건 쉬고 월요일은 되려 여유롭게 일할 수 있는 택배기사이다.
나는 택배기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택배기사는 해당 기업에 속해있고 일정량의 월급을 받을것이라 생각하는 택배기사이다.
실상, 물품 하나당 많아야 800원. 850정도까지. 거기서 차량유지비에 개인사업자도 아니라서 각자 개인 보험에 뭐에 때면 680(+-10)원 받는 택배기사다.
몇일 전부터, 어느 동네에서 아파트 단지가 단체로 지상에 차량 출입을 막았다고 한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려니. 배송하는 애들은 지상에 차량을 대놓고 배송하려면 가까운데면 거진 평소처럼 가지만 먼곳은 30분 40분도 잡아먹는단다. 평균 열개동. 많게는 열한개 열두개동. 적게는 다섯동.
세동에서 네동정도가 멀다고 치면, 갔다와서 물건 챙겨서 다시 가고 하면 그 먼곳 배송하는데만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한번에 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화요일이나 수요일에는 답이 안보일 것 같은 시간.
결국 배송을 안하고 화물을 재웠다가 한번에 받는단다.
도저히 답이 안나오니까.
대책이라고 아파트에서 내놓은 것은 저상차 사용하라는 것.
말이나 되는 소리들을 해라.
개인사업자가 무슨 돈이 있어서 차를 바꾸고 탑을 바꾸겠냐.
그것도 한 아파트만 담당하는게 아닌 기사들이 수두룩한데.
그래서 물건을 재우고 고객분들에게 사정을 설명하니 당연히 난리가 났다.
이해를 해준다는 사람도 있지만
택배를 받는 입장인데 당장 받아야 할 것 아니냐 따지는 사람.
늦던 말던 그냥 지상에 대놓고 끌고 들어오면 되지 않겠냐는 사람.
아파트 단지 배송하느라 늦어지는 것 때문에 어쩔수가 없다고 설명하니 다른 곳은 모르겠고 내만 받으면 되는데 내가 무슨 상관이냐는 사람.
따지고 욕하고 싸우려 들고.
관리사무소에 전화했더니 입구의 지상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게 해주면 충분하지 않냐는 사람.
어제는 정말 급한 물건이라 배송해 줄 수 없냐해서 늦은 밤에 몰래 배송을 갔단다. 집에 들어가니 10시란다. 다른 아파트 배송 정지하고 남은 물량이나 털어내서 어떻게든 돈은 맞춰보려고 해도 열시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