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것 같지 않았던 재수를 마치고 들어온 대학교 기숙사에서,
저는 친구를 만났었더랬죠.
기숙사 건물 각 층의 구석에 있던 휴게실의 작은 티비에서 우연히 보게된 무한도전.
그것이 저의 작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아하 게임을 하는 그들에 핀잔을 주기도 하고, 말이 안맞지만 기발함에 웃기도 하였고,
그 뒤로 토요일 저녁 시간은 저에게 맛있는 음식을 시켜 무한도전을 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죠.
슬프게도 휴게실의 티비는 공용이었기에 취향이 다른 친구가 있다면 옮겨야 했었지만,
대부분은 한층만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무한도전을 보는 친구들이 있곤 했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 뒤로 자취하며 티비가 없어서 다운받거나 음식점에서 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시청률로 입방아에 오르기라도 하면 왜 그렇게 마음이 불편했던지요.
마치 오랜 친구 같아 때론 소홀하고 찾아보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항상 그 시간에 기다려 줄거라 믿었으니까요.
하지만 항상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기다려주지 않듯,
이제서야 내 공간을 마련하고, 즐겁게 볼 티비를 마련하였는데.
더이상은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이별을 이야기 하네요.
나는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네요.
다시 오란 말도 할 수가 없어요. 참 쉽지가 않네요.
부담이 될까 기다린다는 말도 못하겠습니다.
그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것만이 하고싶은 말이네요.
부담이 아닌 다짐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항상 고마웠어요.
어떤 길을 걷든지, 행복하시길
오랜 친구와 만난 날을 세어보지 않듯
오늘에서야 그대와 만났던 시간을 알게된 한 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