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을 봤을 때는 '오덕과 리얼충'(오타쿠와 현실에 충실한 사람)유머의 소재로 많이 인용될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결국 "현실에 충실하자!" 라고 끝나는 것 같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니 그보다는 삶의 균형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고 하더니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니까 영화 속 내용이 전부 그렇게 보이기 시작하네요.
영화에서 현실과 가상현실은 서로 다른 차원처럼 보이지만 보다 보면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상태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현실에서 실제 무력을 행사하는 IOI 대원들과 과장된 동작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같은 장소, 같은 길을 거닐고 있습니다.
가상 현실에서는 개성 넘치는 아바타들도 있지만, 현실의 노동자처럼 일을 해야 하는 아바타도 있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가상현실만 추구했던 게임 개발자나 현실만을 추구했던 IOI 사장은 끝에 가서야 반대편에 대한 가치를 알게 된 것 같았습니다.
주인공은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균형을 찾은 듯 보였고,
시작이 가상현실이었으니 끝이 현실이었을 뿐,
현실에서 시작 했다면 가상현실로 끝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만약 현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었다면, 저는 막판에 주인공이 뭔가 깨달은 척하면서 빨간 버튼을 누르게 했을 것 같습니다.
볼 때는 시각적인 재미와 내용이 마음에 들었고, 다 보고 나서는 생각할 게 많아서 좋았습니다.